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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식의 e런 사람] '제독신' 박준효, "'FC 온라인' 아카데미 설립이 꿈"

데일리e스포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7 15:36:42
조회 4988 추천 3 댓글 11

'FC 온라인'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던 '제독신' 박준효는 현역 시절부터 '전술의 신'으로 불리며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프로게이머 은퇴를 선언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운동을 통해 건강 관리에 힘쓰는 동시에 개인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활발히 전술 연구를 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게임을 알려주며 '효초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FC 온라인' 및 e스포츠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런 그를 지난달 26일부터 28일 대전에서 열렸던 FC 프로 마스터즈 2024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결승전이 열린 28일 이벤트 매치 참여를 위해 현장을 찾았던 그는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근황, 최근 열었던 'FC 온라인' 클래스, e스포츠 현장 복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놨다. 오랜 세월 'FC 온라인'을 해온 그는 인터뷰에서도 게임을 향해 '효초리'를 들었지만, 동시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그의 꿈은 'FC 온라인' 아카데미 설립이라고 한다.

▶잠시 가졌던 '인게임 휴식기'…'뿌챔스' 통해 다시 발견한 열정

박준효는 올해 초 공지를 통해 앞으로 인게임 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고착화된 게임 메타에 몸도 마음도 지쳤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 후 게임을 쉬면서 그는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게임을 하지 않는 동안 마인드 셋을 고쳤다. 그러면서 멘탈적으로 많이 건강해졌다. 'FC 온라인'이라는 게임에서 딱 한 발짝 정도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많은 것들이 보이더라"고 털어놨다.

이렇게 회복의 과정을 거친 그는 인기 스트리머 '두치와 뿌꾸'가 진행하는 'FC 온라인' 이벤트 대회인 '뿌챔스'에 출전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생긴 기존 출전자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나서게 된 이 대회를 통해 박준효는 다시 게임을 시작했고, 약 넉 달 간의 휴식기를 통해 회복한 몸과 마음으로 대회에 임해 우승을 차지했다. '뿌챔스'는 지쳤던 그가 다시 열정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는 "'뿌챔스'를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뿌챔스'에서 나왔던 상대를 향한 맞춤 전술 등은 그동안은 전혀 마음먹어보지 못한, 처음 가져보는 마음으로 임했기에 됐던 거다"라며 "그전에는 스스로 한계를 가진 상태에서 게임을 바라봤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게임 플레이를 쉬면서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깨지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텐백' 메타의 게임이라고 해도 이 정도만 노력하면 파훼법을 비롯해, 이용자가 누릴 수 있는 재밌는 콘텐츠도 만들 수 있는데, 당시에는 그냥 내가 안 되니까 더 알아볼 생각도 안 하고 그냥 도망가려고 했다"며 "이에 대해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 그래서 다음 시리즈까지 게임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뿌챔스'를 계기로 팬들에게 스스로 아이 같았다고 사과도 하면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이었던 'FC 온라인 클래스'

지난달 20일 박준효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바로 현장에서 'FC 온라인 클래스'를 개최한 것이다. 영상을 통해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직접 가르치기 위해 개최한 강의 형식의 미팅이었던 박준효의 'FC 온라인 클래스'는 약 50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FC 온라인 클래스'를 처음 기획하고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박준효는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열정과 'FC 온라인' 풀의 토대 다지기를 꼽았다.

그는 "정말 가식이 아니고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너무 좋다. 저도 그런 스타일이다. 승부욕이 강하고, 하나 꽂히면 연구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그날 50명 정도가 오셨는데, 소위 말해 '전술에 미친 사람들'이었다. 사실상 연구하는 수준이 저와 거의 비슷한 사람들이었다"라며 "제가 거의 3시간을 이야기했는데, 그걸 다 적어서 가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분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서 그는 "두 번째는 어떤 분야든 근간이 잡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풀이 작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본다"라며 "그래서 그 안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또 그게 'FC 온라인' 풀에서 근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한 번 시도해 봤다"고 힘줘 말했다.

