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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트래킹 텍스트 후기(잉카,파타고니아)

선자령청설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06 17:22:13
조회 1252 추천 6 댓글 11

저번 달인 1월에 지구 반대편에서 잉카트레일과 파타고니아 트래킹을 하였습니다.

짧게 나마 후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1. 잉카트레일(정통 잉카 트레일)



1-1. 잉카트레일 간단 설명


잉카인들이 마추픽추 가던 수많은 길 중 여러 곳을 발견하였는데, 그 중 한 곳을 classic inka trail로 정하여 인원통제를 하고 가이드 인솔을 통해 여행 할 수 있도록 합니다.

3박 4일 동안 50여 키로를 걸었던 것 같고, 2700->4215->3900->2400 고지를 밟게 됩니다. 




1-2. 잉카트레일 진행


포터 및 가이드를 고용하여 다니게 되며, 잠은 텐트에서 자게 됩니다.

식사는 모두 텐트에서 먹게 됩니다. 메뉴는 송어, 닭, 소고기, 감자, 퀴노아 등으로 만든 페루 가정식입니다. 수프도 매번 나오고요, 티타임을 위해 팝콘이나 간식거리도 줍니다.

팀의 구성도 다양한데요, 따로 팀을 짜가지 않으면 보통 외국인과도 섞여서 진행하며, 영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나눕니다.

가이드가 맨 앞과 맨 뒤에서 인솔을 하나, 타 트래킹과는 다르게 길이 거의 외길이라 조금 빨리가거나 늦어도 큰 압박은 없이 여유롭게 가는 편입니다.




1-3. 잉카트레일 보급 및 시설

첫 3800m 지점까지는 행상이 많아 물보급이나 간식거리를 사먹기 용이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없기 때문에 포터가 제공하는 끓인 물을 먹어야합니다.

화장실은 대부분 푸세식이며, 캠프사이트가 아니라면 물이 내려가지 않고 배설물이 쌓이는 곳들이 많아 비위가 강하지 않다면 좀 곤란할 수 있습니다.




1-4. 잉카트레일의 장단점

잉카트레일의 장점은 옛 유적지를 살피며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을 걷는 다는 것, 고산지대의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 태양의 문에서 마추픽추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

마추픽추에서 특정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는 자격(특정 서킷 이용)이 있다는 점 입니다. 포터가 짐을 들어주고, 텐트도 다 펴주기 때문에 안좋은 환경에서 최대한 대접 받으며 갈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잉카트레일의 단점은 고산지대 산행이 사람에 따라 굉장히 어렵다는 점, 물보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 특정 지점 이후 비상시 중도 포기가 쉽지 않다는 점, 샤워등 시설이 부족한 점 입니다.




1-5. 잉카트레일의 어려움, 고산병


저는 우기에 다녀왔기 때문에 비를 수백mm 맞으면서 다녔습니다. 게다가 고산 증세가 심해서 산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저녁에는 0도까지 내려가는 기온으로 인하여 체온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보통 3000m부터 고산증세가 나는데, 제가 느낀 고산증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손발저림, 오한, 두통, 식욕부진, 신장부진, 심장압박, 호흡곤란, 어지러움, 약간의 열


고산 증세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샤워 대신 샤워티슈 사용을 하였고, 핫팩을 이용하여 잠을 잤습니다. 고산병약이 잘 듣지 않아 타이레놀을 먹었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식욕이 없음에도 왠만하면 스프는 먹어서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산행중에는 입을 활용해서라도 숨을 크게 내쉬며 천천히 이동하였고, 몸이 안좋을 수록 천천히 걷고자 노력했습니다. 약간 과하게 큰 숨을 쉬고 뱉은 것이 도움이 되었으며,

코카잎 씹기(마약아님;)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1-6. 잉카트레일 상의 생태계


야생화는 우리나라 고산지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라마와 같은 동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신기하였고, 콘도르는 거의 보지 못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고산지대만 이어지다 정글로 연결되는 것이 아주 인상깊습니다. 만나는 식물도 나무도 달라집니다.

고산지대임에도 불구하고 강수량이 많고 온도가 아주 낮지 않아 생태계가 다양한 편입니다.



1-7. 잉카트레일 마무리


3일간 비를 맞으면서 걸었지만, 잉카 문화에 자부심을 가진 가이드의 설명과 포터들의 헌신 덕분에 우울하지 아니하였고 여정에 잘 집중하였습니다.

다행히도 4일차 선게이트를 지나서 비구름이 서서히 개었습니다. 그래서 마추픽추를 조망할 수 있었고, 마추픽추의 산을 휘감는 구름들과 잠깐 잠깐 보이는 마추픽추의 모습덕에

큰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일행들과도 많이 친해졌고, 모두 잉카트레일이 남미 트래킹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할 정도로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마추픽추를 세시간 이상 관람후에 관문 마을인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2.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트래킹 후기


2-1. 설명


엘찰텐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걸어서 로스 토레스 산을 보고 오는 코스, 빙하와 연결된 라구나 토레를 보고 오는 코스를 말합니다.

대부분 숲길이 이어지다 막판 돌길을 밟는 코스로 난이도는 굉장히 쉽습니다.


2-2. 시설 및 보급


캠핑사이트외 별다른 시설이 없으며, 대변은 플라스틱에 담아가야 합니다. 보통 런치팩을 준비하여 이동합니다.

물은 1L정도 가져가며, 스트림 워터를 마시기도 합니다.


