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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뉴욕타임스 인터뷰 번역 (초장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24 17:36:03
조회 1113 추천 108 댓글 27

														

(롲갤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로지(Rosie)입니다.


로지, 그 이름으로 불리는 걸 선호하는 건가요? 로지와 로제 중 불리고 싶은 이름이 있어요?

오! 로제로 불러도 돼요. 그냥 요즘 습관이 되어서 그래요. 보통 저를 로제로 소개하는데, 로지든 로제든 편하신 대로 부르셔도 상관 없어요.


차이점이 있나요? 로제로서의 본인을 떠올릴 때와 로지로서의 본인을 떠올릴 때요.

네,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로제는 제가 연습생 때부터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만들어낸 캐릭터이고 블랙핑크의 멤버지요. 로지는 그 뒤에 있는 누군가에요. 그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부터 있던 사람이고요. 제 친구와 가족들이 아는 저는 분명히 로지 쪽이에요. 로제는 음악을 틀고 디바가 되어 춤 출 때 나오는 사람이라면 로지는 그냥 집에서 침대에 파묻힌 저에요.


당신에겐 정말 중요한 순간이에요. 첫 솔로 정규앨범을 앞두고 있죠.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아~~~. 이 앨범을 내놓을 순간을 평생 기다려온 기분이요. 많은 여성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고 그 음악에 공감하고 힘든 순간에 의지하곤 한 사람으로서 언젠가 나만의 그런 앨범을 내는 날을 꿈꿨거든요. 하지만 현실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 산업에 발을 들이면서 앨범을 낸다는 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작년에 이 과정을 처음 시작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 이 앨범이 나오게 된 것이 꿈만 같이 느껴져요.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하루하루 이 앨범 속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이젠 좋아, 이젠 이거 얼른 내자! 나도 이제 내 인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지, 이런 심정이에요.


방금 앨범을 만들면서 스스로 자신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로제라는 가수가 얼마나 많은 성공을 거둬 왔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놀랄 수도 있겠어요. 그처럼 막강한 팬베이스를 가지고도, 그토록 스스로에 확신이 없었다니요.

저는 두려웠던 것 같아요....그러니까 저는 연약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건 트레이닝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제가 교육 받은 바와는 완전히 정반대였기 때문에 거기에 두려움이 있었어요. 이 앨범이 정확히 그렇기를 바랬어요. 연약하고, 솔직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거요. 그게 바로 제가 겁을 낸 부분 같네요.


지금의 당신에 어떻게 이르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오프닝 같아요. 뉴질랜드에서 한국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고, 8살 때 호주로 이주했죠. 음악은 언제 시작한 거에요?

호주에서 자랄 땐 할 일이 별로 없었어요. 서울이나 뉴욕 같지 않거든요. 집, 학교, 집, 학교. 지루해진 저에게 부모님이 피아노 레슨을 받게 했고, 덕분에 몇몇 코드를 칠 줄 알게 되어서 종이에 악보를 프린트해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 재미로요. 그리고 유투브가 엄청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기타도 배우게 되었어요. 사람들이 커버송을 올리고 하는 걸 보면서 '멋지다, 나도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를 줄 아는 저 여자애처럼 되고 싶어' 하고 집에서 기타를 연습한 거에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냥 재미로 시작한 거죠.


2012년 당신이 15살이었을 때, YG 엔터테인먼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오디션에 참여했죠. 그건 케이팝스타가 되기 위한 일종의 기숙학교 같은 것이었어요. 아버지의 의견이었다면서요?

네.


아버지가 오디션을 권한 이유는 뭐였어요? 그 때의 당신은 어떤 일에 도전하는 건지 이해하고 있었나요?

