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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이 자신의 삼수시절에 대해 직접 쓴 글

간지셔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3.22 11: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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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시절 사진

 

 

어찌됐든 대학에 한번 낙방한 후 ,이듬해 봄 새로운 마음으로 재수학원에 등록을 한 나는 이를 악물고 공부를 시작했다. 나이를 한살 더 먹어서 그런지 한번 배웠던 것을 보아서 그런지 이대로만 계속 나가면 고3때 생각하던 대학보다 더 높은 곳도 갈 수 있겠다 싶었다. 이를 입증하듯 재수초기에 학원에서 보았던 모의고사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왔다.

휘파람이 절로 나오던 \'90년 서울의 봄\'이었다.

그러나 그도 잠깐. 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고3당시 독서실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탱자탱자 하던 기억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나의 이런 모습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친구들이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학원간다고 집에서 나와 노량진 학원거리를 쏘다니거나 음악다방에 들어가 하루종일 헤비메탈을 들으며 \'죽치기도\'했다.

이때 함께 음악을 들으며 지내던 재수친구 둘이 있었는데 당시 "음악을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더니 한 친구는 인천전문대에 입학해 캠퍼스 그룹 4막5장의 드럼을, 도 한 친구는 베이스기타로 야간업소에도 서는 직업 연주인이 됐다. 결국 나도 연기자가 됐으니 셋다 연예인이 된 셈이다.

이 친구들의 물이 들어 한때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음악을 할까도 생각했었다.

스틸하트, 본조비의 헤비메탈을 들으며 흥청거리는 동안 어느덧 시간이 흘러 또다시 대학입시가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음악을 해보겠다는 어설픈 생각과 그래도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 상경계통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무난하겠다는 생각이 뒤섞여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

첫해에는 전기진학만 실패하고 자의로 재수를 택했는데 재수하던 해에는 전후기 모두 보기 좋게 낙방을 해버렸다.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첫해처럼 좌절감도, 실패의 쓴맛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또 1년을 더 그 지겨운 학원교실에서 쳐 박혀 있어야 한다는 답답한 기분뿐이었다.

3수가 시작됐다. 재수학원에는 나와 같이 3수를 하는 친구들5명이 함께 잘 어울려 다녔는데 우리를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렀다.

모두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긴 편이라 여학생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3수째 계속하다보니 우리들의 얼굴은 뭔가 달관한 듯이 무표정했고 항상 말없이 주머니에 푹 손을 넣고 다니는 모습이 멋이 있었던 것 같다.

여자들이 따랐으나 별관심이 없었다.

친구들에게 두 번 소개를 받기도 했는데 몇 달 안가 헤어져야만 했다. 말없이 가만히 있을 때는 멋져 보였지만 입을 열기 시작하면 할말이 없었다.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당시 내 처지는 말할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면 뭔가 미래의 비전이라도 제시해야 할텐데 아무 것도 없었으니.

에라, 도둑놈이나 돼 버릴까.

조세형 같은 대도(大盜)가 돼 나를 버린 사회에 복수를 하자.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나는 이처럼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했다.

누구나 한번쯤 겪을만한 경험이지만 문득 국민학교 5학년시절의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올라 이 생각은 곧 사라져 버렸다.

당시 어린이회장을 맡고 있었던 나는 아이들에게 인기도 좋아 항상 여기저기서 초대(?)를 받았는데 어느날 낯선 친구하나가 초콜릿이며 과자를 주며 아부를 했다.

그친구는 이런 것들 얼마든지 먹고싶은 만큼 얻을 수 있다며 내 손을 잡아끌었다.

멋도 모르고 따라간 곳은 커다란 슈퍼마켓이었다.

소위 \'뽀리를 친다\'는 것이었다. 펑퍼짐한 외투를 걸치고 들어가 진열대에 있는 초컬릿을 그안에 집어넣고 슬쩍 나오는 식이었다.

그 순간의 긴장감과 가슴 두근거림이란.

그러나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이 친구의 손길에 끌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또 한차례 \'뽀리치기\'에 나서야 했다.

그 친구와 나는 옷속에 초컬릿, 과자를 숨겨 갖고 나오는 \'뽀리치기\'를 하러 또 다른 슈퍼마켓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곳은 전의 슈퍼마켓처럼 경비가 허술하지 않았고 곳곳에 경비아저씨들의 눈이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오금이 저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냥 가자며 그친구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잰걸음으로 슈퍼마켓을 빠져 나오고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경비아저씨가 우리를 부르며 쫓아오고 있었다.

"너희들 이리와봐."

경비아저씨가 덜미를 잡자마자 그친구의 품속에서는 와르르 초컬릿, 과자봉지가 The아져 내렸다.

슈퍼마켓창고로 끌려간 우리는 반나절을 두드려 맞고 무릎꿇고 손들고 있어야 했다.

이사실은 집과 학교까지 통보가 돼 2중,3중으로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이후 나는 한동안 슈퍼마켓 밑을 지나는 것조차 거릴 정도로 악몽에 시달렸다.

3수 시절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공상에 빠져 지내다보니 어느덧 대학입시는 다가와 있었다.

 

 


결과는 또 낙방이었다.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고교졸업하고 첫해에도, 재수하던 해에도 낙방하고 울지 않았는데 \'흑흑\'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서러웠다. 대체 이제 뭘 하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고 나 자신이 너무 못나게 느껴져 그저 벽에 머리라도 부딪쳐 죽고 싶었다.

부모님이나 주변친구들도 내게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발붙이기가 겁이 날 정도로 나는 인상을 쓰고 다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흉\'(급성폐렴의 일종)으로 병역면제를 받아 군관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마치 습관처럼 4수 생활은 시작되고 있었다.

말이 4수지 이때쯤 되자 책은 들여다보지도 않았고 학원선생님의 강의도 건성으로 들었다. 이렇게 살다 가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불과 몇개월후 내 인생에 엄청난 변화가 기다리고 있으리란 것은 꿈에도 모른채 나는 건달처럼 오가고 있었다.

집에서도 별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 오히려 편했다.

학원비, 책값 타 쓰는 것도 눈치가 보이던 판이었는데 다행히도 어느날 어머니친구가 CF모델해서 그 출연료로 학원비나 내라며 그쪽의 아는 분을 소개시켜 주셨다. 답답하던 차에 그 일은 청량제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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