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검은 그림자

[장소: 고풍스러운 저택 – 한밤중]

(벽난로가 있는 거실. 커튼 사이로 달빛이 스며든다. 책상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고, 유리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져 있다. 그 옆에는 차가운 시체가 누워 있다. 검붉은 피가 천천히 카펫을 적신다.)

(‘주지훈’이 어두운 눈빛으로 시체를 내려다본다. 그는 고급스러운 블랙 슈트를 입고 있으며, 한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다. 연기가 천천히 피어오른다.)

주지훈: (조용히) 예상보다 빨랐네.

(그때, 문이 열리며 ‘송지효’가 들어온다. 그녀는 트렌치코트를 걸친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방을 스캔한다.)

송지효: (차갑게) 당신이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겠죠?

주지훈: (미소) 그러게.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송지효: (걸어와서 시체를 살핀다) 맥박이 끊어진 지 두 시간쯤 됐어. 그런데 이상하네요.

주지훈: 뭐가?

송지효: (천천히 일어나 그를 응시하며) 당신 손에 묻은 피가 너무 깨끗해.

(주지훈은 피식 웃으며 담배를 털어낸다.)

주지훈: (느긋하게) 그럼, 내가 아니라는 얘기네.

송지효: (날카롭게) 아니. 오히려 더 수상하다는 얘기죠.

(둘 사이에 긴장감이 흐른다. 창밖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천둥이 치는 순간, 거실의 불이 갑자기 깜빡인다. 지효는 본능적으로 주지훈에게 총을 겨눈다.)

송지효: 움직이지 마.

(주지훈은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천천히 손을 든다. 하지만 입가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떠오른다.)

주지훈: (나지막이) 참 재미있는 밤이야. 누가 진짜 범인인지… 알고 싶지 않아?

(지효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움직인다. 문 뒤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칼날이 희미한 빛을 받아 반짝인다.)

(카메라 줌아웃. 천둥소리와 함께 화면이 암전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