네, 그러니까 그 때가 제가 유투브를 많이 보던 시절이었고, 케이팝을 검색하면 연습생들이 트레이닝을 받고 케이팝 스타가 되는 케이팝의 세계가 펼쳐졌어요. 그것에 대한 판타지를 분명 가지고 있었죠. 밤이 되면 제가 그 세계의 일부가 된 꿈을 꾸면서 잠들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우스꽝스럽다고 웃어 넘겼지만 현실이 되면 멋지긴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저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다가 어느 날 아빠가 YG 가 호주에서 오디션을 연다는 소식을 보신 거에요. 그 땐 한국 기획사들이 호주에서 오디션을 여는 일은 흔치 않았거든요. 아빠는 "로지, 넌 매일 밤 자정이 넘어서까지 노래를 불러서 우리가 널 다시 방으로 끌고 들어가야만 하잖아. 넌 분명 이 일을 사랑하는 거야. 오디션을 보는 게 어때?" 라고 했고 저는 "저요?" 했어요. 진짜 농담하시는 줄 알았어요. "전 제대로 노래하는 법도 모르는데요?" 그러자 아빠는 "그냥 해 봐. 잘 안 돼도 재미있는 경험으로 남는 거잖아. 26살 쯤 되었을 때 그 때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걸 후회하면 어떡해." 라고 하셨고 그 말을 들은 저는 오? 싶었어요. 결국 아빠랑 시드니로 가서 오디션을 보게 되었어요. 그 때도 전 속으로 다들 너무 잘하는데? 싶었고, 오디션 치고 나서 재밌었다! 이제 끝! 하고 후련하게 떠났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이 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서 2개월 안에 짐 싸서 한국으로 올 수 있냐고 했어요. 그렇게 된 거에요.


연습생이 된다는 건 거기에 풀타임으로 헌신해야 된다는 거잖아요. 2개월 만에 호주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오라니. 가볍게 도전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떠날지 남을지를 결정할 때 가족들과는 어떤 대화가 오갔어요?

엄마는 처음에 엄청 반대하셨어요. 엄마니까 많은 일들을 걱정하신 거죠. 보장된 게 하나도 없었고요. 하지만 결국엔 아빠가 이겼어요. 그 때 저는 제대로 생각하기엔 너무 어렸던 것 같고 신나는 마음이 더 컸어요. 기숙사에서 다른 여자애들과 살게 될 거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가족과 떨어지게 된다는 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어요. 우와 기숙사네, 신기해! 이러고 있는데 부모님이 그럼 우린 이제 가 볼게, 하시는 거에요. "어딜 가신다는 거에요?" 부모님은 우린 이제 호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 때서야 실감이 나면서 덜컥 겁이 났던 기억이 나요. 이거 진짜구나.


미친 일이에요. 거기 도착해서도 거기에 남아서 살 거라는 걸 실감하지 못하다니.

그러게요.


한국 아이돌 문화에 대해 그 때 이미 잘 알고 있었어요?

알았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유투브가 폭발적으로 자리잡던 시기였고 연습생 생활에 대한 여러 콘텐츠들이 올라왔거든요. 좀 미화된 모습들이긴 했어요. 다들 자기 꿈을 좆아 열심히 연습하는 그런 모습만 보여 줬지만 그들이 겪은, 그리고 제가 겪게 될 외로움에 대해서는 잘 보여주지 않았고 저도 몰랐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저에겐 좀 트라우마적인, 충격적인 부분이었지만 결국 전 살아남았어요.


한국 바깥에서는 이 아이돌이 되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혹독한지 아마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요. 하루 일과가 어땠어요?

저는 아침 9시 반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7-8명의 연습생들끼리 같이 쓰는 연습실로 갔어요. 잘 짜여진 보컬 레슨, 춤 레슨, 언어 레슨 등을 받고 새벽 2시 정도까지 연습을 했는데, 저는 연습실을 혼자 쓰고 싶어서 그 이후에도 혼자 남아 연습하는 날이 많았어요. 그리고는 매일 반복.


굉장히 의욕적이었네요.

