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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발자국을 계산해주는 사이트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18 11: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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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ootprintnetwork.org/">https://www.footprintnetwork.org


기후 악당,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였다

https://news.v.daum.net/v/20201213142700097


[최소한의 소비 31] 최소한의 탄소발자국 남기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최다혜 기자]

스타일 있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 하지만 그건 10년 뒤 즈음에나 가능할 것 같다. 충동구매를 일삼던 미혼 시절 동안 사둔 물건들이 아직 너무 튼튼하기 때문이다. 이 물건들이 망가지고 해지려면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결국 나는 멋없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버렸다. 스타일의 완성은 10년 뒤에나 꿈꿔본다. 어쩔 수 없다. 돈을 우습게 알고 '지금 당장'의 기분에 휩싸여 물건을 고른 대가니까. 점퍼 하나를 살 때도 고민은 짧았고, 결제는 빨랐다.

"이 점퍼가 질리면, 그때 새 점퍼를 사면 되니까."

옷이나 신발, 가방과 액세서리가 망가지거나 해져서 새로 산 적은 없었다. 그저 지겨워지면 쇼핑했을 뿐이다. 막 샀고, 대충 골랐다. 덕분에 지금은 100% 마음에 들지 않는, 스스로도 조금은 스타일 없게 느껴지는 그런 옷과 가구들을 끌어 안고 산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을 버리고 튼튼한 새 물건들과 미니멀하게 살아 볼 기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 쯤은 10년 뒤로 양보하기로 했다. 더 나은 물건이 있다고 해서 지금 충분한 물건을 미워하지 않는 태도가 절약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소비를 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 미세먼지 그리고 플라스틱 팬데믹의 시대. 이 엉망진창인 시대에 경악했기 때문이다. 살던 대로 살 수가 없었다. 새 옷을 살까 고민하다가도 기후위기가 걱정돼서 올해까지만 더 입어보자며 버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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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 쯤, 10년 뒤로 양보하는 미니멀리스트.
ⓒ 최다혜
 
한국인처럼 자원 소비를 하면 지구 3.5개 필요

내 얘기인데 남 얘기 같을 때가 있다. 초대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조천호 박사가 '한국인은 지구 3.5개어치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2018년 기준)라고 알려준 때가 그랬다. 이 기사를 읽는 순간에도 '나는 지구 1개어치 일 거야'라는 한가한 생각을 했다.

궁금했다. 집안 전구들도 LED로 교체했고, 우유를 살 때에도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 기업의 제품을 구매했다. 비닐도 여러 번 씻어 쓰며 식비도 4인 가족 하루 15000원으로 제한한다. 이런 내 삶을 유지하는 데는 몇 개의 지구가 필요할까? 

생태발자국을 계산해주는 사이트(https://www.footprintnetwork.org)로 들어가 직접 계산했다. 총 11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했다.

① 육식 비중 ② 로컬 음식(음식 생산 거리 320km 이하)과 가공 식품의 비중 ③ 주거 형태 ④ 집을 지은 주재료 ⑤ 가족 수와 평수 ⑥ 가정 내 에너지 효율 ⑦ 재생 에너지 비율 ⑧ 물건을 얼마나 많이, 자주 사는지 ⑨ 일주일 차량 주행 거리 ⑩ 연비 ⑪ 카풀 비중 ⑫ 대중교통 이용 거리 ⑬ 비행기 이용 시간. 

59㎡ 콘크리트 아파트, 4인 가족, 일주일에 자동차로 100km 주행하는 우리집 기준으로 지구 1개어치의 살림을 계산해봤다. 지구 2.2개였다. 기후 악당.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가 맞았다. 세계인의 자원소비 평균은 지구 1.7개어치 만큼이라던데, 평균치를 갉아먹는 축에 속하다니! 오기가 생겼다.

그렇다면 지구 1개어치로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사이트의 첫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지구 1개어치가 나올 때까지 생활 양식을 조절해봤다. 결국 어떻게 살아야 지구에 덜 해롭게 살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첫째, 식탁을 바꿔야 한다. 채식을 지향하고 육식을 때때로 가끔만 먹어야 했다. 그리고 320km 이내에서 생산된 음식을 먹고, 가공식품과 포장음식을 식탁에서 10% 이하로 줄여야 했다.

