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4년전 주지훈 ㅈㄴ 매력 터지는 인터뷰모바일에서 작성

긷갤러(124.58) 2025.02.08 16:10:37
조회 1155 추천 1 댓글 3
														





4년 전, 주지훈을 인터뷰로 처음 만난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예민해 보이는 외모를 기분 좋게 배반하는 좋은 기운. ‘배우 주지훈’과 ‘인간 주지훈’은 그 사이의 거리감을 거의 느낄 수 없는, 물 흐르듯 흘러가는 사람 같아 보여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 주지훈은 <아수라> <신과함께> <공작> <암수살인> 등을 통과하며 대중이 조금 더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주지훈은 여전했다. 여전히 개구지고, 여전히 꾸밈없고, 여전히 솔직했다. 그리고 그는 분명 달라졌다. 더 깊어지고, 더 단단해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여러 번 마음을 흔들었다. 



그래서 이날의 만남에 대해 미리 고백하자면 그의 재치, 말투, 위트, 분위기, 매력… 이 모든 걸 글로 온전히 보존해 전달하는 건,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이라는 걸 인정하며 백기를 들고 이 글을 쓴다.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0635b31ac3cfc2d97307f0a5c8ba83cdca01597d6386b2f3556e9d5f9b0202942142f3a4327e397f3deb4b5fb5f1a592b0cec8aee5f297aa75b6308b6197bd9f3b8955b73fc5e8






#1. 삼청동 가는 길, 주지훈 차 안

 

PM 12:05. 도산사거리. 약속한 장소로 차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오더니, 경적을 경쾌하게 울린다. “빠, 방~” 차 안에서 빼꼼히 목을 빼고 밖을 보며 손을 흔드는 남자. 주지훈이다. 


기자가 차에 올라타서 안전벨트를 매고 잠시 숨을 돌릴 때까지 그는, 천천히 하라는 듯, 차를 출발시키지 않고 묵묵히 기다린다. “준비되셨어요?” 차가 움직이고 나서야 비로소 그를 제대로 본다. 능숙하게 차를 운전하는 남자의 옆모습이 가장 멋있다는 의견에 한 번도 동조해 본 적이 없는 나는, 처음으로 그 말에 수긍하며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헬스장에서 막 운동을 마치고 왔다는 주지훈은 후드 점퍼에 반바지, 야구 모자를 눌러 쓰고 있었다.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후드 점퍼 안에 티셔츠 입는 걸 까먹었다고 말하며 아이처럼 웃는 이 엉뚱한 남자의 미소에 긴장이 확 풀어져 버렸다. “제가 늘 중요한 걸 하나씩 까먹어요.” 



가까운 식당에서 냉면으로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도로로 나섰다. 그날은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고, 고향으로 빠져나간 차들로 인해 서울 도로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0360be1fc3ccc8d47311d7dc75f984d8afc610c805b7cb231046dd0d17e95598af48b2b3d5656746d779c6f845





-서울 토박이죠? 명절, 도로에 갇히는 분들의 심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겠습니다. (웃음)

=하하. 그 심경은 솔직히 잘 몰라요. 그런데 제가 멀미가 심합니다. 학창 시절, 집에서 학교까지 이동 거리가 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멀미로 고생을 꽤 했어요. 어릴 때 아버지랑 여름 캠핑을 매해 다녔는데, 그때도 멀미 때문에 검은 비닐봉지를 차에 비상으로 늘 걸어두곤 했죠.

 

-평행 감각을 유지하는 달팽이관이 안 좋은가 보군요.

=그런가 봐요. 병원에도 가 봤어요. 지금은 괜찮은데 이전에 불면증이 심했어요. 그땐 또 차를 타야 잠을 잘 수 있었죠. 차가 요람 같은 기능을 한 거죠. 그게 멀미의 변종이라고 하더라고요.

 

-비행기에서는 어떤가요. 기류를 만나면.

=어우~ 비행기는 일단, 무서워해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웃음) 이 악물고 가는 거죠. 자동차야 급하면 핸들이라도 한 번 꺾는데, 비행기에서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옆에 앉은 사람이 떨면, 함께 불안해지기 쉬운데…일행을 불안하게 하는 스타일이군요. (웃음)

=그런데 함께 비행하는 지인들이 다 비행기를 무서워해서. (하)정우 형도 그렇고, 다들 비행기가 조금만 덜컹거려도 ‘간증’하고 난리가 아닙니다. (웃음)



-많이들 고향으로 떠나서인지 서울에 차가 없네요. 드라이브는 자주 하나요?

=쉬는 날은 자주 해요. 가평도 종종 가는데, 거긴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크게 먹어야 나가요. 주말이나, 오늘 같은 명절에는 차가 막힐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제가 자주 가는 메인 코스로 갈 겁니다.




-‘주지훈 로드’가 되겠군요.

=브리핑을 잠시 해 드리면, 일단 가로수 길로 들어가서 사람 구경을 해요. (웃음) 그러곤 한남동으로 빠져서 남산을 한 바퀴 돌든지, 아니면 남산 돌다가 해방촌으로 빠져서 경리단길을 거쳐 다시 남산과 삼청동으로 갑니다. 삼청동 끝자락에 제 친한 동생이 하는 카페가 있어요. 보통은 거기를 마지막에 들르죠. 날 좋고 기분이 좋으면 그 가게 루프탑에 앉아서 술을 한잔 하곤 해요. 제가 대리운전을 부르는 순간이죠. 오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웃음)

 

-(운전대 잡은 손을 보고는) 왼손잡이시군요! 아까 밥 먹을 때도 왼손 쓰시더니.

