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학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든 오랜기간 등반을 했든 크게 안 중요한것 같애.

등산학교 나와도 모르는 사람들 많고 등반을 오래해도 못하는 사람들 많아.

핵심은 얼마나 '안전하게 하느냐?' 인거 같애.

솔직히 나는 안전의 기준이 개인의 기량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5.13을 하는 사람에게 5.8은 너무 쉬워서 줄 없이도 간단히 올라가겠지만 5.9 겨우 선등 서는 사람한테 5.8은 어렵거등.

프리솔로로 등반을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안전하게 등반할 자신이 있다면 프리로 등반해도 상관 없다 생각함.

알렉스 호놀드가 5.11급을 프리솔로로 등반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하냐? 오히려 기자들이 알렉스한테 너무 쉬운 루트를 선택하신거 아닙니까? 이럴껄. 

근데 그런 알렉스 호놀드도 대다수의 시간은 로프 달고 등반하는데 보내지 프리솔로 하는 경우는 얼마 안되거든. 알렉스 호놀드는 프리솔로를 안해도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등반가여. 전설적인 크랙 루트인 코브라 크랙(14c인가? 정확히는 기억이 안남.)의 완등자 중 한 명이고 작정하고 9a(5.14d~)급을 하려고 안해서 그렇지 하려고만 했으면 크리스 샤마나 아담 온드라 만큼 했을껄? 알렉스 호놀드는 안전하지 않은 등반을 하는 대표적인 사람이지만 그 실력이 세계 최고 중 하나라는데 이견이 없고(그래도 미친짓이라고 까이긴 하지만)자신의 등반을 몸소 증명했기 때문에 누구도 알렉스 호놀드에 대해서 왈가왈부를 못하는거지.

마찬가지로 정승권 선배님이 토왕폭을 프리솔로 했지만 나는 그걸 무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역으로 고산으로 가면 프리솔로가 더 안전할 때가 있어. 기술적인 난이도는 쉽지만 세락 붕괴와 같은 객관적 위험이 더 큰 경우에는 위험한 구간을 빠르게 통과하고자 프리솔로를 하는 경우도 있어. 

이 모든 경우 결론적으로는 100% 안전에 대한 확신이 존재하거나 프리솔로를 하는 경우가 더 안전한 경우 일 때만 프리솔로에 대한 비판에서 그나마 자유롭다는 거야. 

암벽꾼들이 릿지꾼들(정확히는 프리솔로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건 그 맥락에서라고 보면 돼. 과연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 명백히 증명했고 안전한 형태의 등반을 통해서 100% 라는 확신이 과연 릿지꾼들에게 존재하는가? 과연 릿지꾼들이 단 한 번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 얼마전 일어난 사고도 그렇고 지금까지 사고난 대부분의 사례도 그렇고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고 무모하게 산행을 하다가 사고난 사람들이 정말로 많거든. 솔직히 암벽은 떨어져도 줄이 잡아주니 바닥만 안치면 죽진 않아. 몇 번을 떨어져도. 근데 릿지는 아니잖아. 릿지는 매 순간순간이 100%의 확신을 가져야해. 홀드 하나 잡을 때, 발 한번 움직일 때마다. 그 확신이 있어도 나도 모르게 발이 터지거나 운 나쁘게 바위가 부스러지면 그건 그냥 끝이야. THE END 표시 뜨고 이승에서 로그아웃 하는 거라고. 

솔직히 릿지꾼, 암벽꾼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하지만 릿지꾼들, 더 나아가 모든 종류의 프리솔로를 하는 사람들(솔직히 여기에는 나도 포함 돼.)은 항상 겸손하고 신중했으면 좋겠어.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과 만용은 다른거라고. 그리고 만용을 부리다가 사고가 나면 날아가는 건 자기 목숨이야. 만용 부리지 말고 항상 안전하게 가족들 걱정 안하게 집에 돌아가는게 릿지꾼이든 암벽꾼이든 가장 중요한 거란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P.S  안산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나오는 거 같은데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빡세다. 특히 선등. 볼트 거리가 길어서 그런지 겁나 쫄림. 그렇다고 인수급으로 없는건 아니고. 그리고 홈페이지에 나온 각도는 좀 과장이 있고 실제 각도는 45~50도 가량이여. 75도 넘으면 그게 슬랩이냐 페이스지. (나는 너를은 부분적으로 80도 가량 된다. 둔턱 넘어야 됨.) 등반하고 싶으면 등산학교 연락하고 가는 게 좋다. 홈페이지에 되게 친절하게 되있긴 한데(참고로 진짜 생노가다로 작업했다. 내가 해봄 ㅇㅇ) 그래도 루트 자체가 어려운 편이고 혼합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고 특히 첫볼트가 굉장히 멀다. 그렇다고 홀드가 좋은 것도 아니고 볼트도 인공등반용 볼트 행거를 따로 챙겨가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냥 권기열 교장님이랑 같이가는게 편함. 어차피 주중에는 가이드 등반도 하신다. 

그리고 필자는 안나간지 권등 안간지 ㅈㄴ 오래됨. 윾동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