큰 이유 중 하나가 저는 연습생 생활을 하러 너무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여기서 실패한다면 다시 호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거였어요. 제가 떠날 때 '로지, 너 어디 가는 거야? 네가 뭘 하려는 건지 이해가 안 돼' 했던 친구들한테 실패해서 돌아왔다는 걸 설명해야 한다니 그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당신에 대해 많은 걸 말해 주는 대목인 것 같아요. 스스로 엄격하고 의욕적인 사람이라는 거요. 도달하고자 하는 장소가 있었던 거죠.

저도 YG에 도착해서야 스스로의 그런 면에 대해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전에는 그런 상황에 놓였던 적이 없었는데 때가 되니까 그런 면모가 튀어나온 거죠. 내가 이렇게 한번 결심하면 완강한 사람이라는 걸 거기에서 배우게 되었어요.


휴일은 2주에 한 번 받았다면서요.

맞아요.


휴일엔 뭘 했어요?

리사도 태국에서 와서, 저랑 리사는 그때 한국에 친구나 가족이 없었어요...


블랙핑크의 또다른 멤버 말이죠?

네, 블랙핑크의 또다른 멤버인 리사와 저는 그때 같은 방을 썼어요. 휴일에 전 일어나서 교회에 다녀오고 나서 리사랑 만나 쇼핑을 갔어요. 명동이라는 곳이 있는데, 요즘은 잘 안 가지만 그 땐 쇼핑하러 정말 자주 갔어요. 그땐 나이키 조던 운동화가 붐이었는데, 너무 비싸서 저희는 매장에 가 진열된 운동화들을 구경하며 너무 예쁘다, 갖고 싶다, 하다가 결국엔 너무 비싸서 다음에 사자며 돌아오곤 하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은 연습할 때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위해 입을 옷 쇼핑도 많이 했어요. 주간이나 월간 테스트때 잘 입고 스스로를 잘 스타일링해야 했는데 그땐 패션을 잘 몰랐어요. 부모님이 보내 준 용돈으로 휴일에 쇼핑을 하며 스타일링도 익힌 거죠. 그러니까 회사에 우린 이런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고 증명하기 위한 끝임없는 배틀이었어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패션이나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보여지게 하는지도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열심히 연습했어요.


스타가 되기 위한 연습에는 보컬이나 댄스 외에 대중들을 대하는 방식도 포함이었나요? 유명세를 얻기 전에 그 모든 것에 대비를 시켜 줬나요?

아뇨, 딱히 그러진 않았어요. 특히 우리 블랙핑크 네 명은 다들 자기 길을 잘 잡을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어요. 그래서 우리 네 명으로 결정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해요. 회사에서 딱히 상세하게 지시 사항을 내리지는 않았고 정신적으로 이런 일을 겪게 될 거야, 하는 식으로 준비 시키진 않았어요. 그보단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죠. 그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교육시켰다면 그건 좀 이상할 것 같아요. 다들 음악을 위해 여기 있었던 거니까 음악을 중점적으로 트레이닝 했죠.


당신은 4년 간 연습생으로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7-8년 있기도 했죠. 좋은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하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아직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고 이야기를 꺼내요. 프로듀서랑 이야기할 때 저는 그 때가 그립다고도 해요. 그 땐 나의 모든 시간을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 끝없는 시간 동안 어떨 때는 희망적이었고 어떨 때는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 시간을 즐겼어요. 그렇게 나의 모든 시간을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기는 아마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도 연습생인 친구들이 저에게 와서 조언을 구하면 저는 한편으로는 그 시절이 부럽다고 말해요. 멘탈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였기도 하지만 연습생으로서 모든 고난을 이겨내던 그 때가 지금도 스스로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자양분이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블랙핑크가 데뷔하고 즉각적인 성공을 거뒀는데 그 땐 어떤 기분이었나요? 세상 모든 시간을 음악에만 쏟을 수 있는 연습생에서 진짜 팝스타로 넘어가는 변화는 어땠어요?

