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축구보다가 재미도 없고해서 담배한대 피러 나갔는데 

왠 아깽이 한마리가 자꾸 옆에 와서 비비적 비비적

이게 미쳤나 싶어서 가만히 봤더니 배가 고픈 모양이더라고. 손을 주면 막 달려들고 

딱 봐도 6개월도 채 안된 애기 같던데 덥썩 안았더니 또 살포시 안겨서 골골거리고 

어라 이것봐라? 싶어서 좀 데리고 놀다가 아무래도 뭔가를 좀 먹여야겠다 싶어서 얘를 안은채로 편의점가서 급한대로 강아지용 캔 하나 사서 까줬더니 막 허겁지겁 먹더라고 

허허 그놈참 하면서 그냥 먹는거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 새벽에 지나가던 아저씨 아주머니 부부가 "어머, 얘가 여기 있네!" 하면서 아는척

듣자하니, 그 분들 지금 새벽기도 가시는 중인데 며칠전부터 동네에 보이길래 자기들도 캔 하나랑 물한병 사서 얘 먹으라고 놔주고 그 뒤로 걱정을 하고 있던 애라고. 

그래서 뭐 이런저런 얘기하던 끝에 아주머니가 갑자기 나더러 데리고 가서 키우면 안되냐는거야. 자기들은 이미 유기견 한마리 데려와서 키우고 있어서 얘까지는 감당이 안된다고

그 전까지 좀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자꾸 옆에서 뽐뿌질을 하니깐 결국 나도 모르게 아, 네, 일단 얘는 제가 어떻게 해볼께요 하게 되더라 

그래서 일단 며칠 데리고 있어보죠 하고는 안고 왔는데....

일단 집에 와서 박스 하나 까서 타올 깔아주고 물 한그릇이랑 아까 먹다남은 강아지용 사료 넣어놓고 지켜보고 있는데 

혼자서 한참 신나게 집 여기저기를 탐색하더니 지금은 내 침대 위에서 열심히 몸 닦고 있는 중. 

얼떨결에 안고 와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얘를 이제 어떡해야 하나 난감하기도 하고 

이거야 원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