그런 만큼 이번 행사를 일회성으로 그칠 생각은 없다고 한다. 박준효는 "(이번 행사는) 오히려 명분을 만드는 자리였다. 이제 이런 클래스를 할 건데 '이 정도의 이용자가 나에게 배우러 왔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라며 "클래스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티어가 오르는 것을 보고, 제가 포인트를 잘 잡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이걸 토대로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도전을 계속해 볼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광동에서 보낸 프로게이머 시절…"돌아간다면 오직 광동"

앞서 언급했듯 박준효는 이날 FC 프로 마스터즈 2024 이벤트 경기 참여를 위해 대전을 찾았다. 그는 비록 이벤트전이었지만, 최근 우승을 차지했던 '뿌챔스'에 이어 다시 한 번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렀다. 두 번의 대회를 소화하며 그는 문득 e스포츠 현장 복귀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남몰래 아마추어팀을 도우며 지도자를 향한 도전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다시금 e스포츠에 대한 의지를 키워가고 있는 그는 만약 돌아간다면 돌아갈 곳은 친정팀 광동뿐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광동은 2022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1과 EA챔피언스 컵(EACC) 서머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두 번의 대회 후 박준효가 은퇴했고, 그로부터 광동은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팬들 사이에서는 박준효가 광동에서 차지하던 존재감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저도 들리는 귀가 있고, 보는 눈이 있다 보니까 광동이 성적이 안 나올 때마다 제 이야기가 나오는 걸 알고 있다"라며 "그런데 제가 없다고 해서 이 친구들이 노력을 안 하는 게 절대 아니다. 그런데 제가 거기에 반응하면 그 친구들이 피나는 노력을 하는데도 '박준효 없으면 안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용히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동은 제 집이다. 중간에 팀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저는 광동으로 시작해서 끝도 광동으로 했다. 만약에 제가 e스포츠로 돌아간다고 하면 돌아갈 곳은 그곳밖에 없다"며 "솔직히 말하면 많은 게 엮여 있다. 회사와 이야기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 이해관계가 다 해소가 된다면, 저는 동생들이 필요로 하고 모두가 필요로 했을 때 언제든 돌아갈 생각은 있다"고 미소 지었다.

▶목표는 'FC 온라인' 아카데미 설립

이렇듯 다시금 'FC 온라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박준효의 목표는 'FC 온라인' 아카데미 설립이라고 한다. 박준효는 "지금 당장의 목표는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좀 이상할 것 같긴 한데, 방 안에서만 가르치기보다는 조금 더 넓은 곳으로 나와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썩기 전에 더 많은 사람에게 펼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결국 두 번째 꿈도 이것과 이어지는 건데 선수를 한 번 배출해 보고 싶다. 얼마 전에 젠지 아카데미가 오픈 디비전까지 와서 승강전 목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저는 그것도 엄청난 성과라고 본다"며 "어떻게 보면 현재 그런 아카데미가 갖춰져 있는 팀은 이미 다른 게임도 운영하는 그런 큰 회사다. 전 그게 아니라 정말 'FC 온라인'으로만 만들어진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게 꿈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묵묵히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준효는 "'FC 온라인' 이용자가 대부분 남성이다 보니까 표현을 잘 안 해준다. 그래서 잘 몰랐다. 그런데 제가 잠시 쉬다가 최근에 '뿌챔스'로 갑자기 노출이 많이 되면서 느낀 건데, 대회 나가고 우승도 하니까 또 표현해 주시더라. 그래서 놀랐다"며 "물론 이전에도 너무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워낙 무뚝뚝했다. 원래도 감사했지만, 최근에는 더 크게 응원하는 마음을 알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렇게 응원해 주는 걸 이제는 더더욱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다시 겪지 않으면서 재밌는 콘텐츠를, 그리고 팬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부분을 찾으려고 조금 더 노력하도록 하겠다. 늘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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