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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맨션 진각 스토리 와 이람?

ㅇㅇ(58.124) 2021.05.19 16:48:20
조회 35 추천 0 댓글 0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의 기분은... 다른 날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저 오랜만에 꿈을 꾼 건가? 하며 속으로 되뇌었을 뿐.

몽롱한 기분에 취해있었지만, 무심코 느껴진 오른손의 통증이,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했다.

“이건...?”

펜이 부러질 정도로 힘을 주고 있던 오른손을 치우자 낡은 양피지 위에 무언가가 어지럽게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분명 내가 적은 것이 분명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고, 그래서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했다.

“안돼.”

어느새 나타난 니알리가 양손으로 양피지를 가렸다.

평소처럼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가리려 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음을 쉽게 느낄 수 있을 만큼 긴장한 눈치였다.

나는 그녀의 말에 굳이 토를 달지 않았고, 니알리는 절대 보지 말라고 말했으면서도 정작 양피지를 빼앗아 가지는 않았다.

아니, 양피지를 만지고 싶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단 한 순간도 잠들지 못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유혹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는 나를 계속해서 어딘가로 데려가려 했다.

허용치 이상의 약물을 사용해도, 독한 술을 정신을 잃을 때 까지 마셔도 그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어차피 세상의 결말은 시작과 함께 정해져 있고, 그저 결말을 따라 흘러갈 뿐이란다.

이미 정해진 끝이 궁금하지 않니?


아니! 그딴 거 궁금하지 않아! 삶의 끝이 죽음이라고 해서, 죽음을 궁금해하면서 살지는 않잖아!

보통 사람들은... 그런 걸 몰라.


그래. 네가 그걸 거부하는 것도... 혹은 받아들이는 것도 결국은 정해진 일이니까.

그러니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렴.


이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하면 편해질까? 목소리가 말하는 결말을 마주 본다면...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이젠 지쳤어...”

다 끝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온몸의 감각이 사라졌다.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조차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었다.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피부가 아릴 만큼 차가웠지만, 끝까지 가라앉았을 때... 마침내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들었다.

“...이 멍청이가!”

누군가의... 목소리? 분명 익숙한 목소리인 것 같은데,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오직 차가움만 있을 것 같았던 공간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감아”

뭐?

“눈 감아!”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나도 모르게 눈을 감는 순간, 눈을 떴다.

세상에서 가장 고요했지만, 가장 소란스러웠던 감각이 사라졌고, 눈앞에 허름한 숙소의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여서는 안 될 편린들이 세상과 마구잡이로 뒤섞여 움직이고 있는 것들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뒤틀리고 있었고, 그것들이 보여주는 것들은 모든 순간의 시작이었지만 한순간의 끝과 같았다.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을 주입 당하는 듯, 정신이 아득해지려는 순간 따듯한 기운이 눈을 가렸다.

그녀가 내 눈을 가려주자 눈앞의 괴리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모든 현재가 섞인 것들이 사라지고, 오직 내가 서 있는 현재만이 남았다.

그리고 가려진 손바닥 사이로 언뜻 보이는 모습은...

“아직... 보면 안 돼. 언젠가는 가야 겠지만...”

그녀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덧붙였다.

“조금만 더...”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것보다 내 눈앞에 보이던 것들은 도대체...?

“앞으로 이걸 쓰고 다녀.”

니알리가 나에게 씌어준 것은... 단안경 이었다. 마치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그 안경은 나에게 꼭 맞았고,

니알리는 그것을 씌우고 나서야 손을 치워줬다.

이제 세상을 덮었던 괴리는 보이지 않았고, 오직 숙소의 허름한 천장과 뒤통수의 따뜻함이 느껴질 뿐이었다.

“크, 크흠... 이건...”
“왜? 뭐 잘못된 거라도 있어?”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니알리의 손이 가볍게 내 이마를 밀었다.

그리고 이내 니알리가 불쑥 시야 안으로 튀어 들어왔다.

“이것도 나름 괜찮은데? 가끔 해줄까?”

그녀는 아무것도 일도 없었다는 듯 싱글하고 웃었지만, 저 웃음을 지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무심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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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러그 오지게 깔아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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