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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덴마크)=이지연기자】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예요.”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끝내 눈물을 펑펑 쏟았다.

룰라 대통령은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벨라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 121차 총회에서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던 시카고(미국), 마드리드(스페인), 도쿄(일본)를 물리치고 리우데자네이루가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의 날’이었다.

시카고, 도쿄에 이어 세 번째로 후보 도시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리우데자네이루는 룰라 대통령을 비롯해 ‘축구 황제’ 펠레, 국제축구연맹(FIFA) 전 회장이었던 후앙 아벨란제가 참석해 IOC 위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룰라 대통령은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삶의 대한 열정이 가득한 브라질 사람들의 모습은 올림픽 정신과 닮았다”며 표를 호소하면서 “후보 도시 중 유일하게 올림픽을 개최했던 경험이 없는 브라질의 올림픽 개최는 대륙의 소망이기도 하다”며 당위성을 부여했다.

그리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등 각국 정상들이 총 출동해 표를 호소하면서 외교전 양상으로까지 전개됐지만 결과는 브라질의 예상 밖 압승으로 끝이 났다.

득표권을 가진 95명의 IOC 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1차 투표에서 28표를 얻은 마드리드에 이어 2표 차로 2위에 올라 각각 22표와 18표에 그친 도쿄와 시카고를 누르고 결선 투표에 들어간 리우데자네이루는 2차 투표에서 66표를 얻으며 32표에 그친 마드리드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남미 최초의 올림픽 개최국이 되는 감격을 누렸다.

투표가 종료된 뒤 기자 회견장에 들어선 룰라 대통령은 이내 터져 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감사의 말을 해야 할 사람이 많은데 지금 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날 중 하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감정을 추스른 뒤 이내 웃음을 되찾은 룰라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갑자기 에어포스원(미국 대통령 전용기)을 타고 코펜하겐에 온다고 해서 누군가가 브라질이 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음 속으로 기회를 달라고 외쳤다”며 “결과적으로 내가 행복해지고 오바마가 슬퍼지게 돼 미안하다”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1992년부터 3차례나 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뒤 ‘3전 4기’를 이뤄내며 남미 대륙 최초의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데 대해 룰라 대통령은 “2016년 올림픽을 성사시켜야 하는 의무감에 부담도 되지만 브라질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최고의 스포츠 축제로 치르기 위해 내일부터 당장 준비를 시작하겠다”며 “2014년 월드컵과 함께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브라질과 함께 결선 투표에 올랐던 마드리드는 IOC 명예위원장인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가 직접 나서 “내 나이 89세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내 조국이 영광스러운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동료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하며 선전을 펼쳤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유럽 대륙에서 올림픽 개최할수 없다는 점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리우데자네이루의 승리는 IOC 위원들이 그동안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했던 남미 대륙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는 향후 올림픽 전개에 있어 중요한 메세지를 지닌다”고 평가하면서 룰라 대통령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easygolf@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