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우병우)는 1일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으로부터 국회의원 공천 청탁 명목으로 3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74)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실제 청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출입 기록을 입수해 분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 친언니 사칭 의혹=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김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돈의 성격과 행방을 규명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김씨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30억원 중 돌려준 25억원 외에 5억원의 행방을 집중 추적 중이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5억원의 대부분을 회사 운영 경비나 생활비 등으로 썼다고 진술했지만 아직 충분한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이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자신을 김윤옥 여사의 친언니로 사칭하면서 김 이사장에게 대한 노인회 몫으로 배정된 비례 대표 후보로 추천해주겠다, 혹시 추천을 받지 못하면 국가정보원을 통해 청탁해 주겠다며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씨가 청와대나 한나라당 관계자 등에게도 김 여사의 친언니라고 사칭하며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씨가 청와대와 접촉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청와대 출입 기록을 확보해 분석하고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도 집중 분석할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MB맨=김씨에게 돈을 건넨 김 이사장은 \'MB맨\'으로 불릴 정도로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부터 버스 전용차로제 등 버스 준공영제 시행을 위해 수시로 독대하며 머리를 맞댄 것으로 전해졌다.버스 준공영제는 당시 서울시 안팎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김 이사장 등이 적극 협조한 뒤 순조롭게 추진됐다.
김 이사장은 지난 제18대 대선 때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정책특보\'와 \'선대위 교통위원회 수석 부위원장\'을 지냈다. 또 전국교통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 43개 단체 1300여명으로 구성된 \'대선 교통연대\'를 이끌고 이명박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김 이사장이 왜 70대인 김씨를 만나 돈을 건넸는 지는 의문이다.
공천을 확실하게 보장받기 위한 보험 성격으로 해석하기엔 액수가 너무 많고 김씨의 신분도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중간에 다른 유력 인사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이사장이 30억원이라는 거액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많다. 검찰은 이 돈이 개인돈이라고 밝히면서도 불법적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자금을 추적 중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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