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비 오면 산에 잘 안가지만 모처럼 비오는 날 산행이 하고 싶어졌다.

집에서 가까운 도봉산(지하철 한 정거장)으로 가니 아주 초간단 산행차림으로 나선다.

등산화는 고어텍스 등산화에 일반 긴바지 입고 여름에 쓰는 짧은 스패츠를 착용했다. 비가 폭우가 아니어서 발목으로 빗물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비가 많이 오면 스패츠보다는 양말위에 비닐봉지 덮어쒸우는 게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상의는 반팔 티셔츠 입고 얇은 자켓 걸쳤는데 산행 시작하면서 자켓은 벗고 우산을 썼다.

가끔 보면 비오는 날 등산하면서 우산 쓴다고 뭐라고 하는 등산원리주의자들이 계신데 비오는 날이라 등산객이 워낙 적었고 또 우산을 쓰고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 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했다.

비 오는 날이라 아주 시원하고 등산로 한적해서 너무 좋았다.

신선대에 올라가니 나 말고 다른 한 팀뿐이 없었다.

이런 날도 선인봉 야영장에는 야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돌 계단을 따라 흐르는 빗물

산에 돌계단 많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가끔 있던데 돌계단이 아니면 그 수많은 등산객에 저 빗물에 등산로가 제대로 버텨 날 수 있을까?

 구조대 부근에서 보는 선인봉

 선인봉 박쥐소나무

 석굴암에서 보는 선인봉

 수락산과 불암산도 구름에 덮여있다.

 다락능선

 비에 젖어 하루 쉬는 선인봉 박쥐길

 자운봉과 만장봉

 포대능선 Y계곡 가는 길

원래 일요일에는 신선대에서 포대 정상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되어있지만 오늘은 비가 오니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 이쪽에서 건너간다. 도중에 마주친 사람은 세명인가 있었다.

올라갈 때는 비도 그다지 많이 오지 않고 바람도 없어 별 문제가 없었으나 신선대에 올라서니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도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우산을 접고 우의를 꺼내 입었다. 우의는 지하철에서 파는 천원인가 이천원 짜리다.

어차피 와이계곡 지나는 길에는 몰아치는 비바람에 우비 아래 바지는 다 젖는다. 우비 좋은거 나쁜거 별 상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가 계속 오는데다 카메라가 방수 카메라가 아니어서 제대로 사진 찍지 못했다.

포대능선으로 넘어가는 구름을 볼 수 있을까 해서 갔는데 산행 내내 비가 내려 그런 광경을 보지 못했다.

다락능선에서 구름 걸린 선인봉도 오늘은 볼 수 없다.

대신 곳곳에 평소에 잘 없던 폭포 구경은 조금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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