=운전할 때 왼손, 밥 먹을 때도 왼손. 양손잡이죠.

 


-좌뇌와 우뇌가 균형 있게 발달했겠네요.

=제가 젓가락질도 왼손으로 똑바로 하는데 젓가락질로 세대 차이 느끼는 거 혹시 아시나요? 꼰대처럼 ‘젓가락질 잘해야 해!’ 이런 건 절대 아니고요. (웃음) 의외로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많이 없거든요. 물론 DJ DOC 노래처럼 젓가락질이 대수는 아니지만.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 잘 먹나요~♬” 가사 말이죠?

=네. 그 말이 맞는 말이지, 하다가도 이런 상상을 하면 또…가령 훗날, 여자 친구 집에 가서 장인어른 될 분을 처음 뵙고 식사를 하면서 “따님을 저에게 주십시오!” 하는데 젓가락질이 어눌하면 뭔가 모양이 빠지겠다 싶은 거예요.

 

-하하하, 젓가락질 하나로 굉장히 구체적인 상상을 하셨군요.

=배우는 어떤 선입견을 활용하기도 하고 깨부수기도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정갈한 역할을 맡으면 오히려 젓가락질을 이상하게 하는 쪽으로 연습하기도 합니다. 캐릭터로 접근하는 거죠.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5235e518c59fc3d77311d7e58c9ce2195992bfd2646b6ab7a181b7b547287a34d0c2bbb685be43672b439e97cb




-아까부터 느끼고 있는 건데 양보 운전이 몸에 배셨네요? 운전하면 원래 성격이 나온다고 하는데, 의외의 장점을 지금 지켜보고 있습니다. (웃음)

=하하하. 기자님이 옆에 타고 있어서 이러는 게 절대 아니에요. 평소에도 운전을 살살해요.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5462b44b91ccc9d27311d7eefdbf11c5ff8f0ec7cdbd47406f5ed9c48412432d546b39ca2738a530b9ff6e7674





#2. 삼청동, 주지훈 아지트 카페


PM 02:35. 1시간 30분가량의 드라이브를 끝내고 당도한 그의 친한 동생 ‘원바’(주지훈이 부르는 별명)가 기거하는, 지금은 잠시 문을 닫은 3층짜리 카페는 한때 라운지바와 키즈카페로 운영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주인장의 공간답게, 느낌 있는 소품과 가구가 즐비했다.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해요. 저는 매번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오늘 우리가 12시 5분에 만났잖아요? 만나서 점심 먹으러 XX를 갔단 말이죠. 그런데 만약 오늘이 연휴라 가게가 문을 안 열었거나, 아주머니가 실수해서 음식이 1분 늦게 나왔다고 해봐요. 그랬다면 여기 삼청동 오는 시간에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 한 명도 못 만났을 거예요.

 


-오…그런 생각을 하셨다니.

=1분이면, 누군가는 버스를 놓쳤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세수를 늦게 하고 나와서 그 시간 그 공간에 없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시계 톱니바퀴처럼 뭐 하나만 안 맞아도 스칠 수 없었을 거예요.



-인생의 가장 첫 인연은 아무래도 가족이죠.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고 들었어요.

=유전자가 무섭습니다. 제가 아버지랑 똑같이 생겼는데, 무의식중에 나오는 자세나, 손 모양새, 걸음걸이조차 정말 비슷해요. 제가 여동생과는 별로 안 닮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성별 바꾸는 페이스 앱이 있잖아요? 그거 해 봤더니, 제 동생 얼굴이 나온 거예요. 닮은 정도가 아니라, 그냥 내 동생이야~ (일동 웃음) 와, 핏줄이라는 게, 참. 동생과 친하냐고요? 저희 현실 남매입니다! (웃음)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0760b71c91cd90d87311d71f17ceb648530308d9224499304c4618f3d3d04bfd3219bd00f87edc6c5473427fc0





-뭔가 방목형으로 혼자 쑥쑥 잘 성장했을 것 같다는 짐작을 하게 되네요.

=네. 오밤중에 깨서 비몽사몽 화장실을 가려고 방문을 열었다가, 그 문이 제 발 위로 드르륵 할퀴고 지나간 적이 있어요. 발가락 다섯 개 살이 다 들렸죠. 잠시 “아아~” 하고는 휴지로 감싸고 그냥 잤어요. (웃음) 뭐, 부러진 건 아니니까. 그런 성격이에요, 제가.


-그래서일까요. 당신 과거 인터뷰를 찾아보면, 현장이 ‘힘들었다’거나 하는 투정이 거의 없더군요. 현장에서의 고난기는 배우들 인터뷰의 단골 메뉴이기도 한대요.

=왜냐하면… 그건 당연히 힘든 거니까요. 가령 여름엔 더운 거고 겨울엔 추운 거잖아요. 액션영화를 찍으면 액션이 많아서 힘들고, 액션이 없는 걸 찍으면 ‘아, 차라리 몸으로 하는 게 낫다’ 하죠. 저는 모든 배우가 같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있는 핸디캡은 핸디캡이 아니죠.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5362e749c5c8c6d67311d7b8c2b6090a86a0ac24ac10355b9012d54fc8a4f57425da51a1528ebb75c6fd67ecbf





-참,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견이 있죠? ‘부탄 아빠’로 불리시던데.

