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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해이고, 밝으면 반드시 어두워지니 밤이로다.앱에서 작성

알록달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30 14: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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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f988172b2846cf223e88f934e9c701f0ebc6739631bcc4d47c8793ddbc2777524c740b8081263311a4524aa5a6fb429ecf92f

그런데 섣달 그믐밤에 꼭 밤을 지새우는 까닭은 무엇인가. 

또한 소반에 산초를 담아 약주와 안주와 함께 웃어른께 올리고 꽃을 바치는 풍습(椒盤頌花, 두보의 시에 나오는 노래의 한 구절)과 폭죽을 터뜨려 귀신을 쫓아내는 풍속은 섣달 그믐밤에 밤샘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침향나무를 산처럼 얹어서 쌓고 거기에 불을 붙이는 화산(火山) 풍습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 

섣달 그믐 전날 밤 하던 액막이 행사인 대나(大儺)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함양의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두보는 「금석행(今夕行)」이란 시에서 홀로 긴 밤을 지새우며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하며 자신의 고독을 달래었다고 노래한 적이 있다.) 
여관에서 쓸쓸하게 깜박이는 등불을 켜놓고 잠을 못 이룬 사람은 왜 그러하였을까…….    왕안석(王安石, 북송의 정치가로 정치개혁에 따른 신법을 제창하였던 뛰어난 개혁가)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을 탄식했다. 

소식(蘇軾)은 도소주(屠蘇酒)를 나이순에 따라 젊은이들보다 나중에 마시게 된 서러움을 노래하였다. 이것들에 대해 상세히 말해보라. 

어렸을 때는 새해가 오는 것을 다투어 기뻐하지만 점차 나이를 먹으면 모두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세월이 흘러감을 탄식하는 것에 대한 그대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광해군의 책문(策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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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부싯돌의 불처럼 짧습니다.’

이명한(1595-1645, 선조28-인조23)

“밝음은 어디로 사라지고 어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잠깐 사이에 세월은 흐르고 그 가운데 늙어 가는구나!” 한 것은 바로 위응물(韋應物)의 말입니다. 뜬구름 같은 인생이 어찌 이리도 쉽게 늙는단 말입니까? 하루가 지나가도 사람이 늙는데, 한 해가 지나갈 때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네 마리 말이 끌듯 빨리 지나가는 세월을 한탄하고 우산(牛山)에 지는 해를 원망한 것도 유래가 오래 되었습니다.

집사 선생의 질문을 받고 보니, 제 마음에 서글픈 생각이 떠오릅니다. 한 해가 막 끝나는 날을 섣달 그믐날이라 하고, 그 그믐날이 막 저물어 갈 때를 그믐날 저녁이라고 합니다.

네 계절이 번갈아 갈리고 세월이 오고 가니, 우리네 인생도 끝이 있어 늙으면 젊음이 다시 오지 않습니다. 역사의 기록도 믿을 수 없고, 인생은 부싯돌의 불처럼 짧습니다. 

100년 후의 세월에는 내가 살아 있을 수 없으니 손가락을 꼽으며 지금의 이 세월을 안타까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밤이 새도록 자지 않는 것은 잠이 오지 않아서가 아니고, 둘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흥에 겨워서가 아닙니다. 묵은해의 남은 빛이 아쉬워서 아침까지 앉아 있는 것이고, 날이 밝아 오면 더 늙는 것이 슬퍼서 술에 취해 근심을 잊으려는 것입니다. 풍악 소리, 노랫소리 귀에 그득 울리게 하고, 패를 나누어 노름을 하면서 정신과 의식을 몰두하는 것은 억지로 즐기려는 것일 뿐입니다.

은하가 기울려고 하면 북두칠성의 자루를 보고, 촛불이 가물거리면 동창이 밝아 오는가 살펴보면서 아직 닭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기뻐하고, 물시계가 날 밝는 것을 알릴까 두려워하는 것은, 이 밤이 새지 않기를 바라고 묵은해를 붙잡아 두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10년의 세월이 어느 날인들 아깝지 않겠습니까마는, 유독 섣달 그믐날에 슬픔을 느낍니다. 그것은 하루 사이에 묵은해와 새해가 바뀌니, 사람들이 날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해로 따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날이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사실 그해가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이고, 그해가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늙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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