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잡담] ✉ 아리마 코우세이 귀하 .jpg앱에서 작성

ㅇㅇ(180.83) 2021.03.22 21:34:23
조회 21 추천 0 댓글 4
														

viewimage.php?id=29b8c034e0c12baf61b1e9bb13c675&no=24b0d769e1d32ca73fec80fa11d028319511fc2d4825bdd78ebab3202c4f0553037da705e5583cc3119dc0798909bfce3eb813e1d15ba4476b6f66c2dec5b8493e4586fa45a49c31cce5e839b94d666819dfb392b774dd99df



방금전까지 함께 있던 사람에게 편지를 쓰자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당신은 정말 너무해요


굼벵이, 해삼 말미잘, 바보 멍청이.


당신을 처음으로 본 건 5살 때


그때 다녔던 피아노 교실의 발표회에서 였습니다


어색하게 등장한 그 아이는

 
의자에 엉덩이를 부딪혀 웃음을 선사하더니,


커다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음 하나를 낸 순간


제 동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음은 24색 팔레트처럼 컬러풀했고


멜로디는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서


깜짝 놀랐지만 말이죠


그런데, 당신은 피아노를 그만둬버렸죠


남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으면서 정말 너무해요


최저, 해삼 말미잘, 바보 멍청이


같은 중학교란 사실을 알고


기뻐서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말을 걸어줄까?


매점에 샌드위치 사러 가볼까?


그래도 결국엔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했어요


왜냐하면, 다들 너무 친해보였거든요


내가 들어갈 공간은 없었어요


어릴 때 수술을 한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었지만


중학교 1학년 때 쓰러진 이후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습니다


학교에는 거의 갈 수 없었죠.


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병원의 대기실에서 부모님이 울고 계신 것을 보고


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저는, 달리기 시작한겁니다.


천국에 가서까지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아주 맘대로 하고 다녔었죠


무서웠던 콘택트 렌즈


몸무게를 신경쓰느라 엄두도 못 냈던 케이크를 혼자서 먹기


잘난 듯이 지시하는 악보도 제가 켜고 싶은 대로 켰습니다.


그리고 딱 하나 거짓말을 했습니다.


미야조노 카오리가 와타리 료타 군을 좋아한다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 거짓말은 제 앞에 아리마 코우세이 군


당신을 데려와 줬습니다


와타리 군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


뭐, 그래도 와타리 군이라면


나에 대한건 금세 잊어버리겠지?


친구로서는 재밌지만

역시 난 나만 바라보는 사람이 좋은걸.


그리고 츠바키에게도 사과해 주세요


저는 스쳐 지나가는 사람인지라


괜히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츠바키에게는 부탁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아리마 군을 소개해달라고 대놓고 부탁해봐야


츠바키는 좋은 대답을 주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츠바키는 널 정말 좋아하거든


이미 다들 알고 있어


모르고 있던 건 너와 츠바키 뿐


제 비겁한 거짓말이 데려온 당신은 상상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생각보다 어둡고, 비굴하고, 옹고집에, 집요하고, 도촬범.


생각보다 목소리가 낮고


생각보다 남자다웠고


생각했던대로 다정한 사람이었어요


담력 다리에서 뛰어내린 강은 차갑고 기분 좋았지?


음악실에서 바라본 둥근 달은 찐빵 같아서 맛있어 보였어


전차와 경주했을 땐 진심으로 이길거라 생각했어


빛나는 별 밑에서 둘이서 부른 반짝반짝 작은별 즐거웠지?


밤중의 학교는 분명히 뭔가가 있어!


눈은 벚꽃이 흩날리는 거랑 닮았지?


연주가인데 무대와는 상관없는 걸로 가슴이 벅차오르다니


왠지 이상하지?


잊을 수 없는 풍경이 이렇게 사소한 것들이라니


이상하지?


당신은 어떤가요?


나는 누군가의 마음 속에 살고 있을까?


나는 네 마음 속에 살고 있니?


잠깐이라도, 나를 떠올리곤 할까?


리셋 같은건 싫어.


잊지 말아줘


약속한거다?


역시 너라서 다행이야


닿았을까?
닿았길 바래!


아리마 코우세이 군


네가 좋아
좋아
좋아


카넬레 다 못먹어서 미안해


잔뜩 때려서 미안해


어리광만 부려서 미안해


많이 많이 미안해


고마워···.

