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전라동화.txt앱에서 작성

가이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22 09:34:13
조회 246 추천 5 댓글 1
														

7fed8277b4826af751ee8fe04e8275731c3d1be41b176b1d5cf27270c727

제가 전라인민공화국으로 출장을 가는 것을 여자친구는 무척 못마땅해했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으로 사귄 여자친구를 두고 위험한 해외로 가는 것은상당히 겁이 나는 일이었으나, 상당한 보수가 걸린 일이었기에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빠, 꼭 가야 돼?" 



"금방 다녀올게. 2일이면 되는데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 



"...알겠어." 






여자친구는 긴 한숨을 쉬었습니다.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그런 한숨을... 



그러더니 제 손에 작은 봉투를 쥐어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게 뭐야?" 



"오빠, 꼭 갈 거라면 이걸 가져가 줘. 만약 위험한 일이 생기면 그걸 펼쳐봐. 하지만 아무런 일도 없다면 다시 나한테 돌려줬으면 좋겠어." 




여자친구가 쥐어준 작은 봉투를 품에 넣은 채 저는 전라인민공화국의 수도인 광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인심도 나쁘지 않고 음식 맛도 나쁘지 않았고, 거래처에서도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 예상과는 다르게 만나는 사람마다 정말 살갑더군요. 




그렇게 마지막 날, 거래처에서 알게 된 그곳의 주민들과 술잔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이고 하니 긴장이 풀린 저도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만 저희 테이블 주민분과 옆자리 사람이 싸움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것에 끼어든 것이 저의 실수였습니다. 




"이보세요, 저희끼리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쪽이 대체 무"슨상"관이 있어서..." 




제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제까지 저와 다정하게 술을 기울이던 사람이, 제 등을 얼린 홍어로 내리쳤기 때문입니다. 




"흐미, 이 잡것 좀 보소잉. 지금 뭐라혔는가, 슨상? 감히 님도 안 붙히고 감히 슨상슨상거렸냥께?" 




아뿔싸. 



전라인민공화국의 금지단어를 저도 모르게 입으로 내버린 것입니다. 




"아, 아닙니다. 전..." 



"오오미, 내 생에 첫 민주화랑께!" 




뒤늦게 해명하려 했으나 군중은 이미 성난 홍어처럼 날뛰고 있었고, 곳곳에서 사람들이 얼린 홍어를 들고 제게 덤벼들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죽는 것일까, 서울에서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는데... 나와 결혼하고 싶다던 여자친구가. 




눈앞에 주마등이 지나가던 찰나, 여자친구가 말하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위험한 순간에 꼭 열어보라던 것, 저는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허공을 향해 종이봉투를 뻗었습니다. 이미 홍어매질로 인해 봉투는 헤져, 내용물이 보이던 상태였습니다. 




그 순간, 주변의 공기는 눈녹듯 사르르 녹아내리고, 정신을 차린 순간 저는 김대중 컨벤션 센터 안 가장 높은 자리에 뉘여져 있었습니다. 



영문은 알 수 없었지만 사람들은 저를 극진히 보살펴 주었고, 제가 몰고온 현대차를 도요타차로 바꾸어 주며 저를 국경까지 배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이런 귀한 것을 가지고 계신 분인지 몰랐당께, 우덜의 무례를 용서해 주시요." 



"다음에 꼭 오면 홍어 한접시 대접해불랑게, 꼭 오시유. 기다리고 있겄소." 



"예, 예에.. 알겠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몸이 떨려 그들이 내미는 상자를 열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대한민국의 대사관 앞까지 오게 되었을 무렵, 조심스레 그 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대체 어떤 것이 들어 있었길래 그런 일이. 




아버지가 전라도에 갈 때는 꼭 챙겨가라고 하시던 김대중 자서전? 임을 위한 행진곡 친필 싸인 cd? 



둘 다 아니었습니다. 거기에는... 




5.18 국가 유공자 카드. 




어째서 여자친구가 이런 것을.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경상도에 사시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아버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렇습니다. 



그녀는 하프홍어였던 것입니다. 



절망감에 감싸여 두 눈을 가렸을 때, 언젠가 그녀가 했던 것 같은 말이, 잠결에 들리었던 것 같은 말이 귓가로 아스라히... 아스라히 쏟아져 내렸습니다. 



"오빠랑 결혼해서... 서울사람이 되고 싶어." 






