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영광은 지난 한 해에 그칠지도 모른다.

정부 목표를 크게 밑도는 성장 전망과 거침없는 국제유가 상승, 예상치 못했던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올해 1인당 명목 국민소득(GNI)은 1만9000달러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13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을 전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상한선으로 지목했던 4.5%로 잡고 평균 환율을 달러당 1000원으로 가정했을 때 올해 한국 1인당 명목 국민소득은 1만9700달러로 계산됐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000원=1달러\'인 환율 수준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률이 6%를 초과해야 한다.

올해 5% 성장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9800달러이고, 6% 성장시에도 1만9981달러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인구 증가율 0.3%, GDP디플레이터 1.5%를 기준 삼아 분석한 수치"라며 "올해 경제가 4.5% 성장을 달성하더라도 환율효과를 고려하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원화값이 달러당 985원보다 비싸진다면 환율 영향으로 소득이 2만달러로 돌아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가정 아래서는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1인당 실질 국민소득 증가율도 크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성장률이 4.5%에 그친다면 1인당 실질소득 증가율은 1.7%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참여정부 5년 동안 1인당 실질 국민소득 평균 증가율(2.2%)보다도 상당히 낮은 수치다.

실질 소득 증가율이 경제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올해 교역조건이 악화됐고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1대를 수출했을 때 휘발유 100ℓ를 수입할 수 있다고 하자. 수입 가격이 오르면 자동차 100대 수출로 수입할 수 있는 휘발유 양은 줄어들고 이는 소득감소로 이어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나마 이런 전망치는 추가적인 국제유가ㆍ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가 반영 안 된 수치다.

이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계속된다면 내수침체가 심해지면서 실질 소득 증가율은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올해 정부 성장목표인 6%를 달성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실질 소득 증가율은 2.7%로 나타나 참여정부 평균 증가율을 웃돌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여부가 국민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국가경제를 운용하는 데는 큰 의미가 없는 수치"라며 "성장잠재력을 키움으로써 경제 전반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개선하는 것이 정책적으로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