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인 월요일 오후 3시가 넘어 산엘 오릅니다. 이젠 날이 뜨거워 벌써 부터 꾀가 나기 시작합니다.

크래커 하나에 초코바 하나 그리고 오이 한 개와 물 한 통을 조그만 허리색에 꾸겨 넣고서 어깨에 둘러 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어느 산을 갔다 올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수락산을 가보려고 했었습니다. 그것도 박영석이 에베레스트에 새로운 루트를 낸 것 처럼 나도 수락산에 직등루트를 내볼까 하고 요래요래 올라가면 되겠다 하고 줄만 그어보고 “뭔 쓰잘떼기 없는 짓거리냐"하고 망월사로 차를 돌렸습니다.

줄을 그어본 수락산

바위를 뚫고 내려온 나무 뿌리(구렁이인줄 알았음)

혼자서 산을 오르면 산을 오르는 내내 돌고 도는 놀이공원의 회전목마처럼 끝없이 무한 반복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돌고 돕니다. 이 생각, 저 생각, 어휴! 하며 미소가 지어지면서 손발이 오글거리는 생각, “로또 맞으면 기분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 이놈 저놈 죽일 놈 등등…마술상자에서 오색의 천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듯이 생각의 꼬리가 멀어졌다가는 다시 한 바퀴를 돌아 나오곤 합니다.

단아한 산 목련에서 은은하게 향기가 납니다.

의정부 방향의 시가지

돌고 도는 생각이 지겨워 생각의 고리를 끊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내 머리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내 마음대로 어찌하지 못함에 “그래 그냥 그래라”하며 산을 올랐습니다.

산 아래로 보이는 도봉, 노원구를 거쳐 멀리 중량구로 이어지는 아파트들…

불암산과 중량구 봉화산 그리고 개구리처럼 생긴 바위 아래로 망월사가 보입니다.

날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다음주에는 염초릿지를 가보고 싶은데 어찌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  –윤-

@climbingholic   #산악당

http://blog.naver.com/northfaceone/120131779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