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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현(宋象賢, 1551년 ~ 1592년 5월 23일)과 김섬(金蟾)

경인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2 19: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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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8QxsFQBj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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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섬(金蟾)은 함흥기생 출신으로 송부사가 함경도 경성판관으로 있을 때 송상현의 첩이 되어 동래로 따라왔으며, 미모와 재주가 뛰어났다고 한다. 


동래성 전투 때에 송상현이 조복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여종 금춘(今春)과 함께 관아의 담을 넘어 송상현 곁에 달려갔다가 왜적에게 사로 잡혔다. 


그 뒤 사흘 뒤까지도 꾸짖는 소리가 그치지 아니하자 왜적에게 살해되었다. 


지금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 동래부사송상현충렬사 동문 밖에 별도 사당이 만들어져 있으며, 송상현의 묘 옆에 묻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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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광장인 부산 송상현광장이 12일 개장식을 갖고 시민에게 개방된다. 개장을 하루 앞둔 11일 밤 경관조명을 환하게 밝힌 송상현광장과 주변 도심의 모습.2014-06-12


大樹飄零日(대수표령일) 
큰 나무가 회오리바람을 만나 쓰러질 때 

殘花受狂風(잔화수광풍) 
미친바람에 꽃들이 떨어지네 

狂風終子息(광풍종자식) 
광풍은 스스로 그쳐 고요해졌으나 

花落埋泥中(화락매니중) 
떨어진 꽃은 진흙 속에 묻혀 있네 

誰識泥中花(수식니중화) 
누가 진흙 속 꽃이 

不爲胡蝶嬲(불위호접뇨) 
벌나비에 짖밟히지 않았음을 알아주랴 

縱然歸根帶(종연귀근대) 
설령 제 뿌리로 돌아간다 해도 

從爲衆芳笑(종위중방소) 
다만 여러 꽃들의 웃음거리만 될 뿐이네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 송상현의 애첩 기생 김섬이 일본에 포로로 잡혀갔다 돌아오는 길에 읊은 '大樹殘花(대수잔화)'라는 한시죠. 

그녀는 자신의 처지가 비록 광풍에 날려 진흙 속에 떨어진 꽃과 같지만, 광풍과 진흙 속에서도 정절을 잃지 않았음을 명백히 드러내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상 사람들이 이런 자신의 결백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한탄하는 그녀의 한스런 심정이 참으로 애절하네요. 

금주의 사랑열전, 오늘은 조선의 충절 송상현과 기생 김섬의 목숨을 걸고 지킨 절개의 사랑을 한 토막 소개해 볼까요. 

1.첫 만남 

1551년 전라도 정읍에서 태어나 1576년 문과에 급제해 사헌부 지평, 사간원 사간 등을 역임한 천곡 송상현, 

그가 함흥관기였던 김섬을 처음 만난 것은 그가 북평사를 제수 받아 함흥에 부임했을 때인데, 이 때 그녀의 나이 13세로 꽃다운 어린 나이였죠. 

"네가 북평사 나리의 시침을 들도록 해라." 

교방의 행수기생의 지시에 그녀는 영문도 모르고 시침을 들었지만, 몇 년 동안 그를 모시며 출중한 그의 학문과 강직한 성격에 그를 향한 흠모의 정은 깊어만 갔죠. 

그러나 양반 사대부가와 한 떨기 해어화(기생)의 사랑이 결코 영원할 수는 없는 것, 

그들의 애틋한 사랑도 결국 3년만에 이별의 아픔을 맛보게 되는데, 바로 그가 파직되어 한양으로 올라가게 된 것이죠. 

"나는 조정에 죄를 지어 파직된 몸이니 너를 데려갈 수 없구나. 내가 다시 출사하게 되면 너를 반드시 데려갈 것이다." 

영원히 사랑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사랑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이후 그녀는 매일 같이 한양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길바라기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대답없이 공허한 메아리 뿐이었죠. 

아무리 사랑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사랑은 괴로울수록 '현실'이고 즐거울수록 '꿈'이라고 하지만, 

그녀의 그리움과 아픔은 점점 커져만 갔는데, 역시 진정한 사랑은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2.재회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문병란의 '직녀에게'란 시처럼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건널 수 없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애태우며 지내던 두 사람, 

그들이 다시 만난 것은 1591년 천곡이 동래부사로 부임하면서 부터죠. 

"아아, 나리께서 이제야 나를 부르시는구나." 

그녀는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엄마 찾아 3만리'가 아니라 '정인(情人) 찾아 3천리' 길을 나서게 되는데·· 

사랑의 감정이 충만하면 뇌에서 도파민이 많이 분비돼 몸이 느끼는 통증까지 감소하는 것, 

그녀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의 갖은 고생 끝에 결국 세 달만에 동래부에 도착하게 되죠. 

