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국토연구원에 발주해 발표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연구\'(2009년)를 포함한 기존 신공항 입지 비교보고서는 항공자유화(Open Sky), 저비용항공(LCC) 약진, 중국의 폭발적인 항공수요 같은 항공운송산업의 최근 동향을 간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북아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신공항은 동남권을 기·종점으로 하는 수요뿐 아니라 여객 환승이나 화물 환적의 통과수요까지 반영해야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제대로 나오는데 그러지 않음으로써 결국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23일 \'신공항 후보지별 경제성 비교분석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항공운송산업의 여건 변화를 반영해 누락된 비용과 편익을 재평가하면 동남권 신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국토연구원의 평가보다 훨씬 높아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입지는 부산 가덕도가 경남 밀양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서울대 보고서는 국토연구원의 연구 내용을 뒤집는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문춘걸 한양대 국제금융학부 교수, 하헌구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 등 3명이 작성했다.

서울대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3대 관문공항의 여객처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인근 국가의 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중국인 환승 여객이 연간 1억3039만 명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넘쳐나는 중국 환승 여객 수요가 일본 하네다, 나리타, 간사이, 인천, 동남권 신공항 등 5개 동북아 허브공항에 20%(2608만 명)씩 분산되면 가덕도와 밀양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각각 일쩜이와 일쩜영으로 나타났다. 중국 환승 수요를 10%(1304만 명)만 흡수하더라도 가덕도 0.97, 밀양 0.82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을 보였다. 또 10조 원을 투자할 때 생산유발효과(10조1454억 원〉10조1139억 원)와 고용유발효과(16만백이십칠명〉15만9662명)에서는 가덕도가 밀양보다 앞섰다.

이와 달리 국토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건설비용 측면에서 가덕도가 9조8000억 원으로 밀양의 10조3000억 원보다 5000억 원 적게 나왔지만 비용 대비 편익 비율에서는 밀양이 0.73으로 가덕도의 0.7보다 약간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두 후보지 모두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8에 미치지 못해 경제적 효용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