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되게 열심히 쓴거니까 좀 길어도 읽어조라.
일단 개년이나 퍼온 궁예랑 완전 일치는 아니고 조금 비슷한 면도 있음.
애들 관계라든가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까지 주목한 세심한 궁예는 아니고 전체적인 틀에 대한 궁예임.
이제까지 나온 많은 근거있는 궁예들을 정리하는 글이 될 것 같음.

궁예를 해보자면.. 아니쥬ㅡ프롤로그ㅡ런이 생각보다 시간적으로 그렇게 꼬아져 있지는 않은 것 같음

아니쥬는 현실(0 단계)
프롤로그는 꿈(1 단계)
런은 꿈속의 꿈(2 단계) (림보까지 궁예하는 사람들도 봤는데 림보까지는 가지 않은 듯)

1. 모두들 알듯이 아니쥬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힘든 현실로 방황하다 자살을 한거고(각자의 이유와 자살 방법은 다 아니 패쓰) 슥지를 제외한 모두가 죽기 이전에 함께 갔던 바닷가와 철로(컨테이너 박스)는 소중한 추억이 있는 장소임.
따라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는 장소라서 슥지의 꿈속(프롤로그와 런)의 배경으로 각각 등장하게 되는 것임.
우리가 꿈꿀때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착각하게 되는 이유가 현실속의 배경이랑 같아서 그런 거잖음. 그렇게 현실속의 배경이 꿈속에 나온 거라고 보면 됨.

2. 옛날에 갤련이 알려준 파란나비가 재생을 상징하기도 한다는 정보를 참고해보면 나비를 계속 좇는 슥지가 의미하는 것은 죽은 아이들을 자신의 꿈속에서라도 재생시키는 것.
따라서 석진이의 꿈이면서 죽은 아이들의 꿈임.
현실에서는 죽은 사람들이지만 꿈 속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함.

3. 프롤로그까지는 카메라의 의미에 많이들 주목하다가 런까지도 계속 등장하는 카메라에 주목한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은데 카메라가 이 셋을 말해주는 가장 큰 그리고 중요한 증거임.

슥지의 무의식은 꿈속의 아이들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계속 카메라를 들고다니면서 아이들을 촬영함. 죽은 애들이 자기랑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리가 없으니까 이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싶다는 무의식으로 카메라라는 장치가 등장하는 것같음. 따라서 이건 슥지가 꿈속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증거임.

근데 인셉션에서는 더 깊은 꿈에 들어갈수록 처음에는 그게 꿈이라는 걸 알지만 점차 까먹고 그 꿈이 현실이라 생각하게 됨. 그래서 그냥 꿈도 아니고 꿈속의 꿈 꿈속의 꿈속의 막 이런데에 갇히게 되는 거임.

근데 슥지는 카메라를 프롤로그부터 런 중반? 쯤까지 계속 들고다니다가 잘 보면 런 뮤비 어느 순간부턴가 카메라를 들고다니는 기존의 관찰자적인 모습이 아닌 아이들에게 동화되어 같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음.

여기서 알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카메라를 드는 그 시점부터(프롤로그 시작)가 슥지의 꿈 속이라는 거고, 두번째는 카메라가 안보이는 시점부터(런 중반)가 꿈속임을 서서히 잊어버리고 그 행복한 시간들이 자신의 현실이라고 착각하며 꿈에 갇히게 되는 것임.

4. 그리고 런 뮤비 시작과 끝, 중간중간 나오는 물 속에서 허우적대는 머태는 슥지를 상징하는 듯함. 런 시작이 검은 화면에서 머태가 물 속에 빠지는 장면인데 이 장면은 슥지가 꿈에서 꿈속의 꿈으로 넘어가는 것을 상징. 그렇게 꿈속의 꿈이 시작 되는 것. 끝날때 머태가 같은 검은 화면에서 물속에서 올라오는 장면은 슥지가 결국 꿈에서 깨어난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함.
중간중간에 나오는 머태의 수중씬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몸부림이라고 해야하나? 움직임이 격해지는 모습을 볼수 있는데 나는 이걸 보면서 잠들어 꿈꾸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생각났음. 룸펜스 영상미 ㅆㅅㅌㅊ