=하하. 지금은 엄마가 키우고 있어요. 지방 갈 때마다 엄마에게 맡겼는데, 엄마가 너무 정이 들었는지 돌려주지 않겠대요. (웃음) 우리 엄마가 부탄이를 얼마나 아끼냐면, 한여름에 제가 가도 에어컨을 안 틀어줬었어요. 전기요금 많이 나온다고. 그런데 이번 여름에 부탄이가 헉헉 댄다고 24시간을 틀었대요. 하, 부탄이에게 내가 밀렸어~ (일동 폭소) 날도 선선하고, 기분도 좋고… (원바에게) 와인 있나? 화이트 와인 한 잔, 괜찮으세요?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0662b24d90c690827311d70016c7d9613dfaa5df8f3266de619872d9fe8518a396b25a1b240e6c6be800baebe6





PM 09:30.이날 대화 도중 ‘역 인터뷰’를 당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는데(녹취를 풀면서 뒤늦게 머리를 뜯었다), 상황을 파악하고도 주지훈에게 말려든 건(?), 그가 지닌 특유의 ‘공감능력’ 때문이었다. 그의 ‘공감능력’이 강력한 건, 그것이 책상머리에서 습득해서 나온 게 아니라 직접 넘어지고 깨지고 다시 일어나며 터득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어서라고 나는 생각했다. 우린 헤어지며 ‘혹시 못다 한 대화가 있다면 다시 만나자’는 합의를 했는데, 그의 드라마 촬영이 본격 시작되는 시점이라 성사될 수 있을까 싶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이 한 말은 어떻게든 지키려’하는 주지훈은 정말로 바쁜 일정을 쪼개 자신의 시간을 다시 한 번 내줬다.

 



*주지훈과의 두 번째 만남은 2부로 이어집니다.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5162e54b99c8c483737084f8c7d91fb5eb6797cb0658afc8b3aea37b5dc2463d






주지훈과의 두 번째 만남엔 깜짝 손님이 있었다. <신과함께>로 한국 판타지물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린 김용화 감독이었다. 김용화 감독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는 나를 보며 주지훈은 “감독님 계신다는 말 안 해서, 놀랐죠? 크하하하” 웃는다. 흥미로운 일을 도모하는데 한창 재미가 들린 주지훈다웠다. 김용화 감독과 주지훈은 ‘연출자-배우’ 사이라기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우정을 도모하는 ‘친구’, 혹은 해원맥이란 캐릭터를 공유한 ‘형제’ 같았다. 주지훈의 마음 깊숙한 곳엔 <신과함께>라는 ‘방’이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0166b04d959c92d47311d70957b6f945fd156ca996cabf315b8a8e7b53fbb5b96e255f4d72014add277564057a





#3. ‘신과함께’라는 주지훈의 방


정시우: 지훈 배우를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고 부르신다면서요? (웃음)


김용화: 하하하.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 가장 중요했던 작품으로 만났으니까요.


정시우: 많은 작품이 기다리고 있는데, 왜 벌써…


김용화: 저는 늘 오늘이 마지막이란 느낌으로 사는 사람이거든요. 주어진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려고 노력해요. <신과함께>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작품이죠. 그런 작품에 지훈이가 연기의 중도를 지키면서 중요한 역할을 잘해 줬고요. 너무 고맙죠.


주지훈: 감독님과 저랑 나이 차이가 12살 나요. 그런데도 매일 찾게 돼요. 감독님이 농담으로 “야, 귀찮게 좀 하지 마” 할 정도예요. (웃음) 요즘도 자주 만나요. 제가 나이에 비해 일찍 일어나는데, 아침 8시에 만나서 함께 걷는 거죠. <신과함께> 작업을 하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정말 편해졌어요.


주지훈: 감독님 기억해요? 사실 제가 <신과함께> 출연을 고민했었어요. 김용화라는 연출자에, ‘신과함께’라는 엄청난 웹툰에, 게다가 해원맥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준다고 하니, 너무 감사했어요. 그런데 그때 미리 약속한 작품 스케줄 픽스가 안 된 상황이었죠.


정시우: 출연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었군요.


주지훈: 네. 그런 상황에서 술자리에서 갑작스럽게 감독님을 만나게 된 거예요. 만났는데 감독님이 보자마자 “(90도 폴더) 아우~ 지훈 씨, 안녕하세요. 김용화입니다.” 하는데, 와~ 말투나 행동 자체가 나이 어린 사람을 대하는 투가 아닌 거예요. 한참 후배인 저에게 깍듯하게 대해주시는 감독님 반응에 놀라서 저도 모르게 엉뚱한 반응이 튀어나왔어요.


정시우: 사람이 놀라면 그렇게 되죠. (웃음)



주지훈: 그날 제가 또 너무 솔직했지 뭐예요. “감독님, 저는 솔직히 이 대사는 별로인 것 같아요. 저는 자신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솔직함을 가장한 무례였을 수 있어요. 실수였던 거죠. 그렇게 이야기하면 이 사람이 움찔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아, 네네, 지훈 씨, 그건 저희가 차차 이야기하면서 풀어가요.” 토닥이시는데 말도 계속 안 놓으세요. 그때 제 마음이 확 열린 거예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한 거죠. 이후부터는 감독님 만나면 저절로 “(기합 바짝) 아우~ 감독님 안녕하세요!”가 됐어요.