 

PS. 제 보물을 동봉하겠습니다. 필요 없다면 찢어 버려주세요.

viewimage.php?id=29b8c034e0c12baf61b1e9bb13c675&no=24b0d769e1d32ca73fec80fa11d028319511fc2d4825bdd78ebab3202c4f0553037da705e5583cc3119dc0798909bfce3eb813e1d15ba4476b6f66c2dec5b81cac3981c21d313e591ba37fe9dda95d744225d247ff3a206be2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958 설문 여론 선동에 잘 휘둘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2/16 - -
147263 잡담 가족은 정말 떨어져사니까 좋더라 이노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23 0
147262 잡담 친구랑 공원에서 술마시는중 [6] 물1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62 0
147261 잡담 내 장점은요 [6] 메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36 0
147260 잡담 갑자기또슬퍼지네 이노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1 0
147259 잡담 소통해요 노세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7 0
147255 잡담 갑자기 급 토할것같음 두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2 0
147253 잡담 연애에대한 잘못된 환상이 돈의 중요성을 잊게만들지 근데(182.220) 21.03.22 14 0
147252 잡담 귀신좀 치워줘 116.38(106.102) 21.03.22 11 0
147250 잡담 아 나 진짜 씹덕 다됐음 [1] 메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21 0
147241 잡담 혼커 보고싶댜 ㅠㅠㅠ [1] 신야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30 0
147238 잡담 연애할때 성격속이는거 조낸 잘못된거임 근데(182.220) 21.03.22 11 0
147237 잡담 할 것이 없다 속상한기태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5 0
147233 잡담 일끝나고 뭐사러왔는데 닫았네 [1] ㅇㅇ(211.36) 21.03.22 12 0
147231 잡담 루시드님 [7] 116.38(106.102) 21.03.22 30 0
147227 잡담 얼굴어때ㅎ 아랑소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2 0
147226 잡담 그리고 웃을 때 입으로 가리고 웃어 메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3 0
147225 잡담 성격좋은척은 다 드러나게 되어있다니까? 파랑머리소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8 0
147224 잡담 연애하고 싶다 분뇨조절장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4 0
147221 잡담 오늘한멷차단햇어.. [2] 노세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25 0
147218 잡담 오늘 새벽에 꿈꿧는데 하아잇 나와ㅡㅅ어 [2] 정신병잇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20 0
147216 잡담 갑자기 짭수가 잘생겨보임 [2] 아랑소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35 0
147214 잡담 집에 잇으니가 액상 없애는 기계.. 메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8 0
147213 잡담 목숨걸고 싸울사람 잇냐 한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4 0
147209 잡담 케챱이는 나를 진심으로 혐오하나봄 [7] 두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29 0
147208 잡담 귀신 << ㅇㄷ감 116.38(106.102) 21.03.22 14 0
147206 잡담 방금 갤러한명 차단했어 [5] 교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34 0
147203 잡담 손절당함 눈인증 [1] ㅇㅇ(185.245) 21.03.22 60 2
147202 잡담 념글이제봣는데뭔소리임 [1] 정병숙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35 0
147200 잡담 어제 술을 안먹어서 지금 덜아픈것같긴한데 이노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9 0
147199 잡담 정민우 실체 폭로 아랑소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9 0
147198 잡담 귀신 씨팔 116.38(106.102) 21.03.22 12 0
147195 잡담 이날어이가없네 [2] 이노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3 0
147193 잡담 심심한 나홀로 60일 DeletedUsere3k2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8 0
147192 잡담 낼 나 퇴근하고 막걸리한잔하실분 디시안합니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7 0
147189 잡담 흠냐.. 메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6 0
147188 잡담 예전뉴스에 결혼후에 컵라면때문에 싸우다 이혼한거보니까 소름돋더라 근데(182.220) 21.03.22 14 0
147186 잡담 귀신이다 116.38(106.102) 21.03.22 9 0
147185 잡담 제일 ㅄ같은게 옵챗같은데서 만나서 사귀는거임 ㅇㅇ 파랑머리소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5 0
147181 잡담 ㅋㅋㅋㅋㅋㅋㅋ 난 집에만 있으면 말도 잘하고 여포인데 두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6 0
147179 잡담 죽일까요 May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3 0
147177 잡담 내가 너 못죽일거같냐 ■x(211.211) 21.03.22 11 0
147176 잡담 난 얼굴살은 안빠지던데 교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17 0
147175 잡담 날 만만하개 보네 ■x(211.211) 21.03.22 7 0
147174 잡담 불을키고간다 이거지 ■x(211.211) 21.03.22 7 0
147172 잡담 유린이라는 말이 조크든요 [3] 메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21 0
147171 잡담 ㅛㅣ발 [6] 원업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30 0
147170 잡담 성격좋게보이도록 개나 소나 할수있는거 아니냐? [1] 근데(182.220) 21.03.22 13 0
147169 잡담 왜잘림 [7] 세무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35 0
147167 잡담 올해 죽겠다는 계획 [6] May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28 0
147166 잡담 웩 ㅆㅂ 이노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2 7 0
뉴스 [포토] 전여빈, 우아함 가득 디시트렌드 12.16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