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축령지맥을 마무리해야겠다 싶어 청평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빨간버스 타고가다 문득 지난번 은두산 하산길에

왜 길을 잃었는지가 무척 궁금해졌어요.

다시 은두산을 가보기로 합니다.

분명 제대로 길을 보고 진행한거 같은데 말이죠.

궁금하면 가보면 될일.

계속되는 열대야에 잠 못이루다 이날도 늦게 나왔습니다.

원대성리에 있는 편의 점에서 점심거리를 사고 잠시 쉬는데[

사마귀가 덤비네요. 겁이 없습니다.

펜션들 몇개를 지나 갑니다.

하늘은 쳐다보기가 힘들정도로 타오릅니다.

쭉 가다보면 마치 사유지 같은 곳이 나오지만 무시하고 직진 합니다~

여기도 무시하고 직진~

지난번보다 물이 좀 줄었지만 여전히 계곡은 좋더군요~

또 다시 계곡에서 놀다가 집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일단 점심 먹고~

한참 놀아 봅니다.

편의 점 아주머니가 알아보시고는

오늘도 혼자 은두산 가냐고 묻던데 주말에도 별로 사람 없는 곳을

혼자 가냐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정신 차리고 다시 산을 향해~

여기까지 길은 동일하고 지난번 내려오려고 했던 곳 들머리를 찾아 그리로 올라가야겠습니다.

조금을 더 가니 전에는 못봤던 표지기가 떡하니 있더군요.

분명 못봤는데...

뭐 올라 가봅니다.

분명 길을 따라 올라갔는데  길이 사라지는 느낌~

몇번 오르락 내리락하다  그냥 하산할까 생각하다

그래도 궁금한건 해결해야지...

근데 좀 이상했던게  계곡 가까이의 길이 무너져 알아볼수 없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길 처럼 보이는곳에는 어김 없이 나무가지 자른것들이

길을 가리고 있네요.

가끔 땅바닥에서 흙과 섞인 표지기 발견~

길의 흔적은 별로 알아보기 힘들고

이럴때는 쓰레기가 반가울 정도~

나무관리 때문에 그런가 했는데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날은 덥고 가파르고 가뜩이나 체력은 저질인데 길도 엉망인데

날파리가 끊임없이 눈코입을 공격해대니까

진짜 미쳐버리는줄... 소리 몇번 질렀어요~

그렇게 일단 능선으로 올라왔습니다.

능선 가까이 오니까 제대로 걸린 표지기가 있구나 싶었는데

고압선관리표지

오르막 끝판에 걸려있는 표지기 발견했네요.

제대로 능선을 오르긴 한 듯~

능선에 앉아 씩씩대며 숨을 고르며 한참을 쉬고~

정상방향으로 가봅니다.

어디서부터 길이 어긋났을까...

중간중간 쉬면서 이놈 안가져와으면 어쨌을까나 싶었네요.

뿌려도 몇방을 물렸으니...

돌을 처음 구경 합니다.

꽃구경도 할 여유가 생긴 즈음~

다시 능선에 올라서려는데

또 잘라진 나무들의 공격~

이쯤되니까  이건 누군가 고의로 해놓은거 같다는 생각이...

능선올라서니  마치 엊그제쯤 단거같은 표지가 하나 보이는데

능선 옆으로 자른 나무들을 마구 흩어 놓아 길을 안보이게 만든...

이표지판보고 직진한건데 막상 직진길은 가다 없어지고

중간에 저표지를 보고 우측으로 내려서야 했던거였네요.

궁금증 해결~

깃대봉으로 가서 청평역으로 내려갈까했는데

날이 급 어두워지는데

마침 아까 소나기가 온다는 동네예보 생각이 나더군요.

비오고 흐리면 빨리 어두워질테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지난번 올랐던 길로 하산하는걸로~

정상에서 잠시 쉬는 사이 비가 엄청오네요.

깜빡하고 우산도 우비도 안챙겼구만...

비 좀 맞아가며 급하산했는데

비쫄딱 맞으니 시원은 하더군요.

아까 잘린 나무들 생각~

누가 그랬을라나...

어둠사이를 가르며 다시 원점회귀~

달 참 밝데요~

다음엔 안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