제 생각엔 그 부분이...저한텐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연습생으로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의 세계에 뛰어드는 건 분명 엄청난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어쨌든 카메라 밖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실수를 해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이제 카메라 앞에서 서서 아티스트로서 스스로를 세상에 보여야 하는 위치가 된다는 건 그냥 겪으면서 배워야 하는 일이었어요. 처음 몇 년은 저에겐 개인적으로 힘들었지만, 점점 이 일을 배우면서 궤도에 올랐어요.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들었어요?

사실은 지금도 힘든 일이에요. 시작한 이후로 쉬워진 적이 없어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동시에 스스로가 누구인지 찾아야 했잖아요. 케이팝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팬 컬쳐가 정말 자세하고도 거대하다는 거에요. 그 점에 대해서도 좀 얘기해 줄 수 있어요? 그 위치에서 얼마나 진실될 수 있고, 얼마나 진실되고 싶었나요?

우리들은 항상 가장 완벽한 모습인 스스로를 공유하도록 훈련받았던 것 같아요. 심지어는 온라인에서 팬들과 소통할 때도 완벽한 대답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만 임했고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주며 모두에게 '퍼펙트 걸' 로 보이도록 노력했어요. 확실히 그런 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앨범 작업에 돌입하면서는 제가 들으면서 자란 그런 앨범들을 쓰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이 있었어요. 저는 제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자랐어요. 그런 노래들을 내기 위해선 아티스트들도 취약한 면을 드러낼 줄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들을 드러내는 트레이닝은 받지 못했던 거에요.


그럼 굉장히 두려운 작업이었겠네요. (맞아요.) 이렇게 개인적인 앨범을 낸다는 거 말이에요. "Rosie" 앨범 얘기를 좀 해 보죠. 혼자 앉아서 이 앨범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면을 파고든다는 건 어떤 과정이었어요?

솔직히, 그 작업은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웠어요. 앨범 속의 이야기들은 제 주변 사람이라면 거의 스무 번 넘게 들은 얘기들이에요. 앨범으로 만들 때도 되긴 된 거죠. 하지만 헉, 이런 얘기 해도 돼? 이 단어는 빼야 하나? 이건 너무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순간들도 있었고 앨범 작업 과정은 곧 그런 부분들을 떨쳐내는 과정이었어요.


"이 이야기는 빼고 싶어." 할 때 두려워한 부분이 뭐에요?

그런데 그냥 정말 평범한 20대의 경험과 이야기들이에요. 말했듯이, 카메라에 보여지는 것 바깥의 세상과 삶이 있잖아요. 팬들이 듣거나 보지 못한 제 경험들이 있죠. 그게 때로는 무서웠어요. 나의 이런 면을 보여 줘도 되는 건가? 이 얘기를 해도 돼? 그런 거요. 아니, 그렇게 미친 경험들도 아니라니까요. 이렇게 말하니까 진짜 무슨 엄청나게 특이한 경험을 노래로 썼을 것처럼 들리는데 진짜 평범한 경험들뿐이에요.


노래 주제들은 심적인 고통, 이별, 무언가에 대한 분노, 그런 여러 폭의 인간적인 감정들이던데요.

네, 로맨스... 그런데 그런 것들조차 저에겐 무서웠어요. 프로듀서와 작곡가들이랑 이 얘기를 하면 다들 이런 얼굴로 "진짜 흥미롭다, 로지, 이걸 왜 이렇게 불안해하는 거야?" 했는데 저는 "어휴, 당신들은 몰라요." 했죠.


케이팝 회사들은 연애에 있어 아주 엄격한 규칙이 있다고 들었어요. 팬들이 아이돌과 사귄다는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도 포함해서요. 당신이 이런 걸 공유하기를 두려워한 이유가 스타들이 그런 부분을 공유하는 건 평범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인 것도 있어요?

