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고교 선배와 다투다가 창문 바깥으로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추락 당시 목격자나 사건 발생 지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정확한 사망 경위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현장 정밀 감식과 사체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살인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청주 상당경찰서는 지난 24일 오전 4시쯤 피해자 이모씨(27)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그와 다투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고교 선배 곽모씨(28)를 구속했다.

사건 당일 두 사람과 함께 있던 A씨의 증언에 따르면 곽씨는 아파트 9층에 있는 이씨의 주거지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러다 말다툼이 몸싸움으로 번졌고, 곽씨는 이씨를 폭행하고 집안에 있는 집기도 부쉈다.

A씨는 이씨에게 아파트 복도를 통해 도망치라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파트 층간을 오가며 몸싸움을 계속했다. 이후 이씨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 확인해보니 이미 아파트 바깥으로 떨어져 숨진 상태였다.

A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 곽씨는 아파트 8층과 9층 사이 계단에 앉아 있었다. 곽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얼굴 등에서 폭행 흔적이 나타나고, 장 파열과 골절 등이 확인된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 또 과학 수사를 통해 이씨의 혈흔이 아파트 10층과 11층 사이 공간에 있는 창문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정밀 부검 소견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과학수사 결과가 정식으로 나올 때까지 수사 결론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