김용화: 처음 만났을 때 ‘노말(normal)’하진 않더라고요. (장난스럽게) 사실 제가 어디 가서 그렇게 하면 보통 사람들이 함께 엎드리거든요. (좌중 폭소) 이런 애는 처음 본 거예요. 뭔가 심하게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구나, 뭔가 좀 불안하구나, 했어요. 본인은 여유로운 척하는데, 아닌 거죠. 필요 이상으로 웃음소리도 크고.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하겠다는 열망이 그득한 걸 느꼈어요.


정시우: ‘노말’ 하지 않음에도 (웃음), 손을 계속 내민 이유는 뭔가요?




김용화: 저는 가능성을 보거든요. 화면을 보다 보면 ‘어? 저 배우 잘하겠다. 작품과 잘 맞겠다’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오는 순간들이 있어요. 지훈이도 그런 느낌을 가지고 만났는데, 실제로 보고 나서 굉장히 매료됐어요. 남자가 봐도 너무 멋진 남자인 거예요. 주지훈을 실제로 보면 외모에서 확 오는 게 있잖아요?



정시우: 아우라가 있죠.




김용화: 유전자가 일단 남다르니까. 몸 자체가 한국사람 같지 않은데, 남자다우면서도 귀엽고 순수한 면모들이 믹스돼 있으니까 굉장히 끌렸어요. (짓궂게) 그에 비해 태도는 좀 이상하긴 했지만. (좌중 웃음)



주지훈: 감독님 대본은 참 신기해요. 글로 보면 사실…그렇게 재미있지 않거든요. (일동 웃음)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조금 설명적이기도 했고, 지옥도를 어떻게 표현할지 글로는 안 보이니까 잡히지가 않았던 거예요. 그런데 ‘김용화 화법’으로 현장에서 만나면, 와, 엄청 재미있어져요. 시나리오보다 훨씬 재미있는 그림이 나오는 거죠.



정시우: 시나리오보다 더 재미없게 나오는 경우가 많지는 않잖아요?


주지훈: 잘 쓴 시나리오일수록 리스크가 더 크긴 하죠. 그만큼 나오는 게 굉장히 어렵거든요. 글은 너무 좋은데, 이 글을 영상으로 옮길 수 있을까란 의심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정말 감독의 예술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스타 감독들이 배우들을 옥죌 것 같잖아요? 제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단역 배우들 이야기도 더 들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김용화: 하면 할수록 몰라서 그래. 처음엔 겁 없이 하다가, 그게 착각이었다는 걸 경험을 통해 터득하는 거죠.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관객 반응이 오거나 하면, 정말 여러 생각이 들어요. 집단이 뭔가 일치된 걸 만들어낼 때는 겸손해야 한다는 걸, 배우게 되는 거죠.



주지훈: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질문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감독님도 그렇고 정우 형이나 우성 형도 그렇고, 제가 묻는 어떤 사안에도 단언하지 않아요. 어떨 땐 대답이 다 다를 때도 있어요. 그럼 저는 거기에 제 생각을 입히며 고르는 거죠. 행복한 상황인 거예요. 그랬더니 참 신기한 게, 10년 동안 앓던 불면증이 사라졌어요.




정시우: 저런, 불면증이 10년이나요?


주지훈: 제가 불면증이 얼마나 심했냐면, 지금은 드라마 현장이 그 정도는 아닌데, 이전에는 일주일 내내 밤샘 촬영도 하고 그랬어요. 중간에 2시간 정도 여유가 나면 그때 ‘쪽잠’이라도 자는 거죠. 그런데 그 2시간을 자기 위해서도 수면제를 먹어야 했어요. 그 센 수면제를 먹고도 2시간 후에 눈을 딱 떴고요. 누가 깨우지 않아도 혼자서. 그 정도로 심했어요. 제가 멘탈이 강한 사람은 아니었던 거죠.



김용화: 멘탈이 강한 사람이 어디 있어. 없어. 강한 척하는 거지.


주지훈: 요즘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다 보니, 기운도 좋아졌나 봐요. 보는 사람마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말해요. 그 말들이 참 고맙죠.



김용화: 지훈이가 이른 나이에, 직종에 대한 밑천도 없을 때 너무 큰 사랑을 받았잖아요. 그게 사실은 정말 선택받은 사람에게 일어나는, 시쳇말로 ‘로또’ 맞았다고 하죠.



정시우: 아무에게나 일어나는 일이 아니죠.



김용화: 네. 일단 그 시대 트렌드가 좋아할 만한 외양을 갖춰야 하고, 말하는 투나 뉘앙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품과 맞물려서 태어나는 건데, 그걸 약관의 나이에 딱 만났죠. 그런데 그런 배우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전례들이 많잖아요.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았다고요. 그런데 지훈이는 하느님이 그걸 망가뜨리지 않고, 어떤 운이 작용해서 외부적인 어떤 악재를 하나 준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정시우: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열망이 지훈 배우에게 그득한 것 같다고 했잖아요? 어느 지점에서 그런 걸 느끼신 건가요.


