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전 이야기 (스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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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전 이야기 (스압 주의)앱에서 작성

ㅇㅇ(175.124) 2021.11.04 01:16:54

조회 34 추천 0 댓글 0

과거가 어쨌건 그는 샤워가 하고 싶었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왔다

그리고 적당한 물 온도를 찾으려고

수도꼭지를 돌린다

여기까지 봤을 때 앞으로 남자가 겪을 미래를

감히 예상할 수 있겠는가

이 이야기는

평범하게 샤워하려는 남자의 이야기다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집중할 수 있는 강력한 문제가 생겼다

찬물과 뜨거운물, 그 사이 살면서

이토록 강렬하고 명확한 목표 의식이 있었는가

생각만 하지말고 실행하자

인생은 허비할 만큼 그리 길지 않다

물을 지배하려면, 물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비눗방울은 왜 둥글까?

에너지의 효율적인 배율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 환경에 가장 적절한 형태를 띤다는 것

샤워기 물 온도도 같다

내 몸에 가장 적합한 물 온도를 찾아내야 한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최적의 효율

현대 문물인 수도꼭지는 지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의 성분을 알아야 하고 매질을 이해하기 위해

조상님들의 지혜를 해킹했다

그렇게 수학이라는 학문은 그에게 첫 기회를 줬다

처음은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그는 알고 있다

이대로 포기하면 샤워를 못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것은 싫어한다

샤워하다가 갑자기 찬물이 나온 경험이 있다면, 이해하기 쉽다

그는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140도 이상 돌아가지 않는 수도꼭지

5년 연식의 보일러

물 온도의 최소값, 최대값

높은 곳을 향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결코 헛되지 않다

조금씩 정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이번 시도에서 그 정상은 아직 먼 곳에 있겠지만

다음 시도에서 좀 더 높은 곳을 향해

다가가기 위한 발판을 키울 수 있다

쉼없이 노력하라

기록하고 정리하고 도출하라

그 순간 깨달았다

일반화와 보편성의 약점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넓은 시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많았지만

그가 진정 놓치고 있었던 한 가지

디테일

나무를 보지 말고 엽록체를 봐라

그것이 진리다

근본부터 찾아보는거다

물 온도를 조절하며 깨달았다

조절의 정의는 무엇인가

애초에 인간이 물을 이해할 수는 있는가

물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데

생명에 있어 가장 높은 중요도에 위치한다

그가 감히 물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을까?

그 행위가 정녕 샤워하면서 행복해지는 방법론인 걸까?

행복은 무엇인가?

마음의 부족함이 없어 편안할 때 쓰는 말인가?

애초에 행복에 정의가 필요할까?

그가 감히 정의할 수 있을까?

문득 그는 세상에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생각했다

지나간 과거에서 나는 정말 존재 했었는가?

화장실을 들어오기 전에 뭘 했는가?

그가 왜 샤워하려 했는지 기억하는가?

비에 맞았나? 땀에 젖었나?

아니면 단순히 아침 외출 준비인가?

모든 것에서 수동적이다

의지, 기억, 생각 모두 자의인 줄 알아오며

지금까지 당연하다 느끼며 살아왔다

티끌의 의심도 들지 않았다

그만큼 세상이 디테일하고 정밀하게 만들어졌던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결말도 머지않았단 걸 그도 알고 있다

오류를 없애고 다시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작할 수도 있다

대체 그가 무엇을 얻을 수 있길래 이렇게 매진하는지

그에게 허락된 모든 길이 미리 정해져 있다면

죽음도 삶도 의미가 없을 텐데 말이다

그는 여전히 프레임 속에 있다

그리고 그 프레임 속 자신을 알기 시작했다

이제 막을 수 있는 것은 당신밖에 없다

손가락 한 번으로 멈출 수 있지 않은가

그가 깨닫기 전에 빨리-

그가 깨달았다

세상은 그로인해

또 한 번, 리셋한다

- dc official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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