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시 좋아하는 분들 계시면 함 읽어봐주세요앱에서 작성

순정(182.231) 2024.11.08 23:52:14
조회 57 추천 1 댓글 5

1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니 네 짐은 없고 원형 식탁에는 
작은 양주 한병이 놓여있더라 너의 무드있는 연출에 
배우 B가 등장했고 그의 턱끝까지 주르륵 흐르던 눈물이 
침대 시트 위로 떨어질 때 나는 소리가 꼭 
차양 끝에 맺혀있던 빗물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 
나는 소리를 닮아 나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잖아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옆 호실 젊은이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문을 두드리며 are you ok 이러던데?

그는 거울 앞에서 어제 저녁 너무 자른 머리를 매만지며 
미적대다 이내 중앙역으로 달려갔어 날씨는 줄곧 흐리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내렸는데 그쪽 사람들은 비가 와도 
개의치 않아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서 
그 혼자 역 안에 갇혔다

출국을 앞두고 같은 도시에 있을 너에게 
그는 문자를 남겼지 회신을 기다리던 그는 48색 과슈를 
충동구매했고 마레지구 한 구석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해가 저물도록 한 장을 위한 몇 장의 그림을 그렸는지 
이젤이 없어 아쉬웠지만 그때 우리는 
C'est 란 지시대명사를 배웠고 때마침 너에게서 답장이 왔다 
그는 다급하고 떨리는 손으로 그림을 둘둘 말아 
종이 파이프 안으로 밀어넣었고 에펠탑 아래서 
정각에 너를 만나고 싶었지만 혹은 같이 정각을 지나고 싶었지만 

너의 숙소에선 화이트 에펠이 보인다지
그는 눈치없는 사람처럼 너를 숙소까지 바래다주었대
너의 눈길은 그가 아닌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너의 초상화를 전해줄 수 없었단다

그 이틑날 둘은 샤를드골 공항에서 만났지만 
서로를 모르는 행인처럼 스쳐지나가는 일을 견뎌야했고

어쩌면 시차가 달라 착륙시간을 잘못 계산한 그가 
야간 비행 도중 승무원에게 쪽지와 펜을 부탁하여 
빼곡한 편지를 써내려갔어

우린 수하물을 찾고 너를 기다렸으나 
너는 채도가 낮은 미소를 지었고
공항 밖은 이상하리만치 환했다

그때는 여름도 아니지었지만 너무나 목이 타서
500ml 맥주 한 캔을 사 집으로 돌아왔지

기억난다
너는 아이스바닐라라떼로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이고
여행 4일 차에 우리 카페 갈까? 라는 제안에 
띄던 너의 환한 웃음이

그는 짐을 풀다가 맥주를 마시며 비행 중에 적은 편지로 
반듯한 종이학을 접었고 이를 분명 책장 위에 올려두었는데
어느날엔가 계절에 맞지 않게 날아갔다고

