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수급 시스템 개선하고자

대응체계 범위대상 확대 전망

文정부 특혜의혹에 감사 불가피


감사원 관계자의 발언은 감사 범위가 단순하게 백신수급뿐만 아니라 방역물품 전체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역물품이 감사 대상이 될지 미정이지만 마스크, 코로나19 치료제 등 의료·방역물품 수급관리 전반이 감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과신해 코로나 백신을 뒤늦게 확보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화이자 '팍스로비드', 머크 '라게브리오', 로슈 '악템라', 길리어드 '베클루리', 셀트리온 '렉키로나' 등이다. 이 중 유일한 국산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 전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제약사로부터 치료제 임상지원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통해 지원금을 결정하는데, 기준에 맞지 않는 수준으로 지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복지부는 2020년~2021년 렉키로나 임상지원을 위해 520억원을 무상 지원했다. 정부는 기업이 투자하는 임상비용에 대해 대기업은 50%, 중견기업 60%, 중소기업 75%의 비율로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데, 당시 이례적으로 대기업인 셀트리온에 중견기업 기준인 60%를 적용했다.

또 셀트리온이 복지부에 치료제 임상지원을 요청한 범위는 2·3상이었으나, 복지부는 1상까지 포함한 1·2·3상 전체를 지원했다. 셀트리온은 2020년 220억원, 2021년 300억원을 연이어 받았다. 녹십자가 2020년 58억원, 대웅제약이 2020년과 2021년 각각 49억원과 84억원을 받은 것에 비해 지원규모가 훨씬 크다. 이에 대해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복지부가 당초 임상 단계별로 단가를 정해 지원할 계획이었다가 계획을 수정, 기업 규모에 따라 상한액만 정해서 더 지원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셀트리온이 복지부에 임상지원을 신청할 당시 이미 임상 2상을 신청한 단계였는데 복지부가 신청하지 않은 1상 금액까지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서정진(사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코로나 발발 직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해서 조기에 발견한 후 항체를 투여하면 2021년 봄이 오기 전 우리나라가 코로나 청정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20년 10월 각각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국산 코로나 치료제 지원 의지를 밝혔었다.

그러나 렉키로나는 지난해 2월 조건부 품목허가 획득 후에 약효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경증 환자 치료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치료제 투여 대상 범위를 고위험군 경증환자와 중등증 환자로 제한하도록 했다.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오미크론 등의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이지 않았던 렉키로나는 결국 정부 공급이 중단됐다. 520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간 치료제가 사실상 폐기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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