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원정호,정진우 기자][[\'두 얼굴\'의 수도권 주택시장]\'북고남저\'로 바뀐 주택시장]

- 분당·용인 아파트값 억대 하락

- 의정부·양주 올해만 10~20% 급등

수도권 주택시장에 \'남저북고(南低北高)\' 현상이 뚜렷하다. 분당과 용인 등 전통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던 경기 남부는 쇠락의 길을 걷는 반면 집값 소외지역으로 꼽혔던 의정부 양주 등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국토해양부와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분당과 용인 집값이 부동산 침체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급 중대형 아파트촌을 이루며 강남권 대체지로 도약하던 이 지역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검게 드리워진 분당지역 집값의 먹구름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지역 전반적으로 세금과 대출규제가 많은 중대형아파트가 많은데다, 매수세의 관망세가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실거래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 7억7800만원에 거래됐던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 108㎡의 경우 최근 6억4500만원에 팔렸다. 반년 새 1억3000만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서현동의 경우 중대형 매물이 소진되면 다른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수내동 양지마을(한양2차) 128㎡는 지난달 7억5500만원에 거래, 2월에 비해 3000만원 하락했다. 이매동 이매삼성도 주택형별로 3000만~4000만원 이상 거래가가 내려갔다.

정자동 파크뷰의 경우 더욱 심하다. 이 아파트 235㎡는 지난 3월 2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4월에는 21억7000만원으로 한달 새 무려 2억8000만원 급락했다.

용인 역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용인 아파트는 중대형 평형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탓에 그동안의 집값 급등으로 종부세,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맞으면서 매수세가 위축됐다.

주거 여건에 비해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도 적지않다. 지난해부터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2006년 급등세에 비하면 더 떨어져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말 7억5000만원에 거래된 성복동 LG빌리지 6차 168㎡는 올 4월 7억500만원으로 거래가격이 떨어진데 이어 한달 뒤인 지난달 6억3000만원으로 급락했다.

죽전동 프로방스 181㎡ 매매가는 8억5000만원~9억5000만원으로 연초 대비 5000만원 하락했다.

인근 성복동 LG공인 관계자는 "최근의 국내외 물가 상승과 고유가, 경기 침체, 금리 상승 등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탓도 있지만 최근의 주택시장 불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피드뱅크 김신영 연구원은 "용인 수지쪽은 별다른 호재가 없으면서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투자 장점이 떨어진다"면서 "1가구 2주택자의 절세용 매물이 나오거나 집을 팔고 가격대가 비슷한 분당이나 송파쪽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적잖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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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내년 판교신도시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어 용인 분당의 아파트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114의 이미윤 과장은 "정부의 대출규제 및 세금규제 완화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돼 이 지역 중대형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의정부와 양주 지역은 교통 개선과 개발 호재를 바탕으로 올들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스피드뱅크 조사 결과 1월부터 6월 둘째주까지 경기도는 1.69% 상승에 그친 데 비해 의정부는 20.3% 급등했다.

의정부시 가능동 일신휴먼빌 76㎡형지난주보다 1000만원 가량 오른 2억~2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금오동 우암쎈스뷰 109㎡형은 1억8000만~2억원선으로 지난 한주동안 500만원이 올랐다.

호원동 L부동산공인 관계자는 "호원동 우성3차 아파트 82㎡의 경우 현재 1억9000만~2억원선으로 한달만에 10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며 "경전철사업과 미군기지 이전, 광역행정타운 조성 등 여러 개발 호재로 경기 북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곳"이라고 전했다.

의정부시내 8개 미군기지 중 캠프 카일과 시어스에는 26만1617㎡ 규모의 광역행정타운이 들어선다. 여기에 경전철 사업도 진행중이어서 주민들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꺽이지 않고 있다. 금의·가능지구 등 노후 지역에 조성될 뉴타운이 의정부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 상황도 마찬가지. 양주시는 올들어 이달까지 11.4% 올랐다. 양주시 옥정지구와 회천지구를 합친 양주신도시(1142만㎡)를 비롯, 양주시 일대 택지지구가 대규모로 개발되는데다 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구간 개통 등의 교통 여건 개선으로 집값이 덩달아 뛴 것이다.

덕정동 주공3단지 69㎡형은 현재 1억2500만~1억65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한주만에 500만원 올랐다. 삼숭동 양주자이 1단지 105㎡형은 일주일 동안 1000만원 오른 2억4000만~2억600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