나는 일단 고기를 좋아해서 난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육식 비중에 대한 답으로 '매일'도 해보고, '일주일에 몇 번'도 넣어봤다. 소용 없었다. 고기 비중이 늘어날 때마다 내게 소모되는 지구가 0.4개씩 늘어날 뿐이었다.

결국 남편과 나는 고기를 줄이기로 했다. 회사에서 먹는 점심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최소한 우리집에서 만큼은 내 돈 주고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를 사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일주일에 한 두 번 닭고기를 먹기로 했다. 단백질 100g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봤을 때(2018, poore and Nemecek, 사이언스), 소고기가 단백질 100g당 약 5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때, 가금류는 5.7kg만 배출하는 덕이었다(인용 기사 : 기후위기 시대, 채식이 지구를 살린다). 물론 내 생각만 할 수는 없어 남편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나: "괜찮겠어? 고기 정말 좋아하잖아."
남편: "지구가 미쳐 돌아가는 꼴을 보니 안 할 수가 없네."

우리는 그렇게 내돈내산 붉은고기를 없애고, 일주일에 한두 번 닭고기를 먹는, 물렁한 채식 지향 생활을 3개월째 실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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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고기만큼은 내 돈 주고 사지 않는 물렁한 채식 지향인이 되었다.
ⓒ 최다혜
 
둘째, 물건을 거의 사지 말아야 한다. 새 옷, 신발, 가전, 가구를 1년에 한 두 번 살까 말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고는 괜찮다.

이건 자신 있었다. 이미 우리집 부부 의류 예산은 6개월에 10만 원이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의 옷이야 어쩔 수 없지만, 웬만해선 사이즈가 변하지 않는 어른의 옷은 괜찮았다. 나는 아직 올해 7월에서 12월까지 의류 예산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연애 때부터 입던 8년 된 패딩과 7년 된 백팩이 아직까지 튼튼해서 돈 쓸 일이 없었다.

건조기 대신 중고 빨래 건조대를 쓰고, 식기 세척기 대신 직접 설거지를 한다. 전기 사용을 줄이자는 다짐을 위해 멀쩡한 청소기 놔두고 하루 한 번은 일부러 빗자루로 바닥을 쓴다. 가전 제품의 힘을 빌리기보다 최대한 건강할 때 두 손, 두 발을 움직여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셋째, 여가는 집 근처에서 보내야 한다. 자동차 주행거리를 줄여야 하고,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 한다. 고기도 많이 못 먹고, 눈독들이던 무쇠 프라이팬 구입도 미뤄야 한다. 1년에 한 번 씩, 양가 어른들을 번갈아 모시고 해외 여행 하려던 효심도 접어야 한다! 이쯤 되면 대체 무슨 재미로 사나 싶지만, '소비하지 않아도' 재밌게 살아지더라.  

21세기는 얼마나 덜 소비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야 할 시대

한편으로 우리에겐 너무 당연했던 고기, 새 옷, 주말 나들이가 세계의 절대 다수들에게는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동안 아주 많이 누렸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지구 3.5개어치 였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오래 살기 위해 내가 더 불편해져야 한다. 하지만 더 불행해지진 않을 것이다. 그동안 더 많이 소비해야 해서 더 많이 일하느라 바빠왔다. 누군가는 113만 원짜리 패딩을 입는다는데 나는 왜 못 입는 건지 괜히 위축되기도 했다. 겉보기에 화려하지 않은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불안하기도 했다. 내 문제가 아니었다. 소비를 권하는 사회가 문제였다.

그러니 모두가 '덜 소비해야 한다'는 시대가 되면 한숨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서 절약이 윤리인 시대로 바뀐다면, 아팠던 우리 일상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삶의 기쁨이 소고기나 비행기를 타는 해외 여행에만 있지만도 않았다. 그러니까 우리는 충분히 덜 소비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가 더 소비해서 풍요로워지기 위한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덜 소비해도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최소한의 탄소발자국을 남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원을 소비하며 인간다운 삶을 누려야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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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에는 덜 소비하고도 얼마만큼 풍요로울 수 있을지를 실험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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