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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머리 구조대 미용실형]역대급 레전드 구조대 멘붕옴 ㄹㅇ #볼륨매직
구조대 쓸게 진짜 많이 밀려있는데 한 20명 정도...?근데 이번에 가장 최근 구조대 헤붕이 진짜 머리가 너무 어렵고 이게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머릿속이 하얘져서주절주절 쓰려고 글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는데...아니 이럴 거면 구조대 글을 정식으로 쓰지라는 생각에 가장 최근 구조대 먼저 쓴다매직이 제대로 안됐구만머리 한지 얼마 안됐으니간단하게 연화를 새로 싹 보고볼륨매직기로온전히 잡으면 간단하겠네 ^^ <-- 라고 생각함그러면 늘 항상 낚이지수원 오쉴??헉... 인천에서 옴 머리 ㅗㅜㅑ얘기 들어보니볼륨매직인데ㄹㅇ 그냥 판 매직기로 일자로 쫙쫙쫙 강제 펴짐 당했다고 함ㅎㅎ;;매직 고인물 헤붕인데걍 여기서부터 정신 나갈 것 같았다며그냥 일자로 쭉쭉 다 핀 것 같음군데군데 덜 펴진 곳, 쭉 뻗은 곳,터지려고 하는 곳, ㄹㅇ 장난 아님;;사연을 들어보니 곱슬이 심해서 3개월에 1번씩 볼매를 하는데지방에서 올라왔고 원래 10년 넘게 단골로 가던 미용실이 있었는데수도권 미용실에 대한 로망으로 인천 올라와서 동네에서 했다가참변을 당함 12만원 주고 했는데 볼매 경력이 상당하다 보니잘못된 것을 분명하게 인지했고,미용사분께 명확하게 어필을 해서환불받았음 네이버 톡톡으로 얘기하다가 미용사 입장은 "죄송합니다 환불은 어렵고 재시술을 해드리겠습니다" 헤붕이 입장은 "아니다 못 믿겠다 머리가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또 맞기냐"하다가 읽씹을 당해서전화 + 문자로 2차전 ㄱㄱ 해서머리 망친 거 물어달라는 말 안 할 테니 환불선에서 끝내자 해서 극적 타협하고 환불받았다고 함이 결말은 미용사 입장에서도 오히려 잘 된 상황인 게 이 머리 어케 다시 할 거임...;;그래서 네이버 톡톡이랑 문자 내용 나도 봤는데양아치 미용사였다면 원래는 같이 극딜을 박는데망친 미용실에서 너무 젠틀하고 죄송하다고 깔끔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나도 뭐라 말은 못 하겠더라그러면서 미용사분 입장도 이해하는 게 악성 곱슬에 주기적으로 매직하는 머리는 난이도가 많이 높고특히 볼륨매직 시술 자체 난이도가 많이 높은 난이도라서기술이 안됐던 거지 나이도 있으신 원장님이신데 너무 예상 밖의 젠틀한 태도라서 나도 놀랬음 ㄹㅇ 이런 사람 여기 업계에 진짜 잘 없거든어떻게든 속이려고 하고 본인 잘못 뻔히 아는데 이 악물고 손님이 모를줄 알고 부정하고사과 절대 안 하고 인정 절대 안 하고그런 케이스는 정말 극혐해서 같이 달 박거든근데 문제는 내가 ㅈ됐음아.....아니 ...저 때 진짜 머릿속이 하얘짐아....일단 큰일이다 싶어서 동생 소환함"이거 어케해 바바""아니 이거...;;""이... 이거.... 구조 어케하는데...;; "머리도 뭐 걍 그냥 너덜너덜해서물만 먹어도 접혀 있음힘도 하나도 없고사실 머리 저러면 모양 못 만들거든약으로 데미지를 살짝 입혀야 되는데아무리 미세한 데미지를 준다고 해도남은 hp가 1인데그 데미지를 버티겠냐고바로 사망하지 ㅠㅠ 내 머릿속아....진짜 아....아.....아......일단 아..." 