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8세의 여자다.
생활체육을 전공하고 스포츠 센터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은 지역 진흥의 일환으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에
중고생에게 무료로 스포츠 센터를 개방하고 있었다.

6시도 지나고 정규 회원이 올 시간 앞에 나는 스포츠센터 곳곳을 점검 하고 있었다.
중고생이 사용한 후에는 물건이 어수선하게 되어 있거나 분실물 등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자 탈의실을 순찰하는데 안쪽 화장실 문이 닫혀 있었다.
아직 학생이 남아 있는지 궁금해 화장실 안의 인기척을 살폈다.
 

확실히 알아듣지 못했지만 여자가 작은 목소리로 뭔가 이야기하는 소리와,
'응, 응' 이라고 대답을 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숨을 죽이고 문에 가까이 귀을 대고 소리를 들었다.

여전히 말은 확실히 알아듣지 못했지만 남자의 쑥스러운 웃음 같은 목소리와
여성의 '이것 봐'라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는 직감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눈치를 챘다.
가끔 이런 스포츠 센터에서 학생 커플들이 애정 행각을 벌이는 일이 있곤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자가 성인인 듯한 느낌이라 좀 달랐다.

나는 탈의실 입구를 돌아보고 확인하고 살며시 문 밑 틈새로 들여다보았다.
먼저 보였던 것은 여성이 무릎을 꿇은 다리가 보였다.
조금 몸을 움직여 안쪽을 보니 이번에는 소년의 다리가 보였다.

나는 순간 심장 박동 수가 높아졌다.
일어서서 뒷걸음으로 탈의실 입구로 돌아와 심호흡을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이제 종료 시간이에요. 빨리 나갈 준비해서 주세요"

그러자 안에서 여성의 목소리로 "네~."라는 대답이 들려 나왔다.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탈의실 출입문이 보이는 좀 떨어진 곳에서 어떤 여자와 소년이 나올까 숨어 보고 있었다.
잠시 후 한 여성이 나왔다. 처음 보는데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정도의 여자였다.

그래도 미모의 여자였다. 그녀는 아무 일 없는 듯한 표정으로 나와 현관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이번에는 남자가 나왔습다.

'헉 저 애는?'

남자애는 고등학교 3학년에 체대를 가려고 준비중이라 이 곳을 자주 오는 학생이었다.
큰 키에 어리다고 볼 수 없는 다져진 몸매에 핸섬한 얼굴에 구릿빛 피부의 훈남이라
여 강사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애였다.

남자애는 약간 머뭇거리게 같은 느낌으로 주위를 확인 하는 듯 했다.
그런 모습을 숨어서 보니 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남자애의 뒤로 몰래 다가가 소리쳤다.

"이런 시간에 뭐 하고 있니?"

그는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 아.. 늦게 나가서 죄송합니다" 하며 사과를 했다.

"너~ 너~ 여자 탈의실에서 나왔지? 뭐 하고 있었어?"

나의 질문에 무척 초조한 모습으로 울 것 같은 표정을 하니 좀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곤혹스러운 표정에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귀여움을 느꼈다.

"최근 도난이 많아. 여성의 수영복과 속옷이 자주 없어지고 있어. 혹시 너냐?"

나는 있지도 않은 거짓말을 지어내고, 남자애에게 물어 보았다.

"아.. 아닙니다. 나가려고 하는데 출구를 잘못..."
"거짓말마! 너 여기 계속 다니고 있었잖아. 내가 널 처음 보는 줄 알아? "

남자애는 '어떻게 말하면 눈감아 줄 수 있을 까' 라고 생각하는 것 같이 침묵하고 있었다.

"그럼 그 가방 안 보이고 줄래?"
"네에? 정말 저는 아무것도 안 훔쳤어요. 정말이에요"
"나도 이게 일이야 관리를 잘 못하면 내가 짤려"

나는 그 애가 너무 당황하는 것 같아 좀 좋은 말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좋아요. 보세요"

내 말에 조금 기분이 상했는지 남자애는 돌변한 느낌으로 가방을 열어 보였다.
당연하지만 훔친 것은 있을리 없었다.
나는 가방 안을 형식적으로 뒤지는 척 했다.

"이제 가도 되죠?"

뭔가 남자애가 좀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나도 기분이 살짝 나빠졌다.

"야 너 아까 탈의실의 가장 안쪽 화장실에서 여자와 뭔가 이상한 짓 하지 않았니?"

나는 하스스톤 연속 콤보로를 날리듯이 그 남자애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순간 남자애의 얼굴이 변했다.

2탄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