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DD>입력시간 : 2011.08.30 21:22:43</DD><DD>수정시간 : 2011.08.30 21:22:43</DD></DL>

개막 4일째를 맞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대회 운영은 \'실격\'이지만 관중들은\'일류\'였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깨끗한 관전매너와 자발적인 대중교통 이용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개회식이 끝난 직후 첫 트랙경기가 열린 27일 오후 8시 5분. 여자 400m 1차 예선 출발시각이 되자 조금 전까지 시끄럽던 장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대구스타디움 전광판에 대회 마스코트인 살비가 나와 두 손을 아래위로 흔들며 "쉿" 했기 때문이다. 곧이어 출발 총성이 들리자 "와"하는 함성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했다. 트랙경기 출발시각에 시끄럽게 떠들어 경기를 방해할지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였다.

이어 오후 9시에 열린 여자 1만m 경기에서 선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1등보다 2바퀴 이상 처진 꼴찌에게는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탠드를 몇 바퀴나 돌면서 파도타기 응원이 이어졌다.

앞서 이날 오전 여자마라톤이 열릴 때 범어네거리에서 지켜보던 부녀회원들과 일반 행인들이 다른 선수보다 30분 이상 늦게 통과한 \'꼴찌\'에게도 "힘 내라"고 응원했고, 그 선수도 V자를 세우면서 화답했다.

이 같은 관전매너는 30일 오후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8일 오후 우사인 볼트가 실격하자 안타까움과 함께 이번 대회 흥행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기도 했다. 2002 한일월드컵이나 2003 대구유니버시아드 때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IFRAME id=frm_AD_GISA_TEXT_LINE height=200 marginHeight=0 border=0 src="http://news.hankooki.com/ad/hk_ad_page_200200.htm" frameBorder=0 width=200 allowTransparency marginWidth=0 scrolling=no topMargin="0" leftMargin="0"></IFRAME>입장권을 구매하고도 오지 않는 사표(死票)도 대구시가 기대한 10%보단 많지만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개막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전체 좌석점유율은 86.3%. 저녁경기 입장률은 95.11%에 이른다. 오전경기는 사표가 35%에 이르기도 하지만, 단체표가 85%나 되고 대부분 예선인데다 근무시간 중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하는 셈이다.

경기가 끝난 뒤 쓰레기로 뒤덮인 관중석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구스타디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대회기간 하루 쓰레기 배출량은 10∼15톤. 대부분 물병과 음료수병이다. 사무소 관계자는 "2002년 월드컵때만 해도 일부 흥분한 관중들이 그라운드에 이물질을 투척하고, 경기 종료 후 좌석 주변에 쓰레기가 넘쳐났지만 이번엔 찾아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외국인들이 많이 앉은 구역에서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