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진실의 그림자

[장소: 작은 카페 – 늦은 밤]

(카페 안은 한산하다. 벽에 걸린 시계가 자정을 향해 가고 있다. ‘수애’는 팔짱을 끼고 앉아 있고, ‘주지훈’은 흥분한 듯 노트북 화면을 그녀에게 들이밀고 있다.)

주지훈: (속삭이듯) 봐, 여기 기사. 딱 봐도 조작된 거잖아.

수애: (한숨) 또 그 얘기야?

주지훈: (단호하게) 네가 모를 뿐이야. 진실은 감춰져 있다고.

수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주지훈, 넌 너무 깊이 빠진 거야. 이런 거 보고 있으면 현실이랑 구분이 안 돼.

주지훈: (비웃듯) 현실? 네가 믿는 게 진짜 현실이라고 생각해? 다 짜여진 거야. 뉴스, 역사, 심지어 우리가 먹는 음식까지.

수애: (팔짱을 풀고 진지하게) 오케이.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 만약 네 말대로 모든 게 조작이고, 세상이 거짓이라면… 넌 뭐가 진짜라고 생각해?

(주지훈은 순간 말을 멈춘다.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떼려 하지만 쉽게 말이 나오지 않는다.)

수애: (조용히) 나까지도 의심해?

주지훈: (주춤하며) …그건 아니야.

수애: (쓴웃음) 그래? 근데 넌 요즘 나한테도 벽을 쌓고 있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쫓아가고 있잖아.

주지훈: (낮게) 난… 그냥 알고 싶을 뿐이야. 사람들이 못 보는 걸, 나는 보고 싶다고.

수애: (한숨) 근데 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거야. 진실이 아니라.

(정적. 카페 안에는 조용한 음악만이 흐른다. 주지훈은 깊이 생각에 잠긴 듯 노트북 화면을 닫는다. 수애는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을 뻗어 그의 손등을 가만히 쓸어준다.)

수애: 나한테서 너무 멀어지진 마. 음모론이 아니라… 넌 그냥 너였으면 좋겠어.

(주지훈은 그녀의 손을 내려다본다. 흔들리는 눈빛. 창밖에는 어두운 밤이 흐르고 있지만, 멀리서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깜빡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