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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내가 본 연평해전 ......jpg

a(180.71) 2015.07.10 17:58:49
조회 972 추천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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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에서 복무했다. 산을 한창 다닐 때라 육군 가면 편했을 테지만, 3년 동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 망망대해를 떠다닌다는 낭만도 있었다. 갑판병으로 인천에서 연안 경비정을 탔는데 졸병 시절엔 취사 일뿐이었다. 끼니는 왜 그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잠자리에 누워서도 다음 날 음식 걱정을 했다. 그러다 특수전단(UDT) 요원 모집 포스터를 보고 지원했다. 체질에 맞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너무 힘들어서 후회했다.

그래서인지 내게 해군은 가족과 같다. 영화 '연평해전'도 저절로 몰입됐다. 특히 영결식 장면에서 가슴 아팠고 눈물이 났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이런 나라에서 유사시에 누가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킬까 의문이 들었다. 참수리 357호 장병과 유족께 낯부끄러웠고 대한민국이 싫어졌다.

며칠 전 판문점에 다녀왔다. 남과 북 사이에 철책도 없이 선이 그어져 있을 뿐이었다. 서울에서 고작 한 시간 거리였다. JSA 경비대대에서 강연을 했다. "실패와 좌절이 있었기에 성공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담을 들려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라"고도 조언했다.

요즘 군인들은 정신적으로 나약하다. 이기적이고 조직 생활을 모른다. 희생정신도 부족하다.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가면 해발 4000~5000m 빙하 위에 군부대가 있다. 동상 환자, 고소병 환자가 있지만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다. 히말라야 원정도 혼자 가는 게 아니다. 팀이 간다. 우리라는 생각, 가족이라는 생각, 한마음 한뜻으로 가야 정상을 밟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연평해전'은 국민적 후원으로 완성됐다. 영화를 보면서 국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국민은 또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젊은 세대가 많이 본다니 반가운 일이다. 2002년 6월 357호의 비극은 월드컵 중계방송 아래 자막으로 축소돼 흘러가버렸다. 정부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적이 쏜 다음에 사격하라는 교전 수칙은 엉망이었다. 툭하면 국정감사 하는데 이게 조사감이다.

/이철원

군도 해이해졌다. 북한 병사가 노크로 귀순을 알려야 할 정도다. 안개가 짙어서 몰랐다는 해명이 말이 되나. 강한 정신, 강한 부대를 만들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런데 훈련 세게 하다 누가 자빠지면 인터넷 들쑤시고 지휘관은 목이 날아갈 판이다. 그러니 대충대충, 무사안일로 흐른다. 최근에 일어난 관심병사 사건은 대부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부터 문제가 쌓였다가 폭발한 것이다. 전부 다 군이 잘못했다고 하고 사기 떨어뜨리는데 이래서 되겠나. 한심하고 답답하다.

제2연평해전 여섯 용사를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격상하겠다는 것을 국방부가 반대하고 있다. 유족을 또 한 번 모욕한다. 나라가 무슨 꼴인가. 미국이 강국인 이유는 국민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6·25전쟁 때 북한에 남겨진 유해를 발굴해 데려온다. 국민은 그런 국가를 믿고 자긍심을 가진다.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은 정치와 교육 때문이다. 흑인지 백인지 흐리멍덩해졌다. 사고만 터지면 머리띠 두르고 소리를 지른다. 법 위에 '떼법'이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을 안 지키면서 인권을 운운할 수는 없다.

나는 산에서 10명을 잃었다. 동료가 눈앞에서 사라지고 떨어지는 일을 당하면 참담하고 고통스럽다. 살아남은 게 죄스럽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면 그들이 품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일어선다. 그들과 함께라는 생각으로 산에 오른다. 극한 상황에 부닥치면 그 동료 얼굴을 떠올린다. 그들의 이름을 주문처럼 왼다. 나에게 힘을 다오, 용기를 다오. 그럼 어느 순간 위기에서 벗어났고 정상을 밟는다. 히말라야 설산에 묻혀 있어야 할 내가 꿈을 이루고 무사히 내려왔다면 어떤 이유가 있을 거다. 나는 그 빚을 갚기 위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살고 있다.

여섯 용사도 그렇게 기억돼야 한다. '연평해전'은 초·중·고교에서 수업의 연장으로 볼만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 그런 분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국가도 존재한다는 걸 학생들이 모른다. 이순신은 너무 멀리 있다. 우리는 북한이라는 화약고를 머리에 이고 있다. 이 영화는 우리가 국가관을 다시 세우고 군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을 기회다. 군대는 '시간 낭비'가 아니고 군인은 '군바리'가 아니다.

제2연평해전에서 이겼지만 희생을 수습하는 과정은 13년 동안 실패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을 버리다시피 했다. '연평해전'은 비극을 어떻게 추스르고 성공으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숙제를 준다. 그들을 예우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다시 국가를 위해 방패가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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