출처- 전라동화

추천 비추천

5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외모와 달리 술 일절 못 마셔 가장 의외인 스타는? 운영자 24/07/01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2/28 - -
370191 나 갑목인데 강약약강임 [1] 좆돼지18련(211.247) 21.10.23 75 2
370190 강아지랑 고양이 무서워하는 사람도 잇더라 [2] 하잏(221.162) 21.10.23 55 1
370188 설거지 야기 그만해아 씹할롬들어 메롱상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27 1
370187 나는 2차 백신 맞고는 특별히 부작용같은게 없네.. [2] .(49.163) 21.10.23 42 0
370186 금일간이지만 착하다곤 말 못 하겠음 [2] ㅇㅇ(119.197) 21.10.23 64 0
370183 맛있는 에그타르트 먹어서 좋다 [1] ㅇㅇ(122.37) 21.10.23 43 0
370182 요즘 보면 엄마 잔소리가 내가 독립을 안해서 그런가 햇는데 ㅇㅇ(115.138) 21.10.23 43 1
370181 멍청하면 속는거임 멍청한순으로... ㅇㅇ(223.38) 21.10.23 65 0
370180 김치뚝배기우동먹고싶어 ㅇㅇ(175.199) 21.10.23 30 1
370179 아 돈 좀 아껴쓸걸 0ㅅ0(118.36) 21.10.23 47 0
370176 내가 조현1병인 이유2.jpg ㅎㅎㅎㅎㅎ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55 0
370175 정관쎈 겁재용신이라서 좋아 [4] ㅇㅇ(122.37) 21.10.23 297 2
370174 내년은 좋아질거야 ㅇㅇ(175.199) 21.10.23 106 3
370173 이샛기 남자든 여자든 전부 싫어하던데 사주상 이유가 뭘까 [7] (1.253) 21.10.23 146 2
370172 촉좀 저 뭐하면 풀ㄹㅕ요 인생?? ㅇㅇ(223.33) 21.10.23 36 0
370171 뭐 묵지 메롱상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36 0
370170 난어릴때도인기가없엇어 ㅇㅇ(175.115) 21.10.23 29 0
370169 나 진짜 존나 착함 [1] ㅇㅇ(222.112) 21.10.23 61 1
370168 내1가 조현병인 이유.txt [1] ㅎㅎㅎㅎㅎ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125 0
370167 클스마스 야간스키장 분위기 느껴져 티타늄z(106.101) 21.10.23 30 0
370164 백신 아직 안맞은 새끼 있니? [5] dorongy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127 1
370162 계수일간 중에 계사만 괜찮고 나머지는 엮이면 탈 남 [1] ㅇㅇ(175.223) 21.10.23 254 5
370161 요븜엔 잠을이틀에한번씩잠 ㅇㅇ(175.115) 21.10.23 43 0
370160 사주 정관쎈데 내 특징 [2] (223.38) 21.10.23 187 0
370158 겨울 대운자나니 마음이 포근해지는구나 인생의 봄 티타늄z(106.101) 21.10.23 53 0
370157 30넘으면 인기 없어지는 가장큰 이유가 눈이 높아져서임 ㅇㅇ(222.112) 21.10.23 51 0
370156 코로롱 때문에 학식 시험 거의 레포트로 대체인데 ㅇㅇ(219.248) 21.10.23 38 0
370153 무서워가끔 ㅇㅇ(175.115) 21.10.23 28 0
370152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1] 메롱상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49 0
370151 날씨좋네 떡치기 좋은날 자기야(118.235) 21.10.23 86 0
370150 외로어 ㅇㅇ(218.148) 21.10.23 29 0
370149 와 초딩인데 두명 살인한 초딩 잇네 [1] ㅇㅇ(118.235) 21.10.23 56 0
370146 나 차트 봐주라 확근한 차트라고 그랬어 dorongy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69 0
370144 역갤이혹시 인성이라 부모님역할하는건가 ㅇㅇ(175.115) 21.10.23 22 0
370143 나 키163에 모1태솔로 31살 아1다남이야 ㅎㅎㅎㅎㅎ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37 0
370142 영원한 실패자들은 한국여자 만남 [2] ㅇㅇ(14.36) 21.10.23 42 0
370139 내가 일간자체만으로 조심하는 일간 계수 신금 기토밖에 없음 [1] ㅇㅇ(118.235) 21.10.23 227 7
370137 나1도 ㅅ,ㅂ 대1가리 탈모 개죧됨(인증) ㅎㅎㅎㅎㅎ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51 0
370134 보면 역갤남들은 역갤녀 옭아맨다 ㅇㅇ(175.115) 21.10.23 30 4
370133 벼락치기는 편인이냐 [2] ㅇㅇ(182.215) 21.10.23 136 0
370131 ㅎ벅 지만 조현병 컨셉이라고 생각하는거 아님? ㅇㅇ(182.209) 21.10.23 34 0
370130 청개구리 심보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ㅇㅇ(211.36) 21.10.23 29 0
370129 못생긴남자랑 섹스할수있는 여자는 창녀기질이 다분함 ㅇㅇ(118.235) 21.10.23 89 0
370128 수컷 고양이 키워야지 하잏(221.162) 21.10.23 14 0
370127 어째 점점 서로가 서로를 후려치면서 깎아먹나 싶다.. [3] ㅇㅇ(119.197) 21.10.23 36 1
370125 도롱아 뭐해? 스윗한남(223.39) 21.10.23 20 0
370124 서른 넘은 여자들이 왜 남친이 없는 줄 아냐 [2] ㅇㅇ(14.36) 21.10.23 51 1
370123 훔냐 ㅇㅅㅇ 나에대해궁금한거 없냐 ㅎㅎㅎㅎㅎ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23 12 0
370122 여기 대학생은 없겠지 [3] ㅇㅇ(125.180) 21.10.23 44 0
370121 너네 . ...누구냐 ㅇㅇ(175.115) 21.10.23 1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