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뮈 <계엄령> 출간

1/1

한동훈 페북업 https://www.facebook.com/share/p/18BQHw2ZVB/?mibextid=Nif5ozhttps://www.facebook.com/share/p/18BQHw2ZVB/?mibextid=Nif5oz{{_OG_START::https://www.facebook.com/share/p/18BQHw2ZVB/?mibextid=Nif 작성자 : ㅇㅇ

ㅇㅇ

2025.03.01 23:54:59

조회 50 추천 0 댓글 0

#한동훈

오래도록 반복되었던 압제의 역사. 까뮈의 희곡 <계엄령>은 그것을 ‘페스트’라는 상징적 존재를 통해 비유한다.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이 권력자는 ‘죽음’을 앞세워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스스로를 증명할 수 없는 자는 언제 말소 되어도 당연하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하지만 사실 진실로 그가 바라는 것은 증명이나 논리 따위가 아니다. ‘존재의 이유’가 증명 불가능하다는 것은 죽음과 맞닿아있는 ‘페스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단지 그는 증명의 과정에서 모두가 지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바싹 말라버린 그들이 끝내 ‘존재’ 자체가 유죄임을 인정하게 되기를.

‘모두가 의심의 대상이라는 것, 이것으로부터 통치가 시작된다’ -p.77

스스로를 증명하지 못한 사람들은 말소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존재는 증명 불가능한 것이므로, 실상 성문 안 사람들 모두 말소의 대상에 해당된다. 불시에 소멸할지 모른다는 공포는 그들이 중요하다 믿었던 가치를 훼손한다. 묻어두었던 치부를 서로 끄집어내고, 서로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으며, ‘사랑’이란 말 뒤편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있던 이기와 소유욕도 그 일부나마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혼란 속에도 자기 자신을,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과 함께 죽겠어. 하지만 당신의 적인 채로 죽고 싶지는 않아!’ -p.115

작품 속 빅토리아는 ‘증오와 두려움으로 얼룩진(p.115)’ 연인 디에고의 얼굴을 보며 말한다. 사랑을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디에고는 오히려 두려움에 우적거리는 자신의 상태를 통감한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그대로 두려움에 굴복하며 끝나지 않는다. 그는 ‘죽음’을 상징하는 비서와의 대화에서 끝까지 맞서며 마침내 이 폭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단 하나의 방법을 찾는다. 그것은 존재하는 것, 두려움에 맞서는 것, 그리하여 그들이 수단으로 여기는 ‘말소’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 용기였다.

페스트는 디에고에게 말한다. 인간의 삶이란 옹졸하고, 구차하고, 언제나 어중간하다고. 디에고는 그 권력자의 말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말한다. 오히려 그렇기에 자신은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거라고.

어쩌면 페스트가 경멸하는 것은 ‘삶’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생이란, 근사하고 아름다운 그 뒷편에 옹졸하고 구차한 이면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여 극의 마지막에 이르러 디에고가 보이는 이 태도는 단지 빛나는 명에를 좇는 것이 아닌, ‘삶’ 그 자체를 사랑하는 태도처럼 보였다. 결국 결말에 이르러, 그 무해한 사랑은 그를 공포와 폭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하는 단서가 된다.

‘내 삶은 아무것도 아니야. 중요한 건 삶을 사는 이유지.’ -p.154

존재는 증명할 수 없다. 그러나 살아가는 이유는 각자의 손에 달려있다. 죽음의 손짓 한 번에 힘없이 스러질지 모를 한낱 삶에서 우리가 자유를 쟁취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것이 아닐까. 무엇도 정해지거나 주어진 것 없는 허무의 삶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것. 하여, 끝내 이 생을 사랑하여 삶이 안기는 두려움까지 넘어서고 마는 것.

공포와 두려움이 우리를 덮칠 때, 우리가 그것에 ‘생의 권력’까지는 넘겨주지 않기를 바란다. 페스트가 떠난 자리에 다시 무책임한 권력이 자리잡는다 해도, 적어도 굴복하지 않았던 용기는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 작품 속 카디스의 바다가, 그 거대한 너울이 이곳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 것처럼.

히

사람 1명, 책, 일기장 및 문구: 'L'ÉTATDESIÈGE L'ÉTAT SIEGE ALBERTCAMUS ALBERT CAMUS'의 이미지일 수 있음

