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선수가 있다. 수비 타격 주루 어는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런데 팀에서는 백업요원이다. 하지만 단순한 백업요원이 아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국가대표 경력의 전천후 내야수다. 그가 있기에 내야 어떤 포지션에 공백이 생겨도 빈 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두산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24)이야기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 두산 류지혁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 주전 내야수들의 빈자리를 차례로 메꾸며 공수주에서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지혁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1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회 동점솔로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2타수 1안타 2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6회말 대타로 나온 뒤에는 3루수로 자리를 옮겨 경기를 매조지했다. 그의 활약을 앞세워 두산은 한화를 꺾고 홈 6연승을 달리며 선두자리를 굳건히 했다.

두산의 주전 3루수이자 톱타자를 맡고 있는 허경민(28)은 지난 5일부터 허리통증이 생겨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있다. 피로누적으로 타격에서도 힘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그를 대신해 톱타자로 나섰는데 3출루에 타점을 3개나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류지혁은 지난주 LG전에서는 고관절 통증으로 빠진 2루수 오재원을 대신해 맹활약을 한 바 있다.

두산 류지혁이 2일 잠실 LG전 5-3으로 앞선 6회 오재원의 외야 뜬공때 3루 태그업해 홈에서 득점하고 있다. 2018. 8. 2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충암고를 졸업한 류지혁의 주포지션은 유격수. 하지만 2루와 3루는 물론 1루수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수비능력을 지녔다. 두산의 주전 키스톤 콤비 김재호아 오재원, 3루수 허경민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거나 피로가 쌓였을 때는 언제든 대타로 나서 듬직한 실력으로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1루수 오재일이 빠져있을 때는 1루수로도 출장한다. 두산에서 오재일 외에 1루수 미트를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우투좌타로 매서운 방망이 실력까지 보유해 어떤 자리, 어떤 포지션에 놔도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발도 빠르고 주루센스도 뛰어나 벤치에 머물러 있을 때는 대주자로서도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류지혁은 7일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후 “방망이 중심에만 맞히자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 1번타자는 최대한 많이 타석에 들어갈 수 있어 좋고, 오늘은 많은 출루를 하자는 목표로 경기에 임했다. 팀에 연패를 끊어 다행이고, 형들과 함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2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입단한 류지혁은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치게 하고 미래 두산 내야의 중심으로 세심하게 키워온 선수다. 1년간 2군에서 기본기를 충분히 다진 뒤 상무에 입단해 2년간 복무하며 군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2015년부터 1,2군을 오르내리며 실력을 성장시켰고, 지난해부터는 당당히 1군 전력으로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에 뽑혀 아시아프로챔피언십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금은 전천후 백업요원이지만 팀내 그의 팀내 위상은 결코 낮지 않다. 24살로 나이도 어려 미래 두산 내야를 책임질 기둥선수로 손꼽힌다. 그가 있기에 더욱 탄탄함을 자랑하는 두산 내야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