야 이거 ㄱㄴ?" "아니 이게 왜 구조대 난이도가 계속 끝도 없이 올라가는데?"이콩: 그니까;;"아니 이거 아;;"헤붕이 일단 ㅈㄴ 심각해짐 아 씨...와....어카지...내가 저렇게 멘붕온 게극단적인 데미지 경계가 4~6개임자연스럽게 연결된 경계도 아니고 극단적인 경계임할렘가랑 부촌이랑 붙어 있고 중국과 일본이 붙어있고호랑이 바로 앞집이 토끼 가족이 사는 집뭐 이런 느낌?저 파란 곳은 전 미용실에서 속 머리 손도 안 댔음 저기 왜 안 하냐고 헤붕이가 물으니미용사분이 저긴 그냥 안 된대 어질어질..그래서 저긴 곱슬 그대로 ㅈㄴ건강하고노란 줄은 곱슬이 덜 펴졌는데 ㅈㄴ 상한 건지 멀쩡한 건지 물음표에저기 갈색부터 손상도가 훅 올라가고빨간 동네 입구 쪽은 체력 3정도 남았고 끝 쪽은 1도 안 남고 0.5남음걍 바로 그냥 녹고 터지려고 스탠바이 하고 있음매직이 되려면 그래도 모발에 딜을 좀 박아서 모발 결합을 끊어야 하는데약을 ㅈㄴ 쌘 거랑 이것저것 병행하다가 아랫동네로 약이 침범하면 걍 거기서부터 저 머리카락은 내 몸에 붙은 머리카락이 아니게 되고 독립하게 됨저긴 그냥 무작정 안 발라서경계도 명확하지 않고 곱슬 아예 안 펴져서저기만 건강타입 발라야 하는데저 건강타입 약이 다른 부분에 묻으면 머리가 거기서부터 끊어지고...일단 저 상태도 보고 난 멘붕 와서 ㅈㅈ 쳤음아 이거 못 한다 ...하... 헤붕이도 머리 망해서 스트레스받을테고이거 이 헤붕이한테 온전히 해줄 사람도 솔직히 없음계속 고민 끝에 방법 생각해냄그리고 해탈함 집 가는 거 포기하고 한 새벽 3시쯤 끝나겠다 생각하니까맘 편하더라 먼저 선행으로 저렇게 곱슬 전에 손도 안 댄 저 부분 먼저 건강타입 약으로 선행해서 도포했음저거 바르는데도 한 15~20분 걸렸을 거임 저 날 내가 화장실 큰 거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참았거든헤붕이한테 아 진짜 화장실 못 가서 미치겠다고 하고 화장실 다녀와서구조대 들어갔고 내 체력도 똥피에다가 저 머리 보고 어질어질하고저 경계도 잡아야 하는데 피곤해서 잠은 오지 밥도 못 먹어서 힘도 없지참고 이 악물고 바르냐고 한 20분 걸린 것 같음업계 매직의 비밀에 대해 좀 풀자면 비밀까진 아님 ㅋㅋㅋ;;분명히 이렇게 망치는 경우 너무 많은 거로 봐서이런 내용 모르는 미용사도 반 이상일 거임 80% 예상 해봄헤붕이들도 함 읽어보면 아하 ! 그래서 내 머리가 망했구나! 싶을 거임주기적으로 매직하는 곱슬머리는 곱슬 올라온 곳만 건강모 강한 타입 약을 먼저 발라야 함 과거 매직했던 곳 닿으면 안 됨그전에 매직했던 자리 약 바르다가 약이 아래로 밀려내려가서 건강모 타입 약 닿으면 ㅈ됨 약 강도도 강하고 약 처리 시간도 길게 보는데... 그래서 약 밀려서 내려가거나 경계 착각하고 밑에도 발라버리면 ㄹㅇ 머리 터짐매직 했던 머리 매직약 모발 전체에 한큐에 바로 뚝딱 하고 바르면눈 질끈 감고 ㅈ됐다고 생각하면 됨머리 안 망치려면 경계도포를 명확하게 나눠서 해야하고 도포 테크닉이 필수임그래서 매직약 도포 할 때 꼼꼼히 경계대로 맞춰서 도포 해야 하고약재도 각 손상도 경계에 맞춰서 강도 맞는 약을 써야 함 방치 타임까지도 맞춰야 하고 그래서 각 손상도 별로 분석을 정확하게 판단이 중요그리고 도포도 정확하게 해야 함약에 대한 반응도 같은 약을 쓰는 기준으로머리카락 내구도가 100%라고 치면예를 들면1% 깎이면 99% 내구도에 1배 작용2% 깍이면 2배3% 깎이면 3배10%가 깎여서 90%가 남으면 10배99%가 깎여서 1%가 남으면 99배이런식임 