고정닉 0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스타는?	운영자	25/02/24	-	-
18364975	주지훈 치명멜로 해주면 안되냐 [2]	ㅇㅇ(118.235)	01:22	113	0
18364974	김혜윤 몇살인데 긍 리멬에 언급하는거야? [2]	ㅇㅇ(223.38)	01:22	198	0
18364973	주지훈 궁 진짜 어떻게 이게 데뷔작ㄷㄷㄷ [4]	긷갤러(124.58)	01:21	242	0
18364970	이세영 일부러 저렇게 입은것 같은데 귀여워	우정민(1.176)	01:21	142	0
18364968	굿보이 박보검 2롤이지? [11]	ㅇㅇ(118.235)	01:21	236	0
18364967	유브이 사기캐란 노래 되게 좋다 [2]	ㅇㅇ(211.235)	01:21	38	0
18364964	굿보이 솔까 기대 안했었는데 하라 괜찮네 박보검 다시 봤다 [3]	ㅇㅇ(211.234)	01:20	228	0
18364965	211.234 아이유 이종석 결별충 동키 서특이 폭싹 망하래 [7]	ㅇㅇ(39.7)	01:20	127	0
18364963	올해 박형식 SBS 대상 받을거같아 [4]	긷갤러(122.43)	01:20	178	2
18364962	내가 가는 이마트지점에 콜게이트치약 철수했나바 [3]	요정(27.116)	01:20	117	0
18364961	코디들 돈받고하는일이뭐냐	ㅇㅇ(118.235)	01:20	40	0
18364960	추영우 김혜윤이 하라고해 [5]	ㅇㅇ(211.234)	01:20	276	0
18364959	궁은 대본 배우 연기 빼고 다 좋았어 연출 미술 경음악 오스트 [1]	ㅇㅇ(118.235)	01:20	47	0
18364956	그리고 애는 달걀 같은 애로 낳고싶음 예진이 같은. [1]	우정민(1.176)	01:19	31	0
18364955	궁 꽃남 강속자들 이런건 그시절이라 잘된거고	ㅇㅇ(118.235)	01:19	28	0
18364953	카리나 왱케 예쁘냐? ㄷ ㄷ ㄷ ㄷ ㄷ ㄷ	ㅇㅇ(211.241)	01:19	124	0
18364952	정치인 조국 정도 경제력, 사회적위치만 되도 애 낳고싶음	우정민(1.176)	01:19	21	0
18364951	서강준 전여친 [3]	ㅇㅇ(117.111)	01:19	492	0
18364950	뭔자꾸 35살 개저씨를 궁 리멬이라고 우기냐ㅋㅋㅋㅋㅋㅋ [2]	ㅇㅇ(223.38)	01:19	76	0
18364949	궁은 사실상 리멬을 할 수가 없어	ㅇㅇ(223.39)	01:19	82	0
18364948	궁같은건 신인듣보들이 하는건데 [3]	ㅇㅇ(118.235)	01:18	96	0
18364946	궁 원작 결말은 나왔어?	ㅇㅇ(39.7)	01:18	26	0
18364945	잇몸	ㅇㅇ(211.234)	01:18	55	0
18364944	근데 진지하게 궁 바라는거야? 왜? [5]	ㅇㅇ(211.235)	01:18	105	0
18364943	리메이크 이런게 기대됨?? [5]	ㅇㅇ(118.235)	01:18	75	0
18364942	주우재 생각보다 키가 크더라 [6]	ㅇㅇ(211.235)	01:17	184	1
18364941	박보검 굿보이 이거 미친 드라마네 feat 하라 [13]	ㅇㅇ(223.62)	01:17	511	0
18364938	궁세트장 관광지로 하려고 했는데 유지비 많이 들어서 포기함	ㅇㅇ(211.234)	01:17	46	0
18364937	우리나라는 왤케 머리크기에 집착함? [4]	ㅇㅇ(211.235)	01:17	127	0
18364936	궁 주지훈 윤은혜 20대초반에 찍어서 그 풋풋함이 [4]	ㅇㅇ(211.234)	01:17	129	0
18364935	김소현 패션 위크 스타일링 잘한거 같음 [4]	ㅇㅇ(106.101)	01:17	271	0
18364934	궁2 망했는데 리멬을 뭐하러 해 [1]	ㅇㅇ(118.235)	01:16	98	0
18364933	궁은 미술이 넘 좋았어서 대군이	ㅇㅇ(61.75)	01:16	64	0
18364932	주지훈 궁때만해도 이렇게 연기파 배우될줄 몰랐음 [6]	ㅇㅇ(118.235)	01:16	136	0
18364931	아이돌빠들 궁에 존나 들이대	ㅇㅇ(118.235)	01:16	45	0
18364930	마이유스 송중기 아역 존잘이던데	ㅇㅇ(106.101)	01:16	54	0
18364928	어마그 워멜론 선업튀는 다 타임슬립물이노	ㅇㅇ	01:16	21	0
18364926	주지훈 진짜 올해 나올거 없어? [3]	ㅇㅇ(118.235)	01:15	151	0
18364925	와 박보검 김소현 이거 [1]	긷갤러(211.234)	01:15	291	0
18364922	궁 주지훈땜에 요번에 봤는데 걍 신인들이 뚝딱거리니까 귀엽던데 [2]	ㅇㅇ(211.36)	01:14	137	0
18364921	내가 알기론 궁 세트장 짓는데 돈 엄청 든걸로 앎	ㅇㅇ(211.234)	01:14	46	0
18364920	김소현은 뱅헤어좀 그만하면 안되냐 저거때문에 [8]	ㅇㅇ(106.102)	01:14	350	0
18364919	후이바오 딱딱거리는거 존나 웃기다 [1]	ㅇㅇ(121.133)	01:14	63	0
18364916	팔도 도시락면 어떤 맛이야??? [13]	요정(27.116)	01:13	164	0
18364915	하라 영상 보고왔는데 천국보다 잼쓸듯ㅇㅇ	ㅇㅇ(223.39)	01:13	56	0
18364911	박보검 굿보이에서 새로운 모습이네ㅋㅋㅋ [4]	ㅇㅇ(106.101)	01:13	244	0
18364910	2024년 넷플릭스 한국 작품 실적발표 집계 결산..txt [3]	donkey	01:13	184	0
18364909	아 그니깐 치인트처럼 너무 외적 싱크로율 똑같이만 캐스팅 하는건 별로다?	우정민(1.176)	01:13	39	0
18364908	변우석 ㄹㅇ 효자 [11]	ㅇㅇ(61.75)	01:13	577	2
18364906	궁은 미감 지분이 존나 큰데 06년도보다 못뽑아내면 별로 [1]	ㅇㅇ(211.234)	01:12	58	0
뉴스	[인터뷰①] ‘춘화연애담’ 고아라 “19금 연령제한 아쉬워…여성 시점 메시지 공감해주길”	디시트렌드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