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야기 해 볼 주제는 다음달에 열릴 오사카 엑스포에 대해서야

원래 오사카 엑스포는 유치 당시 경쟁 도시인 에카테린부르크나 바쿠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기에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었는데

진행을 하면 할 수록 상황이 심각하게 꼬이는 상황이더라고
사실 엑스포 엠블럼이 이렇게 정해졌을 때부터
일본 내에서는 '아니 멀쩡한 후보들을 다 쳐내고 이런 걸 뽑냐' 고 말이 많았어

솔직히 싱붕이들이 봐도 E안 하나 빼고 다 무난하거나 괜찮은 디자인이잖아

일본인들도 얼마나 저 로고를 싫어했는지
이런식으로 돌릴 정도였으니 말 했지

어쨌든 엠브럼이야 요즘 워낙 개성적인 녀석들이 넘치니
그렇다고 치고 아래와 같은 계획으로 엑스포 준비를 추진해 나갔는데

산케이 신문이 한 달 전에 찍은 사진을 보면
개최까지 제대로 진행이 될지 장담이 안 되는 상황이야

실제로 저번달 말 기준으로 마이니치 신문이 밝히길
'지금 해외관 중 건물 공사 끝난 곳이 한국 포함해서 여섯개국 밖에 없는데요?'
'그것도 건물 공사만 끝난 거고 내부 전시는 별개임요'
'근데 관계자들은 3월 중순에는 진척이 될 거라고만 하네요'
라고 하는 걸 보면 라데온 그래픽카드마냥
이번 엑스포도 성장형 엑스포로 자리잡을 판이더라

사실 진척이 부진한 건 엑스포 개장 후에라도 완공하면 되는 거지만
흥행이 심각하게 부진할 거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야

사실 목표치는 1400만장 판매인데
겨우 목표치의 절반 밖에 채우지 못했거든
근데 문제는 저기 수량도 기업들이나 대부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한 수량이라
실제 일반인들이 구입한 티켓은 50만장도 안 될 거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지

그래서 엑스포 위원회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사전 예매 원칙을 생까고 당일 구매도 가능하게 만든다던가
티켓 가격을 깎아주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는데
덕분에 사전에 구매한 사람들만 바보가 되어버려서
일본 내에서도 '이건 좀 아니지 않냐'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

과거에는 일본도
'우리 일본에서 하는 행사니 한 번 가주자' 라는 여론이 강해서 그나마 이런 대형 이벤트들이 본전은 건졌는데
지금은 '그래서요? 도쿄 올림픽처럼 좆박을 행사를 애국심으로 가줘야 함?' 이라는 시니컬한 분위기라
일본인들 2/3이 '그딴 거 관심도 없음' 이라고 답하는 상황이야

사실 그럴만도 한 게 오사카 엑스포에
볼 것도 없는데 물가는 비싸기만 하다는 인식이 박혔거든
위의 사진처럼 8배나 그런 건 좀 오버긴 하지만
오사카 엑스포쪽 물가가 비쌀 수 밖에 없는 게
이래저래 강제로 지키라고 규정해 놓은 게 많아서 그래
예를 들어 관광객 중에는 채식주의자들도 많을테니
채식주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라고 요구한다거나
식자재는 엑스포 열리는 시간에는 들여올 수 없다 등으로
항상 일정량 이상의 식자재를 상비해 두고 있어야 하는 등의 부담 때문에
그런 비용들이 음식 메뉴에 들어가다보니
'엥? 이걸 저 가격 주고 사먹으라고?' 하는 상황이 되는 거지

설상가상으로 엑스포 회장 건설비는 건설비가 급등하여
당초의 두 배로 늘어나 버렸고
운영비도 이러저러한 비용이 더 들어가서
엑스포 직접 유치비용만 해도 3500억엔을 넘어버린 상황이야

게다가 이건 직접적인 비용일 뿐이고
엑스포 관련해서 들어간 교통망 구축이나 기타 인프라 비용을 합치면
13조엔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버린 거라
일본 내에서도 '이런 걸 굳이 해야만 했었냐' 라는 게 여론이 되었어

물론, 일본 정부도 이런 상황이니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라는 생각에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중국인들이라도 많이 와달라며
중국인들 상대로 입국 문턱을 낮추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었지

물론 당연히 여론은 '우우' 하고 싫어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까지 온 상황이라 매몰비용이 너무 크니
저런 극단적인 방법으로라도 상황을 개선시키려고 한 거지
다만, 그거와 별도로 일본 정부는 엑스포 흥행 부진에 대해선
유체 이탈 화법마냥 책임에 대해 선을 긋고 있어

일본어에서 '노력해본다' 라는 의미가
사실상 '유감이네요' 라는 수준의 의미 없는 말이라는 거 생각하면
일본 정부가 저러는 게 말이 되냐 싶을텐데

일본 정부 입장에서 오사카는 유신회 나와버리고
자민당이나 유신회나 똑같은 보수 정당이라는 점에서
유신회가 주도해서 유치한 엑스포를 굳이 수습해줘야 할 이유를 못 느끼는 거라 봐야지
극단적으로 말하면 유신회가 엑스포 참패로 몰락하면 몰락할 수록
그 표가 대부분 자민당에게 돌아갈 거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 입장에선 수습을 안 하는 게 자민당에게 이득이다
이런 계산인 거 같더라고
하여튼 이제 애국심으로 대형 이벤트들을 봐주던 시대도 지났고
어차피 저런 것들은 직접 가서 보거나 인터넷 등으로 접할 수 있기에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흥행하기가 쉽지 않아보여

그런 점에서 지난번 2030년 엑스포에서 부산이 탈락했던 건
어느 의미에서 보면 '명예로운 죽음' 이 아니었나 싶지

근데 지금 한국이 2036년 올림픽을 개최하려고 하고 있는데
전북이 저렇게 유치에 목을 메는 게 잼버리 사태가 떠올라서 불안해
솔직히 한국이 대외적으로 대형 이벤트를 유치해서 인지도를 올릴 정도의
개발도상국은 이미 지난지 오래인데
올림픽을 꼭 개최해야 한다라는 관점보다
이게 과연 도움이 되고 경제적으로 낭비가 아닌지 관점에서 따져봤으면 싶은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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