손상이 클 수록 약은 더 빨리 더 강하게 작용함그래서 내구도가 20%남은 머리에 펌 해야 하니까단순히 2%만 깎고 펌 해야지 하고 생각 없이 약 댔다가딜 160% 먹고 터지는 상황이 일어나는 거임 위 사진에서 파란 곳은 내구도 100%뿌리 노란 곳은 내구도 60%주황색은 내구도 10% 남고빨간 곳은 내구도 1~3% 남음 헤붕이 매직 주기가 3달 주기라 빨간 곳 안에서도 1% 2% 3% 나뉨이러니까 머리가 많이 아프다1차 도포 후 열처리 20분 돌림곱슬 펴야 하는 하단 부분은 건강모 타입 도포함그냥 다 내려놓고 다 체념하고끝날 각도 안 보이고체력 비축을 위해열처리하는 동안 샴푸실 가서 10분 자고옴2차 도포망친 미용실에서 열심히 폈지만 데미지대로 먹고 곱슬 애매하게 덜 펴진 곳건강 타입 바르면 터지니까손상 모용 타입 들어감저기도 위험해 저 손상모 타입 약이저기 빨간 할렘가 동네 닿으면바로 터짐그래서 경계를 다 똑바로 못 바르면 그냥 다 끊어짐 무섭다 ㅜ.ㅜ 달려야 하니까먹어야겠쥬 ?헤붕이랑 치킨 먹는데헤붕이 표정이 너무 불안해함 ㅋㅋㅋ;;머리 망해서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았는데상황이 이러니 걱정이 많이 될 법한 상황이지... 저만치만 약 바르고 약 처리 보고 헹군다저기 아래는 그냥 머리가 맛이 가있음저기까지 1.5 시간 걸린 것 같음전 미용실에서 원블럭, 상고라인? 하단 안쪽 손 안 대서 곱슬곱슬한 곳 연화 보고머리 덜 펴진 곳도 연화 다시 봄이제 아래 터질랑 말랑하는 갓파 부분 남았는데전 미용실에서 일자로 다 쫙쫙 펴놔서손을 안 댈 수도 없음 ;;; 그래도 곡선을 자연스럽겐 만들어 줘야 하는데그래서 데미지 살짜가 줘서 모양 다시 바꿔야 하는데ㄹㅇ 뭐랄까 체력 1~3 남은 머리카락인데진짜 실수하면 저 나머지 머리 다 망가지는 거임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말도 안 되게 약한 약으로 연화 본다중간중간 테스트 봄연화 다 보고 나옴말리는중ㅗㅜㅑ연화가 잘 됐네 뽀록인가~~~저런 모양이면 곱슬이 잘 펴짐모발이 안 터지고 전체적으로 연화된 상태임이제 프레스로 잘 피면 됨이제야 헤붕이 표정이편 안매직 고인물들은 그냥 척 보면 다 알더라매직을 하도 많이 해봐서 그럼 ㅋㅋㅋ열심히 피고 말고 띄우고프레스 끝공구리썀푸 하고 나옴아까 매직 경계 때문에 정리 못하고 ㄱㄱ 한 커트를 함대충 털어서띄워서 말리고마지막 질감처리 잡고끝...! ㅜ.ㅜ↑↑↑비포 곱슬 덜 펴져서 여기저기 휘고머리는 일자로 쫙 쫙 펴놔서 갓파 같고속 머리는 곱슬 그대로고↑↑↑애프터싹싹 피고 터져서 잘못된 곳 모양도 다시 잡았쥬↑↑↑비포↑↑↑애프터전 미용실에서 프레스로 꽉꽉 누른 직선 머리들 곡선으로 바꿨고원체 머리카락이 똥피라서진짜 이 정도도 기적이라고 볼 수 있음 ↑↑↑↑ 너무 좋아하는 헤붕이다 끝나니까 3시 넘더라진짜이번 구조대는 인생 최대 시련이였음ㄹㅇ진짜 내가 내 입으로 이런 말 민망해서 안 하는데이렇게 망한 머리 어디서 누가 다시 고쳐주냐고 이건 진짜 일반 미용실들 손 절대 안댐 진짜 ㄹㅇ임그래서 정말 어렵고 힘든 구조대였다그나마 중간에 멘붕오다가 방법이 생각나서 다행이지6시간 넘게 걸린 구조대임 ㅠ.ㅠ다시는 이런 구조작전은 없길 바란다 정말 ㄹㅇㄹㅇㄹㅇㄹㅇ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한다암튼 이렇게 구조대를 했고간단히 쓰려다가 본 글까지 썼네 ㅋㅋ;;글 업로드하고 자러 감 ㅂㅂㅂ 그럼 난 20000....!!
