쟤들도 처음에 그렇게 시작했을 거 아니야

직장 그만두고 예쁜 식당 개업해 요리하면서 돈도 벌고

마음맞는 친구들끼리

이게 말은 좋지 절대 낭만으로만 되는 게 아닌데

구체적은 계획은 없고 무작정 뛰어들어서

실상은 테이블 하나 들여놓고 맛없는 배춧국을 4만원에 파는 식당

어떤 메뉴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요식업 전문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 단계까지 얼마나 많은 합리화를 거쳤을 것이며 얼마나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했겠음?

사람들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

일 때려치우고 작가 되고 싶다

시골에 내려가 아담한 농장 하나 얻어서 소 먹이며 살고 싶다

퇴직금 받아서 조그만 가게 열고 장사하고 싶다

나 그림 잘 그리는데 화방 열어놓고

초상화 그려서 팔면 먹고 사는데는 문제없지 않을까

근데 절대 그런 게 아니거든

말 한마디 그렇게 하면서 꿈꾸는 거랑 실제로 그런 일을 벌이는 건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

저 두 사람은 실제로 그런 일을 벌인 사람들임

막상 닥치게 되면 저 길도 쉬운게 아닌데

똑같이 고되고 어려운 길이라는 걸 전혀 생각 안하고

여기는 사장이 둘인데다가 친구고 마음맞는 사람들이니까 그게 더했던 것 같음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식당 개업까지 하고

귀 틀어막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서

둘이서 열심히 허황된 꿈꾸고 서로 좋다고 맞장구 쳐주고

문제 생기면 덮고 웃으면서 치어업 하고

그런 식으로 계속 돌아간 결과가 지금같은 상태인거임

방송 두어 번 나가고 인터넷이 난리가 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식당이었는데도

당사자들은 해맑게 하루 백만원 일주일에 육백만원

두달하면 차 사냐고 농담하는 거 보면서 내가 식겁을 했다

이렇게까지 코너에 몰린 상태에서도 행복회로 돌리는게 우선이고

실제로는 소세지 굽는 시간조차도 계산 못했을 정도로 아무런 대책이 없었는데

백종원이 이거 절대 일주일동안 노력한 결과물 아니라고 소세지 몇 번 구웠냐고 하니까

2~30번이라고 하더라

과정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고 무조건 장밋빛

긍정적이고 유쾌하게 사는 게 좋긴 하지만 그게 능사는 아님

이런 식으로 망한 낭만주의자들이 그 동안 수없이 많았겠지만

이번 원테이블의 경우 본의 아니게 그 정점에 있는 순간이 방송으로 다 나가면서

아무런 계획이나 능력이 없는 상태로 그저 좋게 생각하고

밝은 미래 꿈꾸며 충동적으로 사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영원한 반면교사의 사례로 남았다고 생각됨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