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전 설악산 서북능선에 다녀왔는데 두문폭포 지나면서 대청봉까지

박무 때문에 산행내내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귀때기청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설악의 모든 신께 부탁했건만 오히려 비바람이 몰아쳐 끝내 두번 넘어지고 한계령으로
하산해야하나 갈등하다 서북능 종주라도 해야 마음이 풀릴듯하여 아픈 다리를 끌고
대청까지가서 오색으로 하산을 했습니다.
계획은 중청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공룡능선을 갈 생각이었는데 다음날은 비가 온다는 소식에
위험할 수 있겠다 싶어 그냥 귀가를 했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이번 휴무때는 지리산에 가려고 했지만 비가 온다는 소식에 포기하고 있는데
강원도쪽은 비가 오지 않을거라해서 지난번 아쉬움을 달래려 설악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소공원에 도착하니 비가 올듯 말듯 우중충한 날씨라 비가 오지 않을지, 박무 때문에 또 아무것도
못보게 될까 우려했지만 다행히 희운각을 지나면서 햇빛이 반겨줍니다.
땀이 흐를 걱정보다는 오늘은
설악의 전경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비 소식 때문인지 설악에서 사람 몇명 보지 못했습니다. 천불동거쳐 대청까지 한명 , 공룡능선에서
한팀 마주친게 전부, 역시 평일 산행이 좋긴 합니다...
근데 , 점점 몸이 힘들어 하네요. 뜀박질 안해서인지 기초체력이 전같지 않은듯 합니다. 다리에

미세한 근육통까지 ...좀처럼 없던 일인데 이제는 나이를 인정해야 하는가 봅니다.
열시간...많이 행복했습니다.
다음 휴무때는 지리산의 능선길을 걸어갈 겁니다...가장 기다려지는 산행길이기도 하구요.

하고픈 걸 한다는것, 그것을 계획하고 기다린다는것은 내가 살고 있다는 증거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무력감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구실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그 긴 시간의
발걸음으로 인해 내 마음속의 고민과 회한까지 떨쳐버리는 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