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얘기지만
ㅆㅂ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죽는 줄 알았음.
길 잘못 들어서 갔다가 후회막급.

초입에 로프 잡고 짧은 바위 절벽 오르는 게 있는데
거기서 돌아갔어야 했었음.

겁도 없이 오르다가 중간쯤에서 위를 보니 처마형태로 바위가 막고 있고 길이 안보임.

혼자라 물어볼 사람도 없고, 처음 바위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게 은근히 힘들어서 금방 지침.

숨 몰아쉬면서 멈춰 있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시 내려가야지하고 돌아본 순간.
ㅆㅂ 내가 지금 어디 있는거지. ㅆㅂ 지금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여길 어떻게 올라온거지? 오금이 저리고 몸이 굳어버림.

올라올때는 눈앞에 바위만 보고 올라와서 몰랐는데
아래를 보니 체감상 그랬는지 몰라도 절벽이더라고.
영신여고도 까마득히 멀리 보이고 옆을 보니 경사도가 더 느껴지고...경솔하고 무모한 행동에 후회막급.

사실 약간의 고소공포가 있었다는 게 떠올랐음.

그렇게 속으로 씨발씨발을 외치며 굳어서 멈춰 있는데 기운은 점점 빠지고..신발도 릿지화가 아닌 중등산화 신고 있으니 더 힘든거야.

다행히 그런 내 꼬라지를 옆옆 먼 슬랩에서 보던 분이 산양처럼 유유히 서서 걸어오더니 루트 알려주셨으나 이미 쫄아버린 몸과 마음은 공포감에 사로잡혀 쉽게 움직이지를 못함. 결국 그분께서 손을 잡고 어느 지점까지 이끌어 주시고 홀연히 사라지심.

이끌어 주신 지점에서 등산로 쇠파이프 있는 지점까지도 후달렸지만 다행히 옴.

살 떨리는 경사구간을 스틱 집고 유유히 내려오는 할배가 있지를 않나..그날 내 수준에선 기인을 몇명 봄.

그뒤로 줄이나 봉잡고 가는 곳은 괜찮은데
슬랩구간은 무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