김용화: 드글드글한 근성을 본 거죠. 재능에 비해서 기회를 덜 만난 케이스라고 생각했어요. 가지고 있는 내공은 많은데, 보여줄 수 있는 창구가 적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자신도 모르게 비집고 나온 게 아닌가 싶었죠.


정시우: 첫 만남에서 주지훈이란 배우의 많은 걸 보셨네요.




주지훈: 감독님 기억나세요? 버스 타고 무대인사 하러 다닐 때 다들 눈시울 붉어진 일. 지금도 이 이야기하면 울컥할 텐데, 누군가가 “이거 보세요!” 하면서 SNS를 보여줬어요. 딸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엄마를 찍은 사진이었는데 <신과함께>를 보고 나와서 막 찍은 것 같더라고요. 그 사진에 이렇게 글이 쓰여 있었어요. “우리 엄마가 <신과함께>를 보고 나와서 할머니에게 전화를 드리고 있다.” 순간 너무 감동해서, 하…



정시우: 영화의 힘을 느끼는 순간이었군요.



주지훈: 네. 감독님이랑 저랑 눈이 빨개지는데, 들키면 서로 부끄러우니까 ‘(눈에 힘 빡 주고) 어헝?’ 했던 기억이 나요.



김용화: 그런 순간을 만나면 사람이 오히려 더 겸손해져요. 영화라는 걸 함부로 만들면 안 되는구나, 정서가 되게 중요하구나를 느끼게 되죠.


주지훈: 그런 경험을 겪고 나니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이전에는 내 취향이 아니면 일단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작품을 봤어요. 지금은 달라요. 작품이라는 게 제 취향의 사람들만 보는 게 아니잖아요. 또 제 취향이 정답인 것도 아니고요. 보다 많은 관객을 배려해서 만들어야 하는구나,를 알게 된 거죠. 다만 기준이 조금 흐려진 건, 부작용 같긴 해요. (웃음) 다 좋아 보이니까. 뭐든 다 오케이야~ (웃음)




인적으로 배우 주지훈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던 건, <좋은 친구들>이란 영화에서부터다신인 이도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좋은 친구들>은 우연한 사건의 파장으로 돌이킬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 세 명의 친구들 이야기다사건의 크기보다는 벼랑 끝에 몰린 인물들의 미세한 감정 변화가 이 영화의 정수였는데주지훈은 딜레마에 놓인 주인공 인철에 현실감을 부여하며 극 전체에 공감을 불어넣었다그때 나는 <좋은 친구들>이 이 배우의 터닝포인트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지난 10월 개봉한 <암수살인>은 주지훈이란 미지의 책자를 읽는 또 한 번의 안내서다극중 주지훈은 살인범 강태오를 맡아관객이 살인범에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일말의 여지마저 완강하게 버티며 막아낸다그를 향한 여러 연기 호평이 날아드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주지훈: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김)윤석 선배 영향이 커요. 보시는 분들이 ‘김윤석에게 완전 밀릴 줄 알았는데, 나름 버텨내네?’ 이런 생각에서 좋게 봐 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



김용화: 이게 방증하는 건, 주지훈 효과가 엄청 크다는 거죠. 2017∼2018년의 주지훈은 전체 관객 수를 떠나서, 신이 있다면 판을 한 번 쫙 깔아준 느낌이랄까.



정시우: 올해만 3500만 관객을 만났나요? 영화 3편이 모두 성공했고요.


주지훈: 이런 행운은 정말이지…로또 맞았죠, 뭐. (웃음) 약간 무섭기도 해요.


정시우: 안 그래도 살짝 두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주지훈: 다행히 감독님과 형들이 AS를 되게 잘해 주세요. 술 한 잔 먹고 그러면 “지훈아, 이게 우리가 잘나서 이렇게 된 게 아니다. 이런 좋은 게 항상 오지 않는다. 멘탈 관리 잘해라” 말씀해 주시죠.



김용화: 또 작품이 안 되더라도,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그 부담도 떨쳐야 하는 거야. 요샌 그런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거 아니야. 계속 잘되니까. 그런데 전혀! 설령 안 되는 작품을 만난다고 해도, 또 다른 작품으로 걸어가면 되니까. 그리고 앞으로 안 되는 작품이 안 나오겠냐? 당연히 나오지.




정시우: 감독님이 보시기에 배우로서의 주지훈과 인간으로서의 주지훈이 좀 다른가요?




김용화: 저에겐 같아요. 그런 건 있어요. 외국 사람들이 “주지훈은 어떤 배우야?”라고 물어보면 “한국의 라이언 고슬링 같은 배우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지훈이가 라이언 고슬링처럼 됐으면 좋겠어요. 라이언 고슬링이 더 위대한 배우라는 게 아니라, 느낌이 그래.