작성자 : 미용실형고정닉
15세기의 체스 대격변 패치, "여왕의 체스"
[시리즈] 체스 옛날 이야기 · 인디언 오프닝과 어느 시골 브라만의 이야기 · 미국체스협회 레이팅 2위를 달성한 살인범의 이야기 · 1000년 전의 이슬람 체스 퍼즐, 만수바(مَنصوبة) · 에반스 갬빗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 ㅋㅋㅋㅋ 이건 진짜 체스 성유물이네 우리가 즐기는 온라인 게임들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간격으로 패치가 이루어지고는 한다.그렇다면 체스는 어땠을까?체스의 초기 역사를 살펴보면, 체스는 정말 지독하게 오랜 세월 동안 패치가 없었던 게임임을 알 수 있다.오늘날 인도의 체스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남겨져 있지 않아 알기 어렵지만, 적어도 이슬람 전래 시기(9세기경)부터 15세기까지, 체스는 그 형태를 거의 온전히 유지해온 게임이었다.특히 페르시아 - 아랍 - 유럽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거의 동일한 체스가 500년 가까이 플레이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이는 상당 부분 무슬림들의 영향력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이 체스를 페르시아로부터 도입한 뒤 별도의 변형 없이 상당 기간 동안 원형을 유지하며 플레이하였고,이 체스가 그대로 10세기, 11세기경에 유럽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무슬림들이 원작 리스펙에 어찌나 충실했던지, 이들은 대부분의 체스 용어를 번역도 하지 않은 채 페르시아어를 그대로 갖다 쓰고는 했는데,이로 인해 오늘날의 일부 체스 용어들(룩, 체크메이트)은 여전히 페르시아어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이슬람 세계에서는 체스를 거의 변형시키지 않은 반면,유럽인들은 12세기경 일부 마이너 패치를 단행하였는데, 이를테면 이런 패치들이었다.패치 1.유럽 전용 스킨이 추가됩니다.앞으로 코끼리는 비숍, 재상은 퀸의 스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물의 성능 변화는 없습니다.)패치 2.폰이 첫 이동에 2칸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패치 3.킹과 퀸(재상)은 첫 이동에 기물을 뛰어넘어 두 칸 이동할 수 있습니다. (King's leap)(주로 룩을 킹 옆에 배치한 뒤 다음 수에 킹으로 뛰어넘는 방식으로 활용했고, 이것이 이후 캐슬링으로 발전하였음.)물론, 이것들은 특수룰 수준이었으니 없는 셈 치고 플레이해도 그만이었고,체스는 이때까지만 해도 페르시아와 유럽 사람이 만나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여전히 남아있었다.그러나, 15세기 말,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체스의 1500년 역사상 가장 큰 대규모 패치가 유럽에서 진행되는데...바로 퀸과 비숍의 상향 패치였다.처음에는 그저 로컬룰에 불과했다.폰 정도의 가치 밖에 지니지 않던 쓰레기 기물 퀸과 비숍이 미친듯이 강화되는 개초딩 로컬룰.대각선으로 두 칸씩만 이동할 수 있었던 비숍은 대각선 끝까지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고,대각선으로 한 칸씩만 움직일 수 있던 퀸은 아예 직선과 대각선 끝까지 이동할 수 있는 최강의 능력을 부여받았다.당대 사람들은 이 변형체스를 가리켜 이렇게 불렀다.프랑스어로, "ésches de la dame"스페인어로, "axedrez de la dama"여왕의 체스, 라는 뜻이다.이 변형룰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ésches de la dame enragée", 미친 여왕의 체스 라고 경멸적으로 칭하기도 했던 모양.이 로컬룰의 정확한 발명자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당대 유럽에서 체스를 플레이한 주요 지역이었던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중 어디 한 곳에서 시작됐다고 추정할 뿐이다.다만, 그 시기는 어느 정도 좁혀질 수 있는데, 1460년들까지의 자료에서는 '여왕의 체스'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반면,1490년부터 이 새로운 변형 체스에 대한 언급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1470년-1490년 사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그런데 이 변형룰은 정말 미친듯한 속도로 퍼져나갔다.새로운 변형룰 '여왕의 체스'를 언급하는 15세기 말, 16세기 초의 문헌들은 전통적 체스와 여왕의 체스를 구분하여 다루고 있는데,16세기 중엽쯤 되면 아예 문헌들이 전통적 체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체스'라는 단어를 '여왕의 체스'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하기 시작한다.