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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권하는 사회 [주간필담]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09.30 10:57:09
조회 92 추천 0 댓글 1

명품의 값어치는 어디서 나오나

한국인들의 명품을 향한 사랑은 경기침체 따위가 꺾을 수 없다. 돈이 부족하면 중고거래를 해서라도 산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 1~8월 온라인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의 신용·체크카드 결제액은 1474억 원으로, 2년 전(658억 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도 올 상반기 중고 명품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를 거친 거래액이 43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배로 증가했다.

명품회사들의 배짱은 날이 갈수록 두둑해지고 있다. 최근엔 392만 원을 호가하는 디올 가방 원가가 8만 원이란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원가보다 4800% 비싼 ‘폭리’다. 중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휴일 없이 24시간 만들어낸 제품이란 점에서 논란의 불씨를 키우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원자재 가격 인상과 환율 때문’이라는 이유를 앞세운다. 다만 연이은 가격인상을 고려하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명품을 선호하는 한국사회에서 ‘배짱 장사’를 한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언론도 명품회사가 한국 소비자를 ‘봉’ 취급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든지 말든지,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기조는 변함이 없다. 어차피 살 사람은 사기 때문이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우리도 함부로 못 건드린다. 샤넬, 에르메스같은 명품 브랜드는 콧대가 너무 높아 우리가 ‘을’인 상황”이라고 입 모아 전하기도 한다.

어쩌면 명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가치’는 브랜드의 역사나 철학, 제품 질을 뜻하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 불편한 진실을 들춰본다. 지금 시점의 가치는 명품을 향한 소비자들의 열렬한 구애, 즉 ‘과소비’ 혹은 ‘과시적 소비’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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