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한국시리즈 7차전
잠실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마지막경기
7:4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그리고... 굳건한 주전 김상수의 실책으로 은퇴를 앞둔 김재환이 극적으로 출루하며 2사만루의 마지막 찬스.
덕아웃 김태형감독의 한마디.

\'양의지 내\'

양의지. 그가 누구인가.  두산 베어스 입단 이후 한팀에서만 250홈런,통산 타율 3할로 이만수을 잇는 KBO의 포수 레전드. \'시즌이 끝난후 은퇴하겠다\' 라고 예고은퇴를 선언한 그의 마지막 경기에, 결정적인 찬스에 김태형감독은 양의지를 기용한다.
묵묵히 스윙연습을 하던 양의지. 터벅터벅 홈플레이트쪽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느낌도 다신 못느껴보겠지, 하고 양의지는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승부의 세계. 양의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스윙을 연습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초구. 투수의 긴장감이 첫공에서 묻어나온다. 볼.
팬들은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양의지 메들리를 부르고있다.

제 2구, 바깥쪽 꽉찬 스트라이크. 아직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다.
제 3구, 바깥쪽 떨어지는공에 그의 특유의 스윙이 나오고만다. 양의지, 언제나 그랬듯 웃는다.
제 4구, 하이패스트볼 유인구, 그는 속지않는다.
제 5구, 몸쪽 체인지업이 제구가 잘됐지만 스트라이크콜은 들리지않는다. 풀카운트.
...그리고 제 6구째, 상대팀 마무리투수 40이 넘은 노장 장필준이 던진 포크볼이 정말 예술적으로 가운데쪽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의 방망이도 함께 돈다.

딱, 소리와 함께 공은 좌중간 담장 너머로. 관중들의 환호성은 더이상 들리지않는다. 한국시리즈 대타 끝내기 역전 만루홈런. 양의지는 지난 선수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1루, 2루, 3루, 홈...... 그리고 다시 시점은 현실로. 덕아웃에 모든 선수들이 뛰어나온다.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김태형감독을 찾아가 껴안은 양의지. 그의 눈은 어느새 촉촉해졌다.
\'해냈구나, 의지야\'
  
  
  
그리고 이듬해 그의 등번호 25번은 두산의 3번째 영구결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