5. 아까 슥지의 꿈이자 죽은 아이들의 꿈이라고 했는데 꿈과 꿈속의 꿈에서 아이들은 살아있을 때 우울하고 아프고 가난하고 방황했던 자신들이 할 수 없었던 그러나 하고싶었던 것을 다 하는 것.
파티도 하고 그래피티도 하고 여기저기서 막 달리기도 하고 베게싸움도 하고 터널에서 장난도 치고. (이건 퍼온 궁예와 비슷) +정근이랑 슦가는 대다수가 궁예한대로 형제인거같음. 아니쥬(현실)에서 정국이는 정근이대로 슦가는 슦가대로 방황하다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지 못한 채 각자 죽음을 맞이함. 그런데 꿈속에서 정근이는 약물에 중독된 슦가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말리다 서로 때리기까지 하는데 이건 앞에서 말했던 현실에서 못했던 것을 한다는 맥락.

6. 중간에 낮누인가? 누가 뒤집은 카드에 등장하는 검은 나비는 꿈이라는 의미를 가진 나비의 이미지를 죽음과 연결해서 상징적인 의미로서 죽음과 환생의 환각을 나타낸다고 함. 앞에서 현실에서는 죽은 아이들이지만 슥지의 꿈속에서는 살아 있는 아이들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했었는데 이게 바로 그걸 의미하는 듯함. 죽었지만 죽은 게 아니고 환생했지만 환생한 것이 아닌...

7. 중간중간 등장하는 슥지의 벙 찐듯한 표정은 그때그때마다 아 이거 꿈이지 하는 각성을 의미하는 듯함. 머태가 후 불어서 카드집 무너뜨렸을 때랑 슦가가 던진 의자에 깨지는 꽃병에 오버랩돼서 카드집이 무너지는 장면에 등장하는 그 표정. 공교롭게도 모두 카드집이 무너지는 장면들임. (이건 많이들 이렇게 궁예하지만 근거없는 생각이기는 한데 슥지는 현실과 꿈을 혼동하는 와중에 저런 방식으로 아이들에 의해 현실이 아님을 각성해도 애써 무시하고 무의식적으로 그 꿈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하는 것 같음)

8. 모두가 아는 하우스 오브 카드의 의미를 고려했을 때 중간에 머태가 스프레이로 엑스를 치는 장면이나 카드집을 후 불어서 무너뜨리는 장면은 이것은 현실이 아니니 슥지에게 그만 환상의 꿈 속에서 깨어나라는 뜻. 심지어 슥지가 쌓는 카드집을 머태가 후 불어 무너뜨리는 장면에서 뒤의 아이들은 조명이 어두워 잘 안보이는데 이것도 애들이 살아있는 존재가 아님을 암시하는 의도로 조명을 이렇게 한 것 같음.

슦가가 던진 의자에 꽃병이 깨지고 카드집이 무너지는 장면은 그것이 현실이 아닌 위태로운, 언제 무너질지(깨질지) 모르는 꿈임을 암시하는 것. (+개년에 있는 파란장미의 꽃말을 참고하여 추가하자면: 깨지는 꽃병에 담긴 꽃은 파란 장미7송이. 파란장미가 기적을 상징하고 개수가 일곱개인걸로 봤을 때, 그리고 그것을 담고 있는 꽃병이 깨진 것을 보았을때, 사실 7명이 함께하고 있다는 '기적은 없다'(그래서 현실이 아니라 꿈이다)라는 암시가 아닐까.)