이렇게 '여왕의 체스'는 유럽 체스의 주요 세계,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를 50년 만에 휩쓸고, 16세기 중엽부터는 영국·독일 등 체스 세계의 변방에도 전파되기 시작한다.말하자면 우르프 모드가 너무 인기를 끈 나머지, 아예 소환사의 협곡을 대체해버린 격이다.이는 매우 오랜 세월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게임 치고는 너무나도 빠른 변화 속도였는데,특히 당대의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게임사에서 알아서 패치를 진행하고 패치노트를 올리면 뚝딱인 오늘날의 온라인게임들과는 달리,15세기에는 중앙집권적으로 패치를 진행할 방도가 없었다.FIDE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떤 미친 사람이 나서서 전 유럽에 패치노트를 뿌려댈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지역간 교류가 오늘날처럼 쉬웠던 것도 아니고.그런데 이 근본없는 로컬룰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퍼져나갈 수가 있었을까?당연한 결론이지만,이는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체스보다 여왕의 체스를 더 재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원래, 체스는 끔찍하게 느린 게임이었다.노패치 기준의 체스 1.0 바닐라를 상상해보자.폰은 한칸씩 찔끔찔끔 움직이고, 비숍은 적을 치려면 한세월을 뛰어가야 하며, 퀸은 사실상 수비 전용 기물이다.그때나 지금이나 룩은 폰 장벽에 막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한참 걸리는 기물.그나마 날렵하게 뛰어다닌다고 할만한 기물이 나이트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놈이 괜히 혼자 말을 타고 다녔던 것이 아니다.)심지어 폰을 끝까지 밀어 승급을 시킨다 해도, 이 당시 폰은 똥쓰레기 기물인 퀸으로만 변신할 수 있었다.이 때문에 당시의 체스는 한참동안 서로 폰 구조를 쌓아올리다가 기물들이 한꺼번에 맞붙기 시작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으며,게임 속도도 매우 느렸고 무승부 비율도 현재보다 훨씬 높았다.체크메이트도 몹시 힘들었는데, 비숍과 퀸 없이 체크메이트를 내야 한다고 상상해보면 된다.이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은 체크메이트 이외의 별개 승리조건인 bare king으로 판가름 났는데,이는 킹을 제외한 상대방의 기물을 한마리도 남기지 않고 전멸시켜 승리하는 것이다.당연히 그 과정은 몹시 지루하고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앞서 언급한 12세기 유럽에서의 부분적인 룰 개정, 즉 폰의 2칸 이동과 king's leap는 당대 유럽인들이 원하고 있었던 게임의 변화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유럽인들은 줄곧 더 빠른 게임, 더 빠른 체스를 원하고 있었고, 새롭게 등장한 '여왕의 체스'는 그들의 수요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었던 것이다.여왕의 체스는 체스 메타에 극명한 변화를 가져왔다.제일 쓸모 없는 기물이었던 비숍과 퀸이 전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기물들로 돌변했다.오늘날의 체스에서 가장 빠르게 상대 진영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이 두 기물이 추가되면서,체스는 훨씬 더 빠르고, 더 공격적이고, 더 정교한 플레이가 요구되는 게임으로 급격하게 변화하였다.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무엇이었냐면...바로, 스콜라메이트다.새롭게 변화한 두 기물 '퀸'과 '비숍'에 의해 단 4수만에 가능해진 체크메이트.스콜라메이트는 여왕의 체스를 다루는 초기 문헌들에서부터 매우 빠르게 주목을 모았다.여왕의 체스에 대해 언급한 최초의 텍스트 중 하나인 Le Jeu des esches de la dame moralisé(15세기 말 저술 추정)는 벌써부터 스콜라메이트에 대해 언급하며, 놀라워하고 있다."비숍에 의해 보호를 받는 퀸에 의해 4번째 차례에 킹이 메이트 당할 수 있다... 설령 킹이 자기 진영에 있더라도."오늘날에는 너무나도 당연해진 양학원툴의 스콜라메이트가, 당시로서는, 공격적이고 스피디한 새로운 체스의 탄생을 보여주는, 오늘날 '여왕의 체스'의 역사적인 상징이었던 것이다.
작성자 : 김첨G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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