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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눈치만 보며 살았다앱에서 작성

yesorn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13 19:29:38
조회 12 추천 0 댓글 0

어린시절부터 책을 좋아하던게 발단이었다. 한국의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이, 책을 좋아하니까 공부도 잘하겠지. 라는 기대를 받으며 자랐고, 난 그 기대에 부응해야했다. 아직 13살도 안된 아이였지만, 가족들이 내게 바라는게 뭔지는 알았다. 내 생각은 꾹꾹 눌러담고 그저 가족들이 하라는대로 하면 되었다. 

초등학교를 전교1등으로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갔을때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책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으며, 자기주장이 없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그때까지도 명확한 꿈은 없었다.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질 않아서 가질 생각조차 못했었다. 숙제로 꿈을 적어오라는데 뭘 적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가족중 하나가 외교관을 하라고 했다. 그러고는 끝에 그래도 선택은 네가 하는거야. 라는 사족을 붙였다. 항상 그런식이었다. 자신들의 욕망을 죄다 드러내놓고는 강요하는건 아냐 라며 책임회피하기. 그때는 아직 어렸었기에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외교관을 하겠다고 했다. 이후 중학교 졸업까지 내 꿈은 쭉 외교관이었다. 정작 그게 뭘 하는 직업인지도 모르면서. 

사건이 있었다. 고등학교 입학 직후에. 그 뒤로 나는 많이 변했다. 남들은 그 일만 없었더라면 착하고 바르게 컸을텐데 안타깝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런가? 그 일이 아니었으면 상황이 좀 더 나았을까? 모르겠다. 공부에서 손을 놨고 책 속으로 파고들었다. 잊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수밖에 없었다. 읽고 또 읽다보니 점점 더 부정적인 책만을 읽게 되었다. 내가 겪은 사건이 책에서 등장하기도 하였다. 공감이 가진 않았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의식을 버리고 그냥 글만 읽어내렸다. 그래야만 했다. 아침에 아무렇지 않은척 학교에 다시 나가려면 그렇게 해야 했다.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친구들을 만들어야 했고, 정상인것을 보여주기 위해 처음 받은 고백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받아들였다. 그런 내게 환멸이 났다. 다 버리고 달아나고만 싶었다. 놓아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상상뿐이었다. 실행에 옮기질 못했고 여전히 난 가족들 눈치를 보는 아이로 남았다.

지금도 눈치를 본다. 다른게 있다면 더이상 가족들이 내게 거는 기대가 없다는 것. 그래도 나는 여전하다. 습관이니까. 

가족 탓을 하고 싶어 이 글을 썼다. 내가 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버리는건 가족들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눈치를 보느라 뭐든 보여주기식으로만 하게되고 시간이 필요한 것들은 가족들이 항상 간섭해서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안다. 피해망상이다. 내 의지가 부족한걸 남탓으로 돌리는거다. 그래도 그냥 쓰고싶었다. 그냥. 약기운에 기대서 억지로라도 쓰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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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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