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의 혼잡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오전 10~12시와 오후 8~10시 등 가장 혼잡한 피크시간대는 장터를 방불케 한다. 주말 피크시간대는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과부하가 걸린다.

이용객들의 불편이 심해지면서 곳곳에서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김해공항에 도착한 항공편이 국제선 주기장의 혼잡으로 국내선 주기장에서 승객을 내리도록 하자 한 승객이 불만을 표출하며 불응해 공항경찰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피크시간대 항공편이 몰리면서 수하물의 처리가 30분 이상 늦어지면서 집단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베트남을 다녀온 승객 이 모(47) 씨는 "이게 시장통이지 국제공항이냐"며 "비수기인 6월에도 이정도면 여름방학과 휴가철인 성수기에는 너무 혼잡해 도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지 않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해공항의 과부하는 영남권 주민의 국제선 이용 증가와 저비용 항공사의 국제선 노선 확장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6월에만 6개 노선 총 66편의 항공편이 신규로 취항했다. 29일에는 중국의 민간 국제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이 부산~베이징 노선에 월·수·금·일요일 주 8편 운항 스케줄로 신규 취항한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김해공항의 포화상태는 정부의 예측보다 10년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선언에도 불구하고 신공항에 대한 논의가 조기에 재점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미 국제선 터미널은 피크시간대에 포화상태에 도달했고, 전체 김해공항의 포화상태는 2020년 이내에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3월 신공항 백지화에 앞서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김해공항의 포화시기를 2027년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07년 남부권 신공항 건설여건 조사 용역 때 나온 포화시기 2024년보다 더 늦춘 것이다. 결국 정부가 신공항을 백지화시키기 위한 명분을 쌓을 목적으로 김해공항의 포화시기를 실제보다 늦춰 잡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실장은 "김해공항의 경우 KTX 개통으로 인한 국내선 이용객 감소는 예상보다 적었고, 이와 반대로 국제선 이용객은 조기에 폭발적으로 늘어 정부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며 "정부가 아무리 막더라도 경제논리상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 등 신공항 문제는 재점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영신·이대성 기자 zer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