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자동차 업계는 연말마다 어떤 차들이 임팩트가 강했는가 논하는 시간을 가진다. 특히 올해는 국내 브랜드에 크고 작은 이슈들이 많았는데, 수많은 이슈 중 가장 긍정적인 모습을 골라보자면 올해는 유난히 신차가 많이 출시되던 한해였다.

특히 국산 차 시장이 생각보다 박터지는 싸움의 연속이었는데, 현대차 신모델 쏟아내기 현상부터 기아차의 실적 호전, 쌍용차의 극적인 부활까지 여러모로 볼거리가 많았던 한해였다. 그렇다면 올해 유난히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던 브랜드는 어디고, 판매량 수준은 어땠을까? 오늘, 이 같은 물음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해보자.

[글] 연준우 에디터

쌍용차는 2022년 한해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다. 쌍용차의 모기업이었던 마힌드라가 이들을 외면하기 시작하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하루라도 빨리 쌍용차를 거둬들여야 할 기업을 찾았어야 했다.

그러나 적자는 물론이고, 여느 자동차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강성 노조의 존재와 신차 부재는 선뜻 쌍용차에 손길을 내어주지 못했다. 이러던 도중 국내 중소 전기차 제조사 ‘에디슨모터스’가 이들에게 인수 의사를 내비쳤고, 당시 강영권 회장은 표면적으론 제법 그럴싸한 플랜을 제시해 각종 언론은 물론이고 금융업계 내에서도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결국 주가조작을 위한 퍼포먼스였다. 에디슨모터스의 오너였던 강영권 회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다. 결국 다시 주인 찾기에 돌입한 쌍용차는 극적으로 KG그룹에 인수되었고, 인수됨과 동시에 토레스를 발표하면서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현재 토레스는 7월에 출시가 이뤄졌으며, 11월 현재까지 집계된 판매량은 19,510대를 기록했다. 전체순위 79위 중 27위를 기록해 역대 쌍용차 실적 중 가장 호전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실 모든 업계가 그러하듯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자동차 시장도 살얼음판 위를 걷기 시작했다. 원자잿값 폭등과 반도체 수급 불안정, 몰리는 수요로 인해 신차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인 건 이제 이상하지도 않은 일이 돼버렸고, 실제로 작년에 계약한 사람들이 이제서야 받는 일도 이젠 일상이 돼버렸다. 그랬던 국산 차 제조사 중 최대 실적을 경신한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기아차다.

기아차의 11월 실적은 글로벌 시장에서 총 25만 2,82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5% 상승했으며, 국내 시장은 13.4%를 기록했다. 또한 11월까지 집계된 판매량은 내수시장만 435,765대를 기록했으며, 모든 제조사를 통틀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봉고 3의 판매량이 개선되었다. 지난 2021년만 하더라도 상용차 시장 봉고 3의 활약은 지지부진했는데, 11월까지 집계된 판매량이 62,265대를 기록한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는 봉고 3의 판매량이 12월 연말까지 7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쉐보레도 올 한해 신차를 제법 많이 출시했다. 올해 3월에는 풀사이즈 SUV 타호가 출시되는가 하면, 지난해 이미 신차발표회를 열었으나 화재 이슈로 인해 올해부터 출고되기 시작한 볼트 EV와 볼트 EUV, 그리고 6월에 출시한 더 뉴 이쿼녹스까지 총 4대의 신차가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쉐보레가 해왔던 행보가 어디 가지 않듯이, 새롭게 출시한 이쿼녹스는 출시부터 조용했고, 타호는 상품성과 체급을 고려해 보면 괜찮은 가격대로 출시했지만, 구매층이 한정된 차량이다. 또한 전기차 라인업인 볼트 형제는 지난 8월에 가격이 300만 원가량 인상했고, 출고 지연 이슈까지 더해져 기존에 계약하던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GM은, 한국 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 GMC를 런칭해 시에라를 선보였지만 10월에 예정된 사전 계약 또한 미뤄지면서 올해 안에 판매가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GM이 발언한 대로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실적개선 효과를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외적으로도 르노그룹의 변화도 주목할만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르노삼성 대신 르노코리아라는 이름은 아직 생소하기만 한데, 이번 XM3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입지를 확고히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르노코리아 또한 2024년까지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가진 신차를 여럿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계기로 르노코리아 또한 날개가 달리길 간절히 희망하는 바이다.

지금까지 올 한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맞이한 제조사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글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현대차 또한 상품성을 개선한 신모델을 준비하여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자 하는 움직임이 여럿 포착되고 있으며, 특히 준대형 SUV와 RV 라인업의 하이브리드 탑재 소식이 가장 큰 뉴스거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