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그만 앙 다물자 - 우울증 갤러리

이를 그만 앙 다물자앱에서 작성

하시아

2021.08.01 05:48:34

조회 38 추천 0 댓글 7

어금니 뿌리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쩌적.

그 금은 상악을 거쳐 안와뼈까지 도달했기에 내 시력이 저하 되는데 한 몫 했다.

골드라는 명목에 비싼 값을 치루는 돌덩이에 사람들은 침을 바르고 침을 흘린다. 희귀한 것이 큰 이유라 함은. 아 내 어금니도 희귀한 것을..

백야의 언덕에 내던져진 벌거벗은 흡혈귀와 같은 수치심에 온 몸을 푸드득 털어 본 것이다. 잊혀진 내막에는 짙게 젖은 1월의 흙탕물이 얼룩을 만들고 있는다.

눈사람을 만드는 것을 타인에 들킨 것은 상당한 수치심을 안겨준다. 어쩌면 나는 한 편으로 '굉장한 눈사람이구나'라는 반응을 기대하고 괜히 모른척 군 것일 수도 있으나. '애새끼 처럼 뭐하는 거야'라는 말들이 머리 속에서 계속이고 재생된다.

겨울철 이불에 걸리는 검지와 약지의 거스러미들이 아프게 느껴지기 보다는 거슬린다는 표현이 맞다. 토종 몽골인과 같이 길게 찢어진 눈을 한 채. 불을 켜서 날이 다 닳은 손톱깎이로 거스러미들을 주욱 잡아 댕기고. 가뿐하지 못한 마음으로 다시 누워 잠든다.

꿈 속에서 꿈을 꿨다. 어린 여자애가 내 품에 포옥 안겨서 고개를 내려다 보니 거대한 나방이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곧 터질 듯한 심장 두근거림에 벌떡 일어나 과자를 으적으적 씹어 먹고 다시 잠들 수 있었다.

입에서 자꾸만 신 맛이 난다면 그건 지옥의 맛이라 하더라. 자꾸만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그건 지옥의 냄새라 하더라. 눈이 자꾸 맵다면 그건 지옥의 연기라 하더라. 푸 하 하 하

우리가 평생 먹는 거미의 종은 최소 3가지다.

근육통에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괜히 신발을 질질 끌으며 걷는다. 듣기 싫은 신발 뒷자락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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