9. 그리고 낮누랑 경찰에 붙잡힌 머태가 갑자기 놀라면서 벙 찌는 장면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한 궁예가 많았는데 중간에 오식이가 침대에서 카메라를 잠시 정면으로 응시하는 장면이나 정근이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 중간 중간 등장하는 머태 수중씬에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장면들과 함께 '이것이 현실이 아닌 꿈속을 의미한다'는 것을 슥지 뿐만이 아닌 뮤비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각성시키고자 의도인것 같음. (+ 더해서 파티중반에 정근이 혼자 바닥에 앉아있는 장면 있잖음. 역시 애들이 현실이 아닌 꿈 속의 인물들임을 의미하는 듯)

10. 또한 런 중간중간에 꿈속의 죽은 아이들(물론 석진이 제외)이 자살하기전 현실(아니쥬)의 데자뷰같은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음. 이게 꽤 아니쥬랑 연결해주는 꽤 중요한 연결고리 같음.
무표정으로 병원으로 보이는 하얀 배경의 하얀 침대에서 눈을 뜨는 호석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하얀 침대에 눕는 호석)
윤기에게 맞고 벽에 밀쳐지는 정국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정국)
눈물을 훔치는 듯한 표정으로 도로를 걷는 태형
어두운 표정으로 사탕을 물고 커피를 마시는 남준
욕조 안에서 라이터로 종이(사진)를 태우는 지민
약물이나 술에 중독된 듯 계속 비틀거리는 윤기

이 모습들은 모두 런 뮤비(꿈속의 꿈)에서의 즐겁고 해맑은 소년들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도 중간중간 교차편집 되었는데 이는 (물론 이미 죽은 사람들이지만 석진이의 꿈속에서는 살아있는 인물들이므로) 석진이의 무의식인 꿈속에서는 또래 소년과 같은 밝은 모습으로 환생한 아이들의 깊은 내면에 자리잡은 상처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삽입한 듯 함.

11.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퍼온 궁예와 비슷함. 모두 뒤돌아서 걷고 있고 정근이가 몸을 돌려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은 마치 차안의 운전석에서 슥지가 보는 시점을 연상시키는데 앞에서 말한 꿈이라는 것을 각성시키는 장치이자 슥지에게 이제는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가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걸로 보임. 표정도 밝고.

12. 그리고 앞서도 말했듯이 마지막은 슥지를 향한 정근이의 밝은 표정과 마지막 어두운 배경에서 다시 물 밖으로 올라오는 머태의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해 보았을때 슥지가 꿈속에서 자신이 재생시킨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고 그것이 꿈임을 인정하고 깨어난 것 같음. 마지막 지민이가 함께 찍었지만 석진이만 없는 사진을 태우는 장면은 그들이 석진이에게 확실한 안녕을 고했다는 것..

13. 결론은 크게 보면 아니쥬부터 이어지는 불안과 백일몽, 개화라는 컨셉(순서 까먹)에 꿈과 현실을 혼동하는 호접몽이나 인셉션이라는 컨셉을 재생을 상징하는 나비라는 소재로 참 묘하게 접목하고 연결시킨 ㄱㅆㅅㅌㅊ 컨셉임.

14. 파란나비는 전통적으로 정말 많은 상징을 가지고 있지만 컨셉포토 제목에 '후회하지 않아요'와 함께 불어인 파피용으로 쓰인 것, 그리고 인별에 프시케라는 태그와 함께 사용된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끊임없는 자유와 희망, 그리고 재생이라는 두 가지 중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듯함. (파피용이라는 영화나 동명의 소설에서 모두 파피용은 자유를 위한 탈출, 희망을 상징)

15. 여담으로 파투트와 팥원 음원 앨범아트에 대해서 생각해봤음. 팥원의 키워드는 꽃잎이었다면 파투트의 키워드는 나비잖음. 지난번 팥원이 부농부농했던 이유가 꽃잎을 쉽게 연상시키기 위해서였다면 파투트는 나비가 날아다니는 하늘을 쉽게 떠올리게 하기 위해 피치색 대신 하늘색 앨범아트를 선택한것 같음. (+우겨넣자면 재생을 상징하는 프시케(파란나비)가가 파란색인 것도 있고)


오류나 중요한데 빠진거 있으면 멋글로 달아주긔.. 그리고 거의 일년내내 제대로 된 휴가도 없이 연말에도 쉼없이 열일하는 애들 열스밍해서 웃게 해주자


From DC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