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부산이었다.’

주먹세계를 다룬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된 부산에 ‘요주의’ 조직폭력단이 가장 많이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법무부가 국회 법사위 최병국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관리하고 있는 국내 조폭 중 부산지검 관할 내에 칠성파 등 모두 101개파가 활동 중이며, 조직원 수도 1833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계파로는 전국의 관리대상 471개 주먹세력 가운데 5분의 1을 훨씬 웃도는 것이며, 머릿수로는 1만1476명 중 7분의 1을 뛰어넘는 것이다. 10명의 ‘깍두기’가 있으면 그중 한둘은 무조건 부산 출신인 셈.

부산지검의 뒤로는 수원지검(수원남문파 등 45개파 1581명)과 광주지검(국제PJ파 등 33개파 1542명)이 관할하는 지역에 조폭이 들끓었다.

반면 서울은 일반적 예상과 달리 조폭의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림동이글스파 등 81개파의 주먹 1193명이 거리를 누비고 있는 중앙지검을 비롯해 동부지검(텍사스파 등 6개파 29명) 남부지검(구로동파 등 7개파 98명) 북부지검(신상계파 등 6개파 55명) 서부지검(기종이파 등 5개파 25명)을 모두 합치며 계파에서는 부산을 살짝 웃돌지만(105개파) 머릿수에서는 1400명으로 부산·수원·광주지검보다 적었다.

이밖에 전주지검(전주월드컵파 등 16개파 953명) 청주지검(청주시라소니파 등 10개파 636명) 대전지검(신왕가파 등 26개파 522명) 관할지역도 관리대상 조직폭력배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으로 꼽혔다.

이들은 이권을 놓고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술집 등 업소를 협박해 금품을 갈취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원 남문파와 역전파는 지난 2월 도심 한복판의 주택가에서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을 벌인 끝에 1심 재판에서 6명이 사형을 구형받기도 했다. 지난 2월 남문파 행동대장 신모씨(22) 등 15명이 역전파 조직원의 숙소를 습격해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히자, 이에 대응해 역전파 조직원 4명이 남문파 조직원 3명에게 보복 폭행을 가한 것. 이 사건으로 최근 신씨 등 6명에게 사형이, 하모씨 등 10명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이밖에 성남국제마피아파는 경쟁 폭력조직원을 감금·폭행하다 21명이 무더기로 구속됐으며, 양은이파 두목 조모씨는 후배에게 재떨이를 휘두르다 구속됐다.

이같은 크고 작은 폭력사건으로 올 상반기 중 구속된 조폭이 75명이나 되고, 불구속입건된 주먹도 28명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 주먹들의 치열한 세력싸움과 달리 외국 폭력조직의 국내 ‘활동’은 2003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잠잠했다. 2003년 4월 러시아 마피아 두목이 부산에서 반대파 조직원에게 피살되고, 그해 11월 중국 폭력조직 ‘흑룡회’ 조직원 2명이 조선족의 밀입국을 알선하다 붙잡힌 이후 국제 폭력조직의 활동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는 게 법부무의 보고 내용이다.

한편 최의원은 법무부의 보고에 대해 “검찰이 관리대상에 올리지 않은 신흥조직이나 기존 조직의 하위 조직원까지 포함하면 조직폭력배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시민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검·경이 조폭 단속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민용기자〉


인구비례 조폭수로는 수원 >> 전주 > 광주 >>>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