2-3. 경험담


비가 너무너무 많이 와서(시간당 15mm이상 5시간 지속) 어쩔 수 없이 도착 30분을 남기고 첫 날은 리턴하였으며, 붉은 고구마는 보지 못했습니다.

빙하와 연결된 라구나 토레 트래킹의 경우 뉴질랜드 남섬 마운트쿡 트래킹과 유사합니다.

난이도가 높지 않으며, 평이한 숲길을 오래 걷습니다.




3. 칠레 파타고니아 트래킹(W트래킹) 후기


3-1. 설명


토레스 델 파이네 트래킹으로 불리우며, 숲길과 빙하, 독특한 지질학적 역사와 모습을 가진 산을 조망할 수 있는 트래킹입니다.

뜨거운 온수 샤워가 가능하고, 산장 시설이 좋은데다 식사도 쉽게 할 수 있어 황제트래킹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3-2. 시설 및 보급


아침 5만원, 점심 4만원대, 저녁 7만5천원, 콜라 한 캔에 우리나라 돈 6000원 이라는 살인적인 물가지만, 

그래도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어 이용을 권합니다.

물을 흐르는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보급의 압박이 없으며, 산장에서도 보급이 가능합니다.

화장실은 산장과 일부 캠프사이트에만 있습니다.


3-3. 경험담


비도 비지만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시속 50km~90km) 운행에 하드쉘이 필수적입니다.

삼봉과 빙하 호수가 어우러진 모습, 쿠에르노스 산의 독특한 색상과 형태, 프랑세스 계곡의 파노라마와 아발란체, 피아네 그란데의 풍경과 그레이 빙하의 웅장함등

해발고도가 1000m를 넘지 않으면서도 매일매일 눈이 즐겁고 행복한 트래킹을 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는 매우 낮으나, 산행을 하지 않고 가볍게 생각하여 대충 준비한다면 부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이드의 인솔 아래, 파타고니아의 열매를 따먹어도 보고, 빙하수를 마시기도 하고, 미칠듯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즐기기도 하고, 잠깐 멈춰 명상도 하였으며, 계속해서 부서지는 빙하로 부터 만들어진 무지개도 보고, 천둥과도 같은 소리를 듣고, 여러 새들을 관찰하기도 하며 길을 걷습니다.


편한 숙박과 낮은 난이도에도 엄청난 대자연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좋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타. 사용하였던 복장 및 장비


아크테릭스 베타 LT - 비가 바람 따라 가로로 들이닥치는 환경에서 가장 유용하게 쓴 아이템입니다. 왜 하드쉘이 필요한지 파타고니아에서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몇 분이 준비한 판초우의는 바람에 의해 부적절하였고, 하드쉘에 벤틸을 열어 운행하였던 것이 주요했습니다.


아크테릭스 코막 티셔츠 - 젖어도 바람이 불고 건조하여 금방 마르는 지역의 특색에 아주 잘 맞았습니다. 브린제를 입고 운행한 분들은 그 위에 하나 더 걸쳐야 했는데, 동계가 아니기에 조금 애매하셨다고 합니다.


호카 카하2 - 빗길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미끄러움이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잉카트레일에서는 한 번 크게 미끄러졌습니다만, 다행히 스틱을 사용한 덕에 다치지 않았습니다. 파타고니아에서는 무난하게 사용했습니다. 고어텍스 등산화이나, 시간당 15mm 이상의 빗길에서는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파타고니아 테레본 조거 - 레인팬츠(오버 트라우저)를 입기 위하여 일부러 가장 얇은 옷을 준비해갔습니다. 


피엘라벤 오버 트라우저 - 레인팬츠가 없었다면 제대로 운행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비가 수시로, 많이 왔기 때문에 정말 잘 사용하였습니다.


레키 마카루 fx ta - 남미 국내선 이용시, 캐리어에 넣어갈 수 있도록 폴딩형 스틱을 새로 구입하였는데, 잘 사용했습니다.


살레와 숏 스패츠 - 레인팬츠와 더불어 카하의 부족한 빗물 침투를 막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빗물에 물이 불어 거센 물길을 넘어가야 했는데, 물이 최대한 덜 들어가게 도와줬습니다.


레키 반장갑 / 파타고니아 미드웨이트 장갑 - 일출산행이 없어, 젖으면 갈아 꼈습니다.


아크테릭스 칼버스 캡 / 코오롱 햇 - 잉카트레일에서는 칼버스캡을 좀 썼으나, 파타고니아에서는 모자 자체를 거의 쓰지 못하였습니다. 바람이 지나치게 강하여 모자가 운행에 방해될 정도..


오클리 ev zero - 무게가 가볍지만, 바람에 날라가지 않게 잘 착용되어 유용히 사용했습니다.



트래킹 하는 다른 분들 관찰 결과

의외로 등산화보다 트레일러닝화를 많이 신으셨습니다. 대부분 그냥 다 젖고 다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파타고니아 제품을 많이 입고, 일본인들은 몽벨, 중국인들은 자국브랜드, 북유럽인들은 HH, 한국인들은 아크테릭스, 피엘라벤, 코오롱을 주로 입었습니다.

장비가 가장 잘 갖춰진만큼 잘 걸어서 가이드도 엄청 빠르게 잘 왔다고 좋아했습니다.












약간의 정보 전달을 위하여 다소 딱딱하게 글을 적었습니다, 다음에는 디시스러운 문체로 가이드 및 포터 관련 뻘글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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