"아아, 너가 참으로 먼 길을 왔구나." 

둘은 몇 년만에 운우지정의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죠. 

비록 천곡이 직무를 태만히 할까 봐 그녀는 부청 밖에 초가를 지어 별거 아닌 별거를 했지만·· 

3.전쟁이 갈라 놓은 운명 

1592년 동래부에는 그들의 행복을 시샘이라도 하듯 전쟁의 피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죠. 

일본 전역을 장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 출병을 위해 총동원령을 내리는데, 마침내 4월 13일, 고니시 유키나가를 총사령으로 한 선봉군 2만 여 명은 700척의 전함에 분승, 부산 앞바다에 도착하죠. 

강토를 피로 물들인 치욕의 왜란이 발발한 것이죠. 

“싸우려면 싸우고 싸우지 않으려면 즉시 길을 비켜라.” (戰則戰矣 不戰則假道) 

왜적은 항복을 종용하지만 그는 다음과 같이 일축하죠. 

“싸워 죽기는 쉽지만,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戰死易假道難)” 

결국 동래성을 겹겹이 에워싼 왜군의 총공세가 이어지고, 성은 뚫리기 시작하는데·· 

“총성이 울리고 그 검광은 백일을 무색하게 했으며, 적군이 성중에 들어와 사람으로 메우다시피했다. 성은 협소하고 사람은 많은 데다 적병 수만이 일시에 성으로 들어오니 성중은 메워져 움직일 수 없었다.” (임진 동래 유사) 

결국 그는 갑옷 위에 조복(朝服)을 입고, 임금이 있는 북쪽으로 4번 절한 뒤 태연히 붓을 들어 부모님께 다음의 편지를 쓴 후 왜적의 칼날에 순절하죠.

孤珹月暈(고성월훈) 
외로운 성은 달 무리지고 

列鎭高枕(열진고침) 
여러 진들은 단잠에 빠져 있네 

君臣義重(군신의중) 
군신의 의가 중하니 

父子恩經(부자은경) 
부모의 은혜는 오히려 가볍다 
  
한편 성밖에 거주하던 그녀는 관복을 가져오라는 말을 듣고 여종과 함께 성에 들어갔다가 왜적에게 체포되어 정인의 죽음도 모른 채 일본으로 끌려가는데·· 

4.절개로 이룬 영원한 사랑 

백제 멸망 때 3천궁녀, 병자호란 때 환향녀, 2차대전 때 정신대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쟁은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는 것, 

그녀도 일본으로 끌려가 생활하는 동안 수많은 유혹과 위협을 겪게 되지만 님 향한 일편단심과 굳은 절개로 끝내 정절을 지키는데, 이 소식은 히데요시에게까지 알려져, 그는 그녀를 초빙하여 막부 관벌 자녀들의 교사로 삼죠. 

이후 그녀는 종전 후 2년만에 꿈에도 그리던 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배가 초랑에 이르러 비로소 그의 순절 사실을 알고 바다에 뛰어 들어 자결하려고 하죠. 

“이제 만일 자진한다면 누가 섬랑(蟾娘)이 몸을 깨끗이 보전하다가 돌아오는 것으로 인정하겠는가. 오늘의 일행 중에는 몸을 보전해서 돌아오는 부녀자가 없지 않다. 그러나 그 후손들이 왜인의 종자라는 비평을 면키 어렵다. 천도(天道)가 소소하여 승옥(蠅玉)이 자연히 가려질 것이니 참고 죽지 말라.” 

천우신조, 그러나 그 때 마침 대유학자로 '간양록'을 집필한 강항이 같은 배에 타고 있었고, 그녀는 결국 그의 설득에 자결할 생각을 버리고 첫 머리의 시를 읊죠. 

이후 그녀는 강항을 통해 절개가 증명되어 의기로 불리며 지금도 정인과 함께 청주에 묻혀 있죠. 

적장들까지 그의 충절에 탄복, 그를 살해한 자기 부하를 잡아 죽이고, 그를 후하게 장사지내준 만고의 충절 송상현, 

노류장화(路柳墻花)의 천한 기생신분에도 불구하고 끝내 절개와 정조를 지킨 일편단심의 김섬, 

조변석개(朝變夕改)의 나팔꽃보다 짧은 부박한 사랑이 판치는 이 시대에 목숨을 걸고 지킨 그들의 절개의 사랑은 큰 울림이 있지 않을지·· 

커다란 바윗덩어리 바람에 씻기고 씻기어 모래알이 되기를 수천 번, 그 억겁의 세월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은근한 사랑이 바로 그들의 사랑이 아닐지·· 

ㅡ 서정욱변호사님 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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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사(忠烈祠)는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7호로, 부산광역시 동래구 안락동에 있는 송상현을 모신 사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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