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소주병 따고 술먹고
혼자 또 조용히 담배 피면서
취해서 흐느적 거리는거 보는것도 지겨워.
술을 왜 먹겠냐고? 힘들어서???
술을 먹으니까 더 힘든거야.
몸이 감당을 못하니까.
근데 술을 먹어야 그나마 기분이 좋은거 같으니까.
술을 먹겠지? 기분 좋아지려고 술을 먹는데
몸은 그걸 감당할 수 없으니까 기분이 다시 나빠지네?
다시 또 술을 더 먹어.
이게 뭔줄 알아??
알콜중독의 악순환이라는 거야.
그리고 저 상태에서 누군가한테 짜증을 내지. 신경질을 부리고.
가족 중에 가장 만만하고 자신보다 약한 상대만 골라서.
돈도 못버는 주제에. 라면서 꼭 악질적으로 상처를 후벼파는
말만 골라서 해.
그리고 당하는 사람도 악 써가면서 싸워봤자
술 취한 사람은 술 깨면 아무것도 기억 못 해.
아무것도 기억이 안난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잔뜩 술냄새 풍기면서
나한테 달려들어서 내 뺨을 내리치고
내 옷을 다 찢어놓고도
술에서 깨면 아무것도 기억 못 해.
내가 한두번 당한줄 아냐?
5헉년때부터 그렇게 당하면
누가 소주병 따는 소리는 눈감고 잘때도 알아들어.
그러면서 자식새끼가 술먹고 늦게 들어오면
너는 왜 술을 먹냐고 타박하는 아이러니.
나는 담배를 펴도 너는 담배피지 마.
나는 바람을 펴도 너는 바람피지 마.
부조리라는게 멀리 있는게 아냐.
너무 가까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죄의식 없이 존재하니까
그게 부조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