아니, 제 생각은... 평범하지 않은 건 맞아요. 그런데 그보다는 (케이팝 산업에서의 인식 같은 부분 때문이라기보다는) 저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익숙지 않았어요. 저 스스로 이런 부분에 대해 밝히거나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 앨범이 저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들은 그냥 제 예술을 위한 영감이에요. 제 노래들의 방향이 분명하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요. 로지가 대체 누구랑 만났는데? 이런 이야기가 초점이 아니라 여기서 나온 노래 자체가 중요해요. 제가 이런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는 게 조금 부당하다고 느끼기도 해요. 영감 받기 위한 소재일 뿐이니까요.


경계를 확실히 하는 게 느껴지네요. 사생활은 사생활이고, 전 그걸 100% 존중해요. 저는 앨범에서 특히 "number one girl" 이라는 노래가 인상깊었어요. 노래를 들으면 연인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명세에 대한 노래로 들려요. 가사 중 "내가 그 새로운 스타라고 말해줘, 내가 존재감 있다고 말해줘" 라는 부분이 있죠. 이 노래에 대해 좀 말해주겠어요?

그 노래는 새벽 6시까지 인터넷을 스크롤하며 보던 어떤 끔찍한 밤을 보낸 다음날에 쓰여졌어요. 잠도 거의 자지 못한 채 매우 짜증 가득한 상태로 스튜디오에 도착했고 프로듀서들이 오늘 기분 어떠냐고 했고 전 말했어요. "진짜 나빠요. 나 진짜 지쳤어요. 모두들 만족시키려고 하는 데 지쳤어요." 항상 나의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그 날은 좀 길을 잃은 기분이었고 내가 어떻게 해도 충분하지 못한 것 같았어요. 세상과 우주를 향해 짜증이 났어요. 그래서 진~짜 혐오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는 노래를 쓰고 싶다고 했어요. 나에게서 스스로 가장 싫어하는 면에 대해서요.  그 가사에 써 있는 모든 생각들은 내가 솔직히 생각한다고 인정하기 싫은 것들이에요. 저는 스스로 매우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거든요. 부정적인 건 생각하지 않고 항상 밝은 모습인 그런 사람이고 싶지만 그 날의 저는 솔직히 아니, 그러지 않은 날들도 있어, 한 거에요.


온라인에서 무엇을 본 건가요?

코멘트들이요. 제 기분을 좋게 해 줄 리 없는 토픽들을 검색하고, 부정적인 댓글들의 늪에 빠졌어요. 저도 제가 뭘 계속 찾으려고 본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인정을 받고 싶었는데... 와, 그 날은 정말 인터넷에서 외로운 세계에 빠졌어요. 소셜 미디어는 정말 외로운 세상이었죠. 노래를 쓰면서, 이런 경험을 한 다른 소녀들이 너무나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그들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했어요.


Vampirehollie 는 무슨 뜻인가요?

그런 종류의 또 다른 날이었죠.


그 이름은 당신의 새로운 계정명이.기도 하고 당신 앨범의 곡들 중 하나이.기도 해요. "당신이 날 부서뜨리게 둘 순 없어 (I can't let you break me like this)" 라는 가사가 나와요. 이것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아, 네. Vampirehollie 는 원래 제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이었어요. 제 공식 계정은 팔로워가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지 늘 신경써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멋있는 척하지 않아도 되는 계정을 하나 원해서 만든 거에요.


당신의 핀스타군요.

제 핀스타에요. 그냥 그 계정을 쓰고 있었는데, 몇몇 팬들이 그 계정에 대해 알아냈어요. 그리고는... 뭐든지 부정적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은 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뭐든지 했어요. 그들이 그 계정을 알아내고는 불필요한 드라마를 초래하려고 이용하기 시작했고, 저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어요. 그들은 저를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거기 집착한 것 같고 저는 그걸 막는 데 집착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노래를 쓴 뒤로 저는 그런 감정들을 모두 떠났고 다시는 거기로 돌아가지 않았어요.


