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거(隨流去), 흐름에 따라가라. … 내 꽃이 피기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바로 순리인 것입니다. … 그 시린 청명함을 온몸으로 즐기고, 또 더러 날씨가 매우 포근할 때는 한참이나 포행을 합니다. 지난밤처럼 달빛이 좋은 날에는 달빛 따라 나섭니다. …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 방하착(放下着) … 우리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시간이라는 계곡을 따라 흘러가다 보면 장애를 만나고, 고난과 위기를 만나기도 합니다. 어느 한 자리에 잠깐 머무를 수도 있고, 아니면 평생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입니다. 낙엽이 계곡의 바닥에 쌓이면 작은 물고기들의 보금자리가 됩니다. 또 뭍으로 밀려난 낙엽은 그곳에서 다시 나무의 양분이 됩니다. … 낙엽이 가진 본성은 물길을 따라 여유롭게 흘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제 몸을 통해 대지의 양분이 되는 것이 그 본성입니다. 우리는 모두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삶은 성공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참본성을 밝히는 방향으로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 마음 가득 괴로움을 안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생각은 하지 않고 가벼워지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 무조건 자기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눈높이로 맞추어갈 때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될 것입니다. … 자신에게 관대하다는 것은 스스로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너무 자책하지 않고 너그럽게 용서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 파도 위에 예쁜 꽃바구니를 올려놓는다 한들 그 자리에 바구니가 여여하게 머무를 수 없습니다. 아무리 밖에서 행복을 찾는다 하여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그 행복을 혼자 움켜쥘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그 어느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삿된 것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는 안전 가옥을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그곳이 바로 마음입니다. … 그래서 세월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또 넓은 땅도 필요하지 않으니 가난한 사람도 얼마든지 대궐 같은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돈 들이지 않고 집을 짓고 거기에 행복을 넣어 두면 내 육체를 둘러싼 변화하는 모든 것들로 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 여러분 마음속에 불교 공부로 지어 놓은 견고한 집 한 채만 있다면 밖으로 구하려고 하지 않아도 행복이 늘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 시간은 모두에게 동등하고, 그 작은 변화는 그들 모두에게 기적입니다. … 어제까지 말라있던 가지가 오늘 꽃을 피운 건 기적입니다. … 우리가 기도를 올리는 것도 이와 같은 마음이어야 합니다. … 오늘, 여러분의 곁에서 기적을 찾아보라 권하고 싶습니다. …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세상에 없습니다. … 정작 '나'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가졌는지 말입니다. 나의 향기와 나의 색 그리고 나의 본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남들의 관심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다른 향기만 좇지 말고, 내 안의 꿈결같이 아름다운 향을 맡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 만족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 … 산새들은 먹을 것을 쌓아 두지 않는다 … 느리지만 성실하게, 긴 시간 보살핌과 자연의 순리 속에 덩치를 키우고 더 향기로운 꽃을 맺는 아름다운 나무들처럼, 묵묵하게 자신을 키우기 바랍니다.
⠀- 원허 스님, 그 생각, 놓아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