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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소설) 오빠 여자친구가 너무 미운데 제가 나쁜 건가요?

몰?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29 17:26:34
조회 94 추천 0 댓글 5

불쾌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요즘 매일 잠도 설치면서 고민만 하고 있어서 이렇게 써봐요


주작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그런데 저한텐 진짜 진지한 문제고 인생이 달린 문제에요 제가 나쁜 거고 제가 이상한 애라고 가볍게 욕하지 말고 한 번만 제대로 들어주세요



먼저 제 가정 환경부터 말씀드려야 할 거 같아요 솔직히 제가 생각해기에도 저희 남매가 별로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건 아니거든요


오빠는 저보다 다섯 살이 많고 저는 늦둥이로 태어났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제가 태어나선 안 됐을 애란 말을 부모님한테 들었어요


물론 초5가 뭘 알겠어요 낙태가 어떻고 가정계획이 어떻고 그런 건 몰랐죠 자세한 사정까지 이해한 건 성인이 된 뒤지만


그때도 이미 어렴풋하게 알게 된 거예요


저는 가정계획 실패로 태어난 불량품 같은 거라고


아빠 사업이 잘 될 때 생각없이 가졌다가 감당할 수 없게 된 애라고


제가 집안사정을 알만큼 최소한의 머리가 굳었을 때 가세는 이미 다 기울었어요


아빠는 빚을 내서 겨우 이자만 갚는 사업을 했고 엄마는 공장이나 식당 일을 전전했어요


네 아빠 사업은 빚으로 빚을 갚는 수준이었고 실질적으로 가족을 먹여살리는 건 그냥 엄마 혼자였죠



여기까지만 말해도 저희 집안이 어떤 식으로 망해 있었는지 다들 아실 거예요


부모님은 허구한날 서로 싸웠고 엄마는 일이랑 싸움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자주 저희 남매한테 해소했어요


아빠도 딴에 사업을 한다고 자존심은 있어서 한 번 싸웠다고 하면 저희들까지 휘말려서 난장판이 됐거든요



어릴 때부터 엄마는 특히 절 많이 미워했어요 저만 안 태어났으면 먹고 사는게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테니까


새벽에 운동장을 열바퀴씩 뛰다가 도저히 못 뛰겠어서 멈추면 회초리로 맞고


집 안에서 혼날 때는 손을 들게 시키고 위에 책을 다섯 권씩 올리고 그랬어요


요즘이라면 아동학대라고 난리가 날 일이지만 그시절에 그런 게 어딨겠어요



근데 오빠는 그런 집에서 컸는데도 비뚤어지지 않고 잘 자랐어요


가끔은 무서울 정도로 좋은 사람이에요 오빠는 진짜


늘 성실하고 어른들한테 잘 하고 담배를 피다가도 애들이 보이면 놀라서 바로 끄고


여자들한테 인기도 은근 있었는데 집안 환경이 환경이니까 연애는 안 했죠


오빠한테 왜 연애 안 하냐고 물어보면 항상 그렇게 답했어요


내가 멀쩡한 사람인 척하고 있지만 사실 상처가 많다는 거 너도 알지 않냐고


그리고 넌 모르겠지만 연애란 게 다 돈인데 빚에 시달리는 집에서 어떻게 연애를 하냐고


오빠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안쓰러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오빠는 언제까지나 우리 가족의 오빠로만 남아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런 생각이나 하는 제가 미웠어요 오빠도 남들처럼 살고 싶었을 텐데


집에서 늦둥이 여동생이나 돌봐주는 게 아니라


연애도 하고 겨울에는 같이 바다에도 가고 사진 찍어서 자랑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었을 텐데


여동생이라는 건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까



오빠를 이성으로 보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오빠가 없었으면 제가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지는 못했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어요


자살시도를 하거나 자해를 하거나 그정도로 사람이 망가지지 않고


평범하게 친구도 사귀고 옷도 사입고 그러면서 자랄 수 있었던 거


다 오빠가 제 인생 하나하나 신경써주고 제 몫이었을 일들을 다 해주고


오빠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기 인생 절반쯤을 저한테 썼으니까


그러니까 가능했다는 걸 알아요


늘 고맙고 미안해서 그냥 순수하게



그랬는데 오빠가 정규직 취직에 성공한 다음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왔어요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고 있는 사이라고


자기는 평생 남을 사랑하거나 그러지 못할줄 알았는데 이 사람은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그런 이야기를 막 하는데 눈물이 핑 도는 거예요


부모님들 계신 앞에서 안 울려고 했는데 결국 울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죠


그 뒤로는


그 뒤로는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네요 제가 정말 못할 짓을 한 거라서 미안하고 



오빠 여자친구가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도 예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었어요


오빠가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그게 당연하다고 저도 알고 있고 납득하고 있어요


근데 오빠가 여자친구를 사귀고 결혼까지 하면


저희 남매관계가 더는 예전같을 수 없는 거잖아요


전 그냥 오빠한테 가끔씩 허그해주고 같이 TV보고


재밌는 영화나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 이야기로 수다도 떨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데


오빠한테 책임질 여자가 생겨버리면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오빠 여자친구가 너무 밉고 또 부러운 거예요


오빠처럼 좋은 사람을


서로 아무 관계도 아니라는 이유로 평생 차지할 수 있으니까


나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뒷전으로 밀려나야만 하니까



저도 차라리 오빠랑 애초부터 모르는 사이였다면


그냥 바깥 어디선가 자연스러운 인연으로 만나서


오빠의 웃음만으로도 만족하고 살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생각도 들고



정말 오빠 여자친구가 어쩌면 제 새언니가 될지도 모르는 그사람이 너무 미워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미운데


역시 제가 나쁜 애인 거죠


제가 이기적이고 이상한 애인 거죠


어떻게 하면 제가 새언니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정말 진지한 고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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