지금 케이팝에는 거대한 혐오 문화가 있고 특히 여성 가수들이 극심한 사이버불링을 겪고 있어요. 그런 부분 중 하나를 겪고 있었던 건가요?

그런 것 같아요. 세상에, 감정적이고 싶지는 않았는데... (여기서 조금 훌쩍거려서 기자분이 괜찮다고 해줌) 이런... 제 생각엔.... 저는 굉장히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긍정적이.기도 하고, 그런 일들이 저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수 있기도 한데, 결국 영향을 줄 때는 정말 크게 상처받게 되는 거죠. 세상에, 내가 결국엔 이런 일을 겪는구나, 그럴 줄 몰랐는데. 전에는 이런 일에 대해 인터넷에서 보면, 저런 나쁜 일들이 스스로에게 영향을 주도록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닫고 충격받았어요.


그런 일을 겪었다니 유감이에요. 당신의 정신건강과, 이런 일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서도 전에 이야기했었죠. 어떻게 하나요?

저 같은 경우는 이제 작사작곡이란 작업을 찾아서, 그냥 노래로 써 버려요. 인생이 레몬을 주면 그걸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거죠. (이건 유명한 격언임) 그 일만이 저를 위로해 줬어요. 가장 필요할 때 작사작곡이 마치 축복처럼 저한테 와 준 것이라 놀랍기도 해요. 큰 문제를 떠안고 스튜디오로 들어와서, 그걸 노래 안에 집어넣고 그 문제에 대한 제 마음도 다 거기 두고 오는 거에요. 유치하게 들릴진 몰라도 그렇게 노래에 제 영혼을 남겨두고 왔어요. 그렇지만 어떨 때는 노래를 만들고 나서 마음에 안 들면 "이건 도움 안 됐네! 이 노래는 앨범엔 못 들어가. 나 아직 괴로워" 이랬어요. 실제로 그런 과정이었어요. 어떤 시점에서는 작사작곡에 너무 중독되어서, 곡으로 쓰고 싶은 컨셉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만들고 보니 아니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어. 지워버리고 다시, 그리고 또 다시, 그러다 결국 내가 만들고 싶었던 노래가 나오면 그래, 이거야! 하고 거기서 치유를 얻었어요.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해선 다시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 문제는 이제 노래 안에 있으니까요. 흥미롭죠.


케이팝의 7년 저주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요. 그룹들이 계약이 해지되는 7년 이후에는 활동을 이어가지 않는 트렌드에 대한 거죠. 블랙핑크는 YG엔터테인먼트의 계약을 2023년에 연장하기로 했어요. 당신들은 현재 모두 솔로 활동을 하고 있고요. 어떤 솔로 활동을 하게 될지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룹의 해체도 고려된 적이 있나요?

다 같이 모여서 우리 모두가 개인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우린 네 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고 그 네 명이 각각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고려해서 결정을 내려야 했거든요. 빠르게 내린 결정이 아니었고 몇 개월 간 미리 고민하고 많은 소통을 했어요. 우리 모두가 블랙핑크를 사랑하고 블랙핑크로서 공연하는 걸 사랑해요. 그렇지만 저는 우리가 이걸 건강한 방향으로 계속하고 장기적으로 열정을 계속 간직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는 개인적인 수요와 욕구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만큼 성숙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동안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다시 모이.기로 건강한 결론을 내렸어요. 그게 지금이에요. 내년엔 블랙핑크로 노래도 내고 투어도 돌 거에요.

뒤에쫌더있는데 충분한거같아서 잘랐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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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2780 이동전 화장실 타임ㅋㅋㅋㅋㅋㅋㅋ ㅇㅇ(211.235) 11.24 20 0
4852779 대표님때문에 뭉클ㅋㅋㅋㅋㅋㅋㅋ ㅇㅇ(211.235) 11.24 1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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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2776 첫번째 미션 성공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211.235) 11.24 1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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