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어떤 글 보고 급 체감되었음

임신한 여자 몸 보면 꼴린다며 이상한 글 써놨던데

뭐 여기 이상한 글 쓰는 사람이야 한두 명이 아니지만

갑자기 뭐가 느껴졌냐면

저 글 쓴 사람은 자기도 남한테

그렇게 인격이 배제된

욕망의 대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겠지

내 배를 채우기 위해서라면 먹음직스런 고깃덩이처럼

형체도 없이 먹어치워 버릴 수도 있다는 것

저급한 레벨에서는 저런 일차원 적인 욕망에 쉽게 휩쓸려 버리는데

수행을 통해 조절하고 완화할 수 있지만

하는 사람은 정해져있고 30퍼센트 정도나 되려나.

어느 정도의 성욕은 ‘건강한 상태’라고들 하지만

팩트는 어쨌든 그 또한 인간의 상태가 아니라 동물의 상태임

평생 남자라고는 모르던 모범생 여자도

어느 날 몸 좋은 남자의 단단한 팔을 우연히 만져봤는데

여자 몸이랑 다르게 딱딱한 근육질의 피부가 너무 신기함

갑자기 두근두근 설레는 감정이 듦

남자들이 여자 몸이 부드러워서 만지고 싶어 하는 거야 너무 잘 알려져 있고..

근데 사실 이런 것에 너무 감수성이 풍부하면

살다보면 언젠가는 저렇게 성중독으로 향할 수도 있는 것임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나서 삶의 질이 충족될 만큼

성욕을 누리고 사는 게 모든 자들의 소망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사실 성욕은 가급적 안 생기는 게 좋은 것이라고 봄

왜냐면 무분별하게 너무 익숙해져 있는 성욕이 분명

분별심이나 최소한의 책임감과 양심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을

못 쓰게 만들어 버리고 어린애처럼 자기 욕구만 타당하게 여기는

상태를 만들기 쉽기 때문

즉 제대로 기능하고 살지 못하게 하는 게 저 짐승의 감각이기 때문임

성범죄자들이 사람을 죽이고 망쳐놓고도 자기는 정당방위라고 억울해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불륜 저지른 자들이 세상 억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다 그래서임

플라스틱은 그냥 플라스틱이라 단단한 거지 그게 섹시한 게 아님

스펀지는 그냥 스펀지라 부드러운 거지 그게 섹시한 게 아님

내가 비록 성욕 때문에 혼자 남 몰래 고생하고 있고 흑역사도 있지만

이제는 좀 제대로 내 맘에 들게 살고 싶다 하는 남녀가 있다면

저렇게 불교 수행에 가까운 사물의 새삼스런 인식을 연습해야 함

일체유심조.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임.

의지가 제일 중요함.

성욕을 제어한다는 건 평생 스님으로 살겠다는 게 아님.

적절하게 기능하는 기계를 먼저 가져본다는 거지.

스님으로 살지 말지는 그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음

(그리고 사실 스님으로 사는 자들은 누구보다 천상계를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타의 일계 중생들은 그저 자기 좁은 식견으로 사욕없이 사는 삶을 가련하게 보는 것이다.)

남자 몸은 그냥 플라스틱이라

여자 몸은 그냥 스펀지라

그런 거지

그것 자체가 성적인 것이 아님

그 순간 그걸 알아차리면 내가 얼마나 짐승 상태로 빙의되어 살았는지가 보이고 현타가 올 것임

순간 순간 그때 그때 또 수행 정진하면 됨

적절하게 잘 기능하는 몸 상태를 만들어놓는 것이 우선임

그래야 순간순간 바른 통찰과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

욕망에 휘둘리는 상태에서는 그 어떤 바른 선택도 할 수 없고

자연스럽게 내 욕구만 옳은 나르시시즘 상태로 가게 되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