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n년 차 외국에서 체육관 다니는 복붕이임

예전 체육관이 MMA 체육관이라 화 복싱 목 레슬링/주짓수 토 스파링데이였는데

토요일에 나가 보니 코치가 웬 러시아 사람이랑 얘기하더니 나한테 무에타이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해 줌

그러면서 킥복싱룰로 스파링 한번 하겠냐고 하길래 좋다고 함

난 어렸을 때 동네 체육관에서 태권도 10년쯤 했고 그때 관장님이 지점 새로 연 곳에서 학부모들 앞에서 시범 같은 거 보일 때 같이 가서  뭐 열 명 뛰어넘어 2단 옆차기 이런 것도 하고 그랬음. 지금은 복싱만 하는 중이고 스파링도 태권도 겨루기랑 복싱 스파링 말곤 안 해봄

그래서 스파링 하기로 하고 난 공용 정강이보호대 주섬주섬 끼고 같이 함

처음에 한 1분 정도는 거리감 안 잡혔는데 로우킥 몇 대 맞아보니까 겨루기 거리감이랑 엇비슷하길래 그쯤 거리 잡았음

얘가 나 복싱하는 거 알고 로우킥 몇 번 차고 다리로 시선 쏠리게 한 후에 로우킥 1-2 기본 콤보 넣더라

난 로우킥 같은 거 안 배워봐서 첨엔 태권도식 발등으로 상대 종아리랑 허벅지 몇 번 차봤는데 좀만 더 붙으면 정강이로도 찰 수 있을 거 같길래 그렇게도 찼음

2라부터는 거리감도 얼추 잡히고 로우킥원투도 대충 감이 와서 거의 안 맞았고 나도 똑같이 그 콤보 써서 재미 좀 봤음

거기다 복싱식 머리 움직임 섞어주니까 의외로 스파링 하는 맛이 나더라. 무에타이에서 하는 빰 싸움인가 그런 건 없었고 나도 스파링 때 클린치 이런 거 아예 안 쓰는 스타일이라 거의 킥 펀치로만 승부 본 듯

그런 식으로 3라 초반까지 스파링 재밌게 했는데 이 친구가 부상이 좀 있어서 내가 로우킥 무릎 살짝 아래쪽 찼는데 그거 때문에 좀 많이 아파서 그만하자 하더라

아쉽기도 했고 부상은 운동인의 적이니 미안하기도 했고 뭐 그랬음

아무튼 오랜만에 태권도 겨루기 느낌도 났고 스파링 후에 한 일주일간 허벅지 얼얼한 건 또 처음이고 해서 재밌는 경험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