이를 알아차렸을 즈음 너에게서 기별이 왔대




- 배우B 단편인줄 알고 출연했던 장편 영화 중도하차 




2

그날에 우린 카페 테이블 위에 수북히 쌓인 
하얀 쪼가리들을 같이 정리했잖아 
난 그걸로 됐다 생각했지

책장 뒤에 깔려 있는 가엾은 종이학을 바라보며 
난 그날로 됐다 생각했지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기 세보여도 실제로는 멘탈 약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04 - -
이슈 [디시人터뷰] 라이징 스타로 인정받은 걸그룹, ‘리센느(RESCENE)’ 운영자 24/11/08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공지 ■ 역학 갤러리를 이용하기 위한 안내 글 ■ [173] 휴ㅅ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3.23 167416 391
공지 역학 갤러리 이용 안내 [167] 운영자 21.09.02 89999 453
7642390 아 ㅡ 에코스(36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 1 0
7642389 나중에 도전해봐야게따 ⚡+⚡+⚡+(175.117) 07:06 4 0
7642388 엔젤 역붕이가 추천해준 피지오겔 샀엄 ㅇㅇ(117.111) 07:06 5 0
7642387 아침 일찍 목욕탕가서 때밀어 [1] 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 11 0
7642386 싫어하게 만드는 부적도 있더라 [2] 역갤러(182.161) 07:03 20 0
7642384 우리집 남자들은 평생 일해 쉰 적 없어 그건 공통점이네. 학벌 좋고 ㅇㅇ(117.111) 07:02 17 0
7642383 대장님만 계신가? 옆에 형님들 계시죠!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 10 0
7642382 화장지우몀서지듯노 0ㄱ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0 14 0
7642381 나 엽떡 매운맛 다먹고 남은 소스에 불닭볶음면 비벼먹음 ⚡+⚡+⚡+(175.117) 07:00 14 0
7642380 서태지 대장님 등장 ㅎㄷㄷ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9 20 0
7642379 난쟁이 도태남녀 역갤러(106.102) 06:59 21 0
7642378 거기만 좆됨 ㅇㅇ(117.111) 06:57 15 0
7642377 할아버지도 나를 제일 이뻐해서 이름 할아버지 넘버원 뜻으로 지음 ㅇㅇ(117.111) 06:56 14 0
7642376 뻔한 저 새끼 글은 아예 안 읽음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5 17 0
7642374 박회장 그 병신년은 어떻게 살았길래 밑에 아재들도 뒤지라고 까는거지 [1] ㅇㅇ(117.111) 06:54 18 0
7642373 오늘 쿠팡뛰면서 그게 존나 꼴리더라 [2] 빼박(211.234) 06:53 62 0
7642372 우리 아빠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대. 어릴때부터 늘 그랬어 [2] ㅇㅇ(117.111) 06:53 22 0
7642371 똥싸는중 [2] 못난이짬보(211.234) 06:52 24 0
7642369 촉점 우리교수님 나때매 곤란하실까 역갤러(182.224) 06:50 16 0
7642368 뱀파이어 헌터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0 14 0
7642367 사람들한테 깨달음 주러 왔는데 ㅇㅇ(118.235) 06:50 30 0
7642366 맞아 대체로 수컷들은 지꼴리는 대로 사는 것들이었음 역갤러(58.123) 06:49 31 0
7642365 삼성 헬스 호흡 중 ㅇ 에코스(36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9 51 0
7642364 난 아빠 사랑한다고 지금도 매일 말해 어릴때부터 쭉 ㅇㅇ(117.111) 06:47 19 0
7642363 아빠 닮은 남자가 무의식적으로 이상형이 되는것같긴함 [2] 아기자기(110.8) 06:47 34 0
7642362 횡재운이 있을까요? 로또 맞고싶음 ㅠ [3] 역갤러(211.107) 06:47 18 0
7642360 여비서 <= 요즘은 이 직군이 꼴리는듯 [3] 빼박(211.234) 06:46 34 0
7642359 나는 불닭볶음탕면 먹을때 [4] ⚡+⚡+⚡+(175.117) 06:45 34 0
7642357 9살 차이나는 연상남 어때?? [2] 역갤러(125.184) 06:45 21 0
7642356 럼프찡 부적임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4 51 0
7642355 애미 죽이고 형제 죽인 개새끼 [1]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4 20 0
7642354 고딩 때 골좁이다가 성인되고 골반 안 넓어짐 [1] ㅇㅇ(117.111) 06:44 22 1
7642353 사람들 위험하다면서 지들이 그렇게 만들어놓고 [1] 최유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3 19 0
7642352 난 아빠 사랑해 아빠 좋아 ㅇㅇ(117.111) 06:43 17 0
7642351 돈내고 보면 좋은 말만 해주는거 같은데 [12] 역갤러(222.112) 06:43 39 0
7642350 죽는게 맞는거 같아 역갤러(106.102) 06:43 20 0
7642349 엄마가 나한테 연애도 하지말고 결혼도 하지말고 못난이짬보(180.228) 06:43 24 0
7642348 조폭 형님들도 넌 인간으로 안 본다 [2]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3 22 0
7642347 개부자되면 여자들이 돈냄새 맡고 알아서 옴? 빼박(211.234) 06:43 21 0
7642346 ㅈㅅ충동은 기신대운 내내 한번씩 들겠지 역갤러(58.123) 06:42 22 0
7642345 썸남인데 사주 어때보여???? 궁합좀 봐줄수 있을까? [9] ㅇㅇ(118.235) 06:41 40 0
7642344 너를 위한 존나 좋은 계획을 가지고 계실 꺼임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1 14 0
7642343 여자가 남자하기 나름임 순정(182.231) 06:40 42 6
7642342 대운 좋아지는 교운기때 살자충동 많이드냐? ㅇㅇ(39.114) 06:40 12 0
7642341 울엄마 시아버지랑 사이 엄청 좋았어 엄마가 자진해 염색도 해드림 ㅇㅇ(117.111) 06:39 15 0
7642340 창조주가 니 뒤에서 뭘 계획하고 계실까 [2] 경인앤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9 22 0
7642339 정신병동이 따로없네 [2] 빼박(211.234) 06:39 32 1
7642338 근데 우리아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못난이짬보(180.228) 06:38 2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