주지훈: 감독님, 도와주세요! (일동 웃음)




김용화: 이 이야기를 꼭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주지훈의 가장 큰 매력은 뭐냐! 지훈이는 다른 건 없고요, 되게 똑똑해요. 무슨 이야기냐면 머리를 안 굴려요. 우리가 젊었을 땐 머리를 많이 굴리잖아요. 10원 하나 더 가지려고. 혹은 더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걸 평생 하는 사람이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야, 내가 머리를 굴려서 얻어 낼 수 있는 게 별로 없구나’를 아는 시점이 오거든요. 그다음부터는 사람이 머리를 안 굴려요. 솔직해지죠. 그런데 그렇게 한다는 게 되게 스마트한 거거든요. 지훈이가 그래요. 제가 만나본 배우 중에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아이는 처음 봤어요. 똑똑한 아이인 거예요. 똑똑하니까 연기도 잘하고. 똑똑하니까 모험도 하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스태프들도 그렇고, 상대 배우들도 그렇고, 얘랑 뭘 하면 다 팬이 되는 거고요. 이런 것만 잘 키워나가도 더 멋져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4. 더 흥미진진해 질, 주지훈의 방


 


밀려드는 차기작 준비로 스케줄이 꽉 찬 김용화 감독은 양해를 구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5a35e21ac2cac5d37311d78739a9c139c0de6ec47a579042867a90aa5f9e4f7279582a46384c32d8ecb8d3d6fc





-열심히 하는 것 중 하나가 운동이죠? 꾸준히 하는 것 같던데.

=시간 나면 무조건하려고 해요. 평균 주 3회 정도… 너무 바빠서 못 가는 주도 있고, 어떤 주는 다섯 번도 가고 그래요. 아침에 눈뜨면 공복에 운동부터 합니다.

 

-당신의 몸은 타고나기도 했지만, 관리의 산물이기도 하군요.

=그런데 관리라는 게, 배에 ‘왕(王)’ 자 만드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그냥 제 역할에 맞게끔 준비하는 거예요.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역할에 비해 몸이 비대해졌다 싶으면 그땐 반대로 몸을 줄이는 거죠.

 



-데뷔가 패션 잡지 화보죠? 얼마 전 당신의 데뷔 때 사진을 봤는데 많이 마른 느낌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훨씬 안정감 있어 보여요.

=저도 지금이 좋아요. 그때는 키 185cm에 몸무게가 60kg이었어요. 지금 제가 80kg이거든요. 관객들이 기억하는 드라마에서의 제 모습은 70kg이고요. 제가 ‘탱자탱자’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10kg씩 증량과 감량을 매년 했어요. (웃음) 작품에 따라서요.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5635e049c3c790877311d706a0d4ac215b8f5622332736e14a9a80fb9e695344154d6e92ab18b37c55b081e14e





-<간신> 때 닭가슴살 투혼으로 몸을 만드셨죠?

=그때 처음으로 몸을 불렸어요. <간신> 때 78kg이었는데 체지방이 3.2%인가 했어요. 앞모습이 안 나와서 좀 아쉽긴 한데…(웃음) 


그때 운동의 재미를 알아서, 이후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취미로 해요. 작품을 위해 가장 많이 불린 건 <아수라> 때에요. 그때가 85kg.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지니고 있는 아우라가 있잖아요? 화면 안에서 우성 형과 맞부딪혀야 하는데 제가 너무 호리호리해 보이면 작품 느낌이 안 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찌웠죠.

 


-오, 그 정도로 찌웠는지는 몰랐어요.

=체형이 크게 두 종류가 있어요. 우성 형과 저는 완전히 반대에요 우성 형은 앞뒤가 얇고 옆이 넓어요. 그런 대표적인 몸이 (지)창욱이.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팔이 이만해요. 그런데 물어보면 팔 운동을 안 한대요. 가슴 운동을 해도 어깨로 근육이 가거든요. 


저는 마동석 형과 비슷한 체형이에요. 이런 사람들은 앞뒤가 두꺼워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깨 운동을 해도 가슴 쪽으로 근육이 가죠. 제가 이 말씀을 왜 하냐면 영상은 2D잖아요? 제가 아무리 찌워도 아주 커 보이진 않아요. 동석이 형처럼 어마무시하게 키우지 않는 한 말이죠



-과학적이네요, 굉장히.

=그렇죠? 이젠 감으로만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에요. (웃음) 그래서 카메라 테스트도 하는 거고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와서 보고 사전 체크를 하는 거죠. 영화라는 건 종합예술이니까.





viewimage.php?id=29afd12be4ed36a379ec&no=24b0d769e1d32ca73fe884fa11d028315be43f32e2631f9027a5ac88c8b0e307cdca4200d12197ecdae2428a48ee1ffbfab29ff5165367e54a91cdc2d77311d7422e198f5797f2ac442629f1de74eac4776cc16fa25aa12e6b99c38041950ed25e80





-<아수라> 땐 몸이 조금 무겁게도 느껴졌겠어요.

=걸음 자체가 바뀌었죠. 뭔가 우걱우걱 걷는 느낌? (웃음) 그럼 사람들에게 연락이 와요.



한번은 (이)광수에게 전화가 왔어요. “형, 저 아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형을 봤대요. 그런데 너무 커서 깜짝 놀랐대.” 마른 이미지를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아니었던 거죠. 또 덩치가 크면 키가 더 커 보여요. 너무 커서 야구 선수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걷는 것도 좋아하시죠?

=정우 형만큼은 아닌데, 저도 걷는 걸 즐겨요. 정우 형은 걷는 게 굉장히 단련돼 있어서, 형 페이스에 맞춰 걷다 보면 발에 물집이 잡히기도 해요. 제가 어릴 때 큰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이후 왼쪽 다리 가자미근에 힘이 안 들어가요. 운동할 때 힘이 분산돼야 하는데 한쪽으로면 압력이 가해지니까 몸이 불균형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 발목에 무리가 가고요. 



그래서 정우 형이 자기가 하는 핏빗(Fitbit) 모임(지인들과 단체 방을 만들어서 실시간으로 기록을 공유한다)에 들어오라고 하는데 안 들어가고 있어요. 집요하게 꼬시는데, 집요하게 안 들어가고 있죠. (일동 웃음)

 



-힘들까 봐?

=저는 승부욕이 강한 사람은 아닌데, 또 하면 대충은 못 해요. 안 하면 안 했지, 하면 이겨야 해요. (웃음) 그래서 애초에 손을 안 대려는 거죠. 게임도 그래서 혼자 할 수 있는 종류로 해요. 육성형 게임들, 레벨 올리는 것들 위주로요.




 넥플릭스 <킹덤>과 드라마 <아이템>이 있으니, 꾸준히 뵐 수 있어서 좋네요. 요즘 한창 <아이템> 촬영 중이죠?

=네. 어제도 통영에서 촬영하다가 오늘 새벽에 올라왔어요.

 

-어우~ 잠이 많이 부족한 상태시겠네요.

=괜찮아요. 사실 드라마 출연은 고민을 조금 했어요. 관객들과의 스킨십은 참 좋은데, 아무래도 영화에 비해 촬영 스케줄이 빡빡하다 보니 겁이 조금 나더라고요. 그래도 이전보다는 현장이 좋아졌다고도 하고, 또 주변에서 “넌 드라마도 잘 맞아”라고 해 주시는데, 그런 장점을 굳이 죽일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퇴폐미가 있으시죠. 드라마에 근사하게 어울리는.

=하하. 이전에는 너무 외모적으로 평가받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지금은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멋있어 보여야 하는 캐릭터도 들어오고, <아수라>나 <공작> 같은 작품도 저를 찾아 주시니까요. 



-저번 만남에서 변화하는 가치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잖아요? 그래서 궁금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나요? 이것만은 지키고 싶다하는 가치요.

=있어요. 제가 유일하게 안 변하는 건 ‘솔직하자’랑 ‘염치 있자’에요. 


이건 쉽게 고쳐지지 않는데, 제가 염치없는 걸 못 봐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심이 아닌 마음으로 대하는 건 참… 그래서 저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솔직한 게 ‘나도 편하고 너도 편하고’가 된다고 믿거든요.

 

-상대에게 너무 잘하려는 이유로 솔직하지 못할 때도 있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중간 지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가령 제가 뭔가가 싫어요. 이전엔 그럼 참다가 곯거나, 참다가 터지거나 둘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인상 쓰지 않고 조곤조곤하게 “난 네가 그렇게 하는 게 사실은 조금 불편해”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참 쉬워 보이지만…



-현실을 조금 더 복잡하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내가 잘못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불편함을 이야기할 용기도 있어야 하는 것 같고, 그걸 감내할 용기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럼 잠깐은 어색하지만, 뒤는 깔끔해지는 것 같고요.

 


-그날, 그 말은 진심이세요? “나는 뭔가를 남기고 산화될 것이다”

=하하하. 어릴 땐 뭘 모르고 맹목적으로 “내가 이 직업을 가졌으면 뭐라도 하나 남겨야지!” 하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관점이 조금 바뀌었는데, 내가 열심히 하면 자연스럽게 무언가가 남겠지, 가 됐어요. 뭔가를 증명하기 전에는 설레발 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배우 인생은 어차피 긴 여정이니까.





주지훈을 만나고 생각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긍정의 에너지’는 그런 노력이 모인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언제고 했던 말처럼 “인생은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다. 매번 잘되는 삶도 없고, 매번 안 되는 삶도 없다. 그의 삶도 이전처럼 롤러코스터를 탈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를 것이다. 적어도 그는 삶의 굴곡을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 아는 자 같으니까. 나는 이 배우가 어떤 영광과 시련을 만나든, 그 영광과 시련 안에서 무엇이든 배우고 그걸 발판삼아 다시 나아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점에서 주지훈은 적어도, 최근에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널리 그리고 멀리 나아가고 있는 배우다.   



정시우 / 영화 저널리스트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사회생활 대처와 처세술이 '만렙'일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31 - -
18818835 장원영 예쁘다고 막 주입하는 것 같아서 피곤해 죽겠구만 [7] ㅇㅇ(39.7) 03.30 131 0
18818834 난 배란기보다는 [2] 긷갤러(219.251) 03.30 85 0
18818833 성인때 사귀었단거 아무도 안믿은 이미 고2때 맘떠난거 [2] 긷갤러(153.246) 03.30 155 1
18818832 즙안짜고 자폭하고 끝일듯 [1] 긷갤러(223.39) 03.30 53 0
18818830 변명하면 더 나락가지 ㅇㅇ(211.36) 03.30 29 0
18818829 직장다니는 긷줌들 내일 4시반에 일안하고 월급루팡하겠네 ㅋㅋㅋㅋㅋ ㅇㅇ(211.234) 03.30 62 0
18818828 김새론 음주사고 당시 삼재 김수현 현재 삼재 [4] ㅇㅇ(211.246) 03.30 175 0
18818827 나완비vs언더커버 대진이였으면 누구승임? [1] ㅇㅇ(211.234) 03.30 76 0
18818826 눈여 제작비 560억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0 145 0
18818825 내일 기자회견 어디서봐야함? [2] ㅇㅇ(118.235) 03.30 168 0
18818824 이번이 변기 병크보다 더 큰거임? [10] ㅇㅇ(211.234) 03.30 325 0
18818823 설리 버닝 하차한거 아깝다 [1] ㅇㅇ(118.235) 03.30 284 0
18818822 남의종교를 모독하는인간은 죽여도된다고하더라 ㅇㅇ(211.235) 03.30 27 0
18818821 유족은 빤스가 인정사과해서 속아넘어 끝내지말고 엔번방풀게 허락해야지 긷갤러(211.234) 03.30 44 0
18818820 망보검 0프로 찍고 망시즌즈 피디 시말서 쓰는중 [4] ㅇㅇ(223.38) 03.30 79 2
18818819 내일 기자회견...그 놈 [즙짠다 vs. 안짠다] [6] ㅇㅇ(1.230) 03.30 242 0
18818817 김수현, 선천적 발기 부전으로 성관계 불가 [3] ㅇㅇ(203.228) 03.30 347 0
18818816 에효 박보검은 폭싹 망해서 어쩌냐 [19] ㅇㅇ(121.189) 03.30 258 2
18818813 장원영앞에서 김수현 바보연기 하던 시상식 짤 뭐야? ㅇㅇ(118.235) 03.30 141 0
18818810 대표적인 기레기 들고 와봄 ㅇㅇ(175.193) 03.30 109 0
18818809 배란기에 체중 느는거 정상임? [2] ㅇㅇ(118.235) 03.30 96 0
18818808 금메달리스트가 사촌형이랑 공동창업한거였어? ㅇㅇ(211.235) 03.30 41 0
18818807 박보검 더시즌즈 누가 캐스팅 했냐 칭찬해 [1] ㅇㅇ(211.234) 03.30 221 0
18818806 너의 엉덩이가 보여 ㅇㅇ(106.101) 03.30 18 0
18818805 리쩐하오 패는 조작영상 지인매수고 세의 패는 엔번방인데 긷갤러(211.234) 03.30 25 0
18818804 눈여 나무위키에선 제작비 400억이라는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0 62 0
18818802 중국이 갈갈이 찢길 거라고 예언한건 탄허 스님도 ㅇㅇ(39.7) 03.30 110 0
18818801 장원영이 김지원 압도하네 ㅇㅇ(203.228) 03.30 274 1
18818800 낼 김수현 시자회견에 가세연도 가나? ㅇㅇ(116.37) 03.30 64 0
18818799 내일이 드디어 관짝문을 닫는날이다. [1] 긷갤러(223.38) 03.30 111 0
18818798 시간 좀 애매한데 긷통령영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0 128 0
18818796 [단독] 김수현, 31일 오후 4시 30분 기자회견 ㅇㅇ(211.235) 03.30 224 0
18818795 내 생일=전 연인 기일 [5] 긷갤러(211.234) 03.30 142 0
18818793 위약금때문에 절대 인정 사과 안하려나? [1] 긷갤러(106.101) 03.30 96 0
18818792 한 10분 말하고 끝날듯 [1] ㅇㅇ(223.39) 03.30 76 0
18818789 새론이 사망히고 추모만 했어도 장례식장만 갔어도 용서빌었어도 [7] 긷갤러(211.234) 03.30 289 1
18818787 협상 존잼이다 [6] ㅇㅇ(125.177) 03.30 223 0
18818785 어떻게든 디즈니 위약금 안낼려고 갖은 변명 예측 ㅇㅇ(58.141) 03.30 61 0
18818784 눈여는 패트롤 최고 몇이었냐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0 182 0
18818782 보검이랑 혜리 둘이 차기작 ㅅㅊ [1] ㅇㅇ(211.36) 03.30 83 1
18818781 뒤져도 굿다이아님? 조두순 ㅈㅅ한다고 안따까움? [3] ㅇㅇ(118.235) 03.30 69 0
18818780 김수현은 별 생각없겠지만 긷갤러(106.101) 03.30 93 0
18818779 폭싹 염혜란은 꼭 연말 연기상 타면 좋겠다 [5] 긷갤러(14.53) 03.30 104 0
18818778 박보검이랑 혜리 왤케 분위기가 므흣하지 [2] ㅇㅇ(211.36) 03.30 180 0
18818776 장원영 진짜 압도적이다 [1] 긷갤러(112.145) 03.30 313 0
18818775 설리 버닝은 왜 못나온거임 ㅇㅇ(118.235) 03.30 120 0
18818774 김수현을 믿냐? [3] ㅇㅇ(222.101) 03.30 269 2
18818773 배란기에 피곤한거 일반적인거야? [14] ㅇㅇ(223.38) 03.30 216 0
18818771 빤스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이유 새론이 사망날 생일짤 올린게 큼 긷갤러(211.234) 03.30 87 1
18818770 남자 어떻게사겨 [11] 자경매니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0 134 0
뉴스 서강준♥진기주, 입맞춤→김신록 무기징역…‘언더스쿨’ 꽉